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충격 영향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한국 경제가 역(逆)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제 재개과정이 순탄치 않고, 소비환경에 제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1% 이상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분기 한국 GDP 성장률은 전기대비 -3.3%(전년대비 -2.9%)를 기록했다. 앞서 1분기 GDP가 -1.4%(전년대비 +1.4%)를 기록한데 이어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보였다. 시장 예상치인 -2.4%를 크게 하회했다. 두 분기 연속 GDP가 감소하면서 전년비 성장률은 -2.9%로 1998년 외환위기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민간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며 반등했으나 수출이 큰 폭으로 부진을 보임에 따라 분기 전체 GDP 성장률 역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수출 등 대외요인이 전반적인 성장률 수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며, 상반기 큰 폭의 지표 둔화를 감안할 때 2020년 연간으로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 소비 반등했으나 수출·투자 부진

민간소비가 1분기(전기대비 -6.5%)에 큰 폭의 부진을 보인 이후 2분기에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 중심으로 반등하며 1.4% 증가했다. 정부소비도 물건비 지출 등이 늘어 1.0% 증가했다. 반면 수출이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 -16.6%를 기록했고 건설투자, 설비투자 등도 감소했다. 주요국들의 셧다운(shutdown) 여파로 수출이 16.6% 급감하면서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4.1%p를 기록했다.

서비스업의 감소폭이 -1.1%로 1분기의 -2.4%에 비해 감소폭이 축소됐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 등이 모두 1분기
에 비해서는 하락폭이 진정됐다. 하지만 제조업이 큰 폭으로 줄었고 건설업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민간소비 반등 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민간소비에는 약 11조원(민간소비의 약 5% 수준으로, 전체 재난지원금의 약 85%)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실제 2분기 민간소비는 전년비 4.1%(시장 예상 -3.5%, 한국은행 예상 -2.0%) 감소하며 지난 1분기 -4.8%에서 소폭 개선되는데 그쳤다.

11/ 2/4분기 GDP가 전기대비 3.3% 감소(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4분기 GDP가 전기대비 3.3% 감소(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하며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자료=대신증권

민간소비 반등 폭도 예상보다 크지 않아 내수 경기가 대외 충격을 방어하지 못했다. 이번 민간소비에는 약 11조원(민간소비의 약 5% 수준으로, 전체 재난지원금의 약 85%)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효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실제 2분기 민간소비는 전년비 4.1%(시장 예상 -3.5%, 한국은행 예상 -2.0%) 감소하며 지난 1분기 -4.8%에서 소폭 개선되는데 그쳤다. 

◆ 코로나 여파 지속…대외수요 개선 기대보다 더딜 것
 
하반기 반등이 이뤄지더라도 상반기 부진을 커버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2분기 부진과 함께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되지 않고 하반기 이후에도 여전히 경제 정상화를 저해하고 있다는 점,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수출이 글로벌 교역 둔화의 여파로 단기에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2분기부터 예상보다 크게 둔화가 나타남에 따라 기존 전망치를 추가로 하향하는 것이 불가피해졌다"며 "올해 한국GDP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민간소비가 2분기에 내구재 중심으로 반등했으나 수출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 큰폭(-16.6%)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자료=대신증권
민간소비가 2분기에 내구재 중심으로 반등했으나 수출은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줄어 큰폭(-16.6%)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자료=대신증권

2/4분기 경기 위축을 주도한 수출은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도 불구 회복이 미약하다. 7월 1~20일 일평균 수출(1~20일 수출현황 토대 산출)을 보면 전년대비 증가율은 개선(중국 6월 +0.2%→7월 1~20일 +5.6%, 미국 -16.1%→+3.9%, EU -24.0%→-6.2%, 반도체 -8.5%→+4.6%)됐으나 일평균
수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4~6월 대비 반등 폭이 크지 않다. 반도체(3.53억달러→3.12억달러), 석유제품(0.68억달러→0.88억달러), 승용차(0.83억달러→0.71억달러) 등 주요품목 일평균 수출 또한 회복이 더디다.

KTB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주요국 COVID-19 신규 확진자 수 증가세가 약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수출 회복속도와 반등 폭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이는 생산과 투자 회복도 더디게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 수출,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도 회복 미약 전망

소비가 안정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고용을 늘리거나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등 재정지출을 확대해 가계 구매력 개선을 유도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 취업자 수는 4월(2656만명)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으나 임금근로자는 지난 연말 대비 28만명 줄어든 반면 취업을 원하는 인구(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및 잠재구직자)는 62만명 증가했다.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민간부문 일자리 감소를 상쇄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 고용 위축이 임시-일용근로자와 서비스업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가계 구매력 회복 제한을 시사한다. 현재로서는 재정정책 효과도 2/4분기보다는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3차 추경 집행이 3/4분기에 집중되겠지만 일자리 공급 등 민간 구매력 강화에 직접 기여할 수 있는 지출은 약 10조원(GDP의 0.5%)으로 2차 추경(긴급재난지원금 12.2조원) 보다 적은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하반기 국내경기도 더딘 수출회복, 투자확대 지연, 소비반등 제한으로 하방압력이 우세한 상황이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확대 조짐(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급증), 주요국 전면 셧다운 우려 완화 등 몇몇 우호적인 변화가 존재하지만 현실적으로 하반기 GDP의 전기대비 2% 이상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2/4분기 경기 위축을 주도한 수출은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도 회복이 미약하다. 일평균 수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4~6월 대비 반등 폭이 크지 않다. 반도체, 석유제품, 승용차 등 주요품목 일평균 수출 또한 회복이 더디다. 자료=KTB투자증권
2/4분기 경기 위축을 주도한 수출은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에도 회복이 미약하다. 일평균 수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4~6월 대비 반등 폭이 크지 않다. 반도체, 석유제품, 승용차 등 주요품목 일평균 수출 또한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자료=KTB투자증권

◆ 느리지만 대내외 수요 개선으로 3분기 경기 반등 전망

완만한 대내외 수요 개선으로 3분기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3분기에도 바이러스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겠지만 소비 회복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생활 방역이 자리잡으면서 서비스 소비는 느리지만 나아지고 있다. 

경기 하강을 주도한 수출 향방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뚜렷해지고 있다. 6월 수출물량 감소 폭이 줄어들며 수출 회복 초기 시그널이 나왔으며 7월에는 1~20일 일평균 수출이 전년비 7.4% 감소하며 6월 -16.6% 대비 크게 개선됐다.

한국투자증권 김예인 연구원은 "소비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 회복세가 뒷받침되면서 3분기 한국 경기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느리지만 회복은 회복"이라고 말했다.

6월 수출물량 감소 폭이 줄어들며 수출 회복 초기 시그널이 나왔으며 7월에는 1~20일 일평균 수출이 전년비 7.4% 감소하며 6월 -16.6% 대비 크게 개선됐다. 자료=한국투자증권
6월 수출물량 감소 폭이 줄어들며 수출 회복 초기 시그널이 나왔으며 7월에는 1~20일 일평균 수출이 전년비 7.4% 감소하며 6월 -16.6% 대비 크게 개선됐다. 자료=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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