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떠오르는 충북 보은 말티재
● 서울에서 2시간 거리, 美 롬바드 스트리트 못지않은 꼬불꼬불 길 명소

세계에서 가장 꼬불꼬불한 길(The Crookedest street in the world)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롬바드 스트리트. 5m 간격으로 8번의 꺾어짐을 이루는 이 길은 아름다운 화단과 청명한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세계의 여행객들이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장소로 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에 롬바드 스트리트 못지않은 꼬불꼬불 길 명소가 있다고 한다. 바로 충북 보은 말티재.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요원해진 지금 국내 명소에 눈길을 돌려보자.

 

속리산 관문

임금도 가마에서 내려 말로 갈아타고 구경해야 했던, 명경

언뜻 모 브랜드를 연상하게 하는 말티재는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읍 장재리와 속리산면 갈목리를 연결하는 고개이다. 말티재 정상은 해발 430m로 속리산의 주요 봉우리들보다 낮지만, 꼬불꼬불 이어지는 가파른 고갯길은 도보로 오를 엄두가 쉽사리 나지 않는 곳이다.

흔히 다른 말로 말치고개, 말치, 말재로 불렸으며, 한자로 마현(馬峴)’ 또는 마치(馬峙)’로 기록이 남아있다고 한다. 왕의 행차가 이곳에 이르면 가파른 길에 왕도 가마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는 데에서 지역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생소했던 말티재라는 이름이, 유래를 알고 보니 더 어여쁘게 다가왔다.

 

말티재 고갯길

롬바드 스트리트가 꽃 계단으로 유명하다면, 말티재는 무려 대한민국 8경 중 하나인 속리산 초입에 위치한 풍광을 자랑한다. 신라 제24대 진흥왕 14(서기553) 의신조사가 인도를 다녀오는 길에 법주사를 창건하려고 흰 노새 등에 불경(佛經)을 싣고 넘어갔다고 하고, 혜공왕 때 진표율사는 금동미륵대불을 세우려고, 공민왕은 안동에서 홍건적의 난()을 피한 후 나라의 융성을 기원하려고, 조선 태조 이성계는 왕이 되기 전 100일 기도하기 위해 이 말티재를 넘어 천년고찰 법주사로 갔다고 한다. 굽이굽이 길마다 옛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말티재다.

 

말티재 전망대

흔들흔들2020년 새롭게 생긴 전망대에서 멋진 인생샷을

말티재 전망대

올해 완성된 말티재 전망대는 속리산 관문에 위치해 열두 굽이 고갯길과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보은군이 7억 원을 들여 높이 20m, 16m, 2층 구조의 전망대로 완공 및 개장한 명소이다. SNS를 통해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속리산 관문을 통과해 들어가게 되는 말티재 전망대

말티재 초입에 주차하기도 쉽고, 속리산 관문의 커피숍, 화장실, 전시실 등을 함께 이용하기도 좋아 편리하다. 전망대에 들어서면 일단 생각보다 큰 전망대 규모에 놀라게 되고 나선형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전망대가 바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는 것에 긴장이 되기도 하는 곳이다.

말티재 전망대
말티재 전망대

전망대 정상에 이르자마자 탁 트인 하늘과 주변의 풍광에 저절로 감탄이 쏟아진다. 정상 앞쪽으로 말티재 고갯길과 하늘을 배경으로 더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도록 돌출된 장소가 있어 여행객들의 핫플레이스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물론 처음에는 고소공포증 따위는 내던져버릴 용기가 조금은 필요하다.

 

말티재 전망대

주변 명소까지 찬찬히 둘러볼 기회

말티재 전망대 주변 정이품송
말티재 전망대 주변 법주사

입소문이 났다고는 하지만 말티재 전망대는 이제 막 완성된 참이라 방문객이 적은 편이다. 또한,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탁 트인 실외 장소에서 잠시 관람을 하고 지나가는 곳이라, 요즘 같은 시기에 답답한 마음을 쉬러 가기에 더 좋은 자투리 여행 공간이 아닐까 싶다. 주변에 집라인 체험장, 스카이바이크장, 속리산 국립공원, 정이품송 국립공원 등이 있어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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