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애플을 비롯한 핵심 기술기업 주가가 큰 폭 하락한 여파로 폭락했다. 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7.77포인트(2.78%) 급락한 28,292.7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8.34포인트(4.96%) 폭락한 11,458.1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픽사베이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애플을 비롯한 핵심 기술기업 주가가 큰 폭 하락한 여파로 폭락했다. 3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7.77포인트(2.78%) 급락한 28,292.73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8.34포인트(4.96%) 폭락한 11,458.1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픽사베이

급등세를 보이던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향후 조정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핵심 기술주 위주로 매물이 출회됐다는 점에서 보수적인 입장에서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아직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이 많은 만큼 긍정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 근거가 미약한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

지난 3일 밤 미국 증시는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등 양호한 매크로 지표에도 불구 기술주 가격상승 지속에 따른 밸류에이션 우려 확대로 급락했다.  S&P500 전 섹터가 하락한 가운데 IT(-5.83%), 경기소비재(-3.56%), 커뮤니케이션(-3.35%) 등이 전체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주요 기술 기업 주가가 동반 급락한 여파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2.7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3.51%), 나스닥 지수(-4.96%)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애플(-8.01%), 테슬라(-9.02%) 등 그동안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핵심 기술주 위주로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 테슬라는 3거래일 만에 주가가 20% 가까이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기술주 가격부담 이외의 조정 요인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추가 진입을 모색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미국주식 전략)은 "현저한 안전자산 선호(금 가격 상승), 성장주 멀티플 부담 확대(금리 상승) 등 기술주 급락의 요인으로 설명 가능한 배경 요인의 급변은 관찰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심리 측면 차익실현 욕구와 시스템 트레이딩 로직이 맞물리며 매도 압력이 강화된 단기 이벤트로 마무리될 가능성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매도에 동참하기 보다는 추가 재정정책 합의 모멘텀 등 정책지원과 코로나19 확산 둔화에 따른 경기회복 추이를 보고 시장 진입 기회를 노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S&P500 IT섹터 S&P500 대비 상대 P/E 밸류에이션은 1995년 이후 평균(1.2배)를 하회하는 1.1배에 불과하다고 삼성증권측은 설명했다. 2000년 테크 버블 당시 IT 섹터 상대 밸류에이션이 2.2배에 달했던 상황과 다르다. 현재 기술주 가격은 과거 버블 시기와 달리 탄탄한 실적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자료=삼성증권
S&P500 IT섹터 S&P500 대비 상대 P/E 밸류에이션은 1995년 이후 평균(1.2배)를 하회하는 1.1배에 불과하다고 삼성증권측은 설명했다. 2000년 테크 버블 당시 IT 섹터 상대 밸류에이션이 2.2배에 달했던 상황과 다르다. 현재 기술주 가격은 과거 버블 시기와 달리 탄탄한 실적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자료=삼성증권

◆ 투자가 아닌 투기로 인한 위험 신호  

이번 기술주 중심의 폭락이 일시적 조정이냐 아니면 민스키 모멘트라는 두가지 견해가 상충하고 있다.

일시적 조정으로 봤을 때 주가지수의 상승 랠리는 지속될 수 없으며 또 다른 상승을 위한 건강한 숨고르기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미국 경제지표는 최악의 상황을 지났으며 지속적인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힘입어 경기는 완만한 개선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11월 대선 이전 팬더믹 백신 배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과 의회의 코로나19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스키 모멘트을 적용했을 때 과도한 부채 확대에 기대어 금융시장 호황이 이어지지만 결국 채무자의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건전한 자산까지 팔아서 빚을 갚으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고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폭락이 민스키 모멘텀의 전조라고 볼 수 있는 이유로 ▲ 최근 시장 상승의 좁은 범위, 즉 대형 테크 중심의 쏠림 현상을 보여주고 있고 ▲좀비 기업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러셀2000 스몰캡 지수는 동일가중 기준 6월 정점 밑에 있다는 점 등이다.

이번 폭락이 새로운 레인지 이탈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테크 중심의 쏠림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기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동안 주식시장의 상승 랠리는 펀더멘털에 따른 투자보다는 Frenzy Buying(과열된 매수)가 나타났다. 또 대형 기술주에 대한 콜 옵션 과열 국면은 2020년 6월부터 2개월 동안 지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 조연주 연구원은 "9월 NH 글로벌 투자전략 레포트를 통해 글로벌 주식시장의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것을 예상했다"며 " 대형 기술-성장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프리미엄 약화에 따른 업종 주가 조정이라고 판단되며 단기적 박스권 장세를 반영해 FAAMG의 비중을 일부 축소하고 저평가된 경기 방어 가치주의 편입 비중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 친환경 · 경기 방어 관련주 비중 확대 기회

연준의 추가 통화완화 정책이 나올 전망이라는 점에서 아직은 성장주가 강세를 이어갈 수 있는 증시 여건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성장주 내에서 기술주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만간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나올 예정이고 좁혀지던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 격차도 다시 소폭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대권과 의회 권력을 장악하면 반독점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도 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따라서 지금은 기술주를 추가 매수하기보다는 기후변화 대응의 수혜가 예상되는 친환경 관련주의 비중을 점차 늘리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8.1만건으로 발표되면서 시장 예상치 95만건보다 덜 나왔으나 계절조정 방식이 변경된 영향이므로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라며 "대선과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서 경기방어주도 담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그동안 상승을 주도한 종목군 위주로 급격하게 매물이 출회되며 급락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서도 상승 폭이 컸던 종목들에 대한 차익 욕구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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