"'중고 문화'는 순환 경제의 현장이자 환경을 생각하는 경제적인 소비"

자투리는 일정한 용도로 쓰고 남은 나머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런 자투리는 때로는 우리의 삶에서 여백, 여유로 나타나기도 한다.

 

여백은 버려진 공간이 아니다. 쓸모없는 공간이 아니다. 비어 있음으로 해서 사유와 명상이 가능한 공간이다. 자투리가 없으면 너무 야박하고 인정머리 없고 조금 답답하다. 자투리 혹은 여백이 주는 아름다움을 생각해보는 시, 문학, , 그림, 사진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가게에 갈까?
(출처: 예스24)
(출처: 교보문고)

[자투리경제=김지선 SNS에디터]  1990년대의 경제 대공황을 만나며 자연스레 탄생한 핀란드의 중고 문화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경제적· 물질적 빈곤을 마주해야 했기 때문이지만, 30여 년이 지나 다시 풍요로운 삶을 되찾은 지금에도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거기에는 소비와 꾸밈을 죄로 여기는 그들의 겸손과 검소라는 국민성이 더해지면서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매김한 이유도 있지만, 끊임없이 생산되는 물건과 제대로 쓰이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 사이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환경문제의 대안 중 하나로 여러 세대의 공감과 관심을 얻은 것도 한몫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왜 중고 가게에 갈까?에서 저자는 핀란드 중고 문화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기부형 중고 가게, 판매 대행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 및 중고 거래 행사 등을 저자의 경험과 함께 현지 관련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소개한다.

이를 통해 핀란드의 중고 문화가 던지는 소비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살펴보고, 물건의 가치를 고민하고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와 더불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더 건강한 선택을 고민해야 함을 알린다.

 

저자인 박현선씨는 한국에서 목조형 가구학을 전공하고 핀란드로 유학을 떠난다. 핀란드에서 배우자를 만나고 아이까지 낳아서 현재 핀란드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고 있다. 박현선씨는 처음에 핀란드에 도착했을 때 자신의 방이 텅 비어 있어 그 방을 채우기 위해 가장 먼저 간 곳이 중고 매장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중고 가게와의 인연이 시작되었고 필란드에 살면서 점점 더 중고 가게에 대한 깊은 관심이 생겨 핀란드 사람들의 소비와 폐기에 대한 신념, 특정 가치가 있는 걸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너무나도 쉬운 소비와 빠른 폐기가 부른 환경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건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공통 과제이다. 이 책에서는 핀란드의 수많은 중고 가게, 빈티지 상점, 벼룩시장 등지에서 일상이 된 그들의 중고 문화를 통해 소비와 환경의 의미를 찾는다.

저자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중고 문화는 '순환 경제의 현장'이자 환경을 생각하는 건강하고 '경제적인 소비'라고 주장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소비와 환경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며 핀란드 중고 문화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현대사회는 자본과 기술의 발달로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가능해졌지만, 자원 고갈과 환경오염이라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소비와 생산 방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디자인을 공부한 저자에게도 소비와 환경은 마음 속 숙제 같은 화두였다. ‘디자인 강국, 복지국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등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 있는 핀란드로의 유학 생활에서도 그 고민은 계속되었는데, 해답의 실마리는 의외의 것에서 찾았다. 바로 일상이 된 중고 문화였다.

 

'중고 가게의 도시헬싱키는 순환 경제의 현장이었다. 산업혁명과 함께 탄생한 선형 경제에서는 자원이 순환될 수 없었는데, 기존의 처분에서 끝나던 제품을 수리나 재활용, 재사용 등의 과정을 통해 다시 사용 가능하게 만들고 있었다.

무엇보다 개인이 중고 문화에 참여함으로써 소비자가 물건의 수명을 늘리는 주체가 되어 있었다.

 

핀란드에서 중고 문화는 환경을 생각하는 건강하고 경제적인 소비라는 생각을 근간으로 소비부터 폐기까지 직선이었던 구조를 둥글게 말아 이어주는 순환적 역할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도 아름다운 가게,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보다 친환경적인 미래를 위해 쉽게 버리지 않는 소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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