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돋보기] 아이패드 에어 4세대 발표… 프로 4세대 구매자는 바보가 되었을까?
[IT 돋보기] 아이패드 에어 4세대 발표… 프로 4세대 구매자는 바보가 되었을까?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0.09.1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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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에어 4세대와 프로 4세대 전격 비교 "좋으면서도 나쁜 듯한, 나쁘면서도 좋은 듯한."

 애플은 16일 오전 2시(한국 시각)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애플워치 시리즈 6, SE와 아이패드 8세대, 에어 4세대를 발표했다.

아이패드 8세대.  출처 = 애플

 아이패드 8세대(이하 8세대)는 지난해 9월 출시한 7세대와 비교해 성능을 담당하는 칩셋이 A10에서 A12로 2세대 발전했으며 외관을 비롯해 칩셋 이외 요소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 6세대에서 7세대로 넘어갈 당시 칩셋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7세대에서 8세대로 넘어가며 칩셋이 2세대 ‘점프’한 것은 지난 세대에 업그레이드 하지 못한 몫을 만회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로, 에어와 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는 아이패드 기본 라인업은 이전 세대와 같이 약 4-50만원 가격대를 담당하며 동영상 시청, 웹 서핑 등 성능이 크게 요구하지 않는 용도로 사용하는 가벼운 사용자들에게 적합하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  출처 = 애플

 이번 발표회의 주인공은 아이패드 에어 4세대(이하 에어 4세대)였다. 에어 4세대는 지난해 3월 출시한 3세대에 비해 큰 변화가 있었다. 우선 프로 라인업과 외관이 동일해졌다. 에어 3세대와 비교하여 측면이 둥근 디자인에서 각진 디자인으로 바뀌었으며 화면 하단 중앙에 자리잡은 홈 버튼이 사라진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프로 라인업에 탑재된 Face ID (안면 인식)가 에어 4세대에서는 빠지며 전원 버튼에 Touch ID (지문 인식)이 탑재됐다.  또한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로즈 골드 색상에 이어 그린과 스카이 블루 색상이 최초로 추가돼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성능 면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다. 애플의 가장 최신 세대 칩셋인 A14가 탑재돼 기존 대비 성능이 약 30% 향상됐다. 애플은 최신 세대 칩셋을 아이폰 신제품과 함께 공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올해는 아이폰보다 아이패드에 먼저 탑재한 점은 매우 이례적이다.

위쪽의 두 애플펜슬이 2세대, 아래쪽의 애플펜슬이 1세대다.
1세대는 충전을 위해 뚜껑을 열고 아이패드 하단에 충전 포트를 꽂아야 하지만 2세대는 자력을 이용해 측면에 붙이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점이 큰 특징이다.

 또한 충전 단자가 라이트닝에서 USB-C 타입으로 변경됐고 프로 라인업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애플펜슬 2세대를 이번 모델부터 에어 라인업에서도 지원한다. 애플펜슬 2세대는 자력을 이용해 아이패드의 측면에 붙이는 것만으로도 충전이 되고 애플펜슬 측면을 빠르게 두 번 탭해 필기 모드에서 이전 툴로 돌아가기, 특정 툴로 돌아가기 등 편의 기능이 사용할 수 있다. USB-C 타입 충전 단자와 애플펜슬 2세대 지원은 프로 라인업만의 차별점에 속했는데 에어 4세대에서 이를 지원하며 프로 라인업과 에어 라인업의 격차가 줄어들게 됐다.

 프로 라인업과 디자인 통일, 최신 칩셋인 A14 탑재로 성능 향상, USB-C 타입 충전 단자와 애플펜슬 2세대 지원으로 기존 아이패드 프로 라인업과 차이가 줄어들며 “더 이상 아이패드 프로를 살 필요가 없어졌다.”, “프로 라인업은 비싸기만 하다.”, “(지난 5월에 출시한) 프로 4세대 구매자는 바보가 되었다.” 는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특히 프로 라인업 2종 중 화면 크기에서 차별점을 가지는 12.9인치 라인업과 달리 11인치 라인업은 에어 4세대와 화면 크기도 사실상 동일한 탓에 에어가 프로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에어 라인업과 프로 라인업의 ‘선 긋기’는 확실히 지켜졌다.

아이패드 에어 4세대와 아이패드 프로 4세대 스펙 비교
아이패드 에어 4세대와 아이패드 프로 4세대 스펙 비교

 우선 에어 4세대가 최신 A14 칩셋을 탑재하며 A12Z를 채택한 프로 4세대보다 성능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A12Z는 이름 그대로 A12에 기반을 둔 칩셋으로 A14보다 2세대 이전 칩셋이다. 그러나 이는 칩셋 뒤에 붙은 ‘Z’라는 수식어를 간과한 판단이다.

 A12X와 A12Z와 같이 X, Z 등의 수식어가 붙은 칩셋은 A12와 같이 기반이 되는 칩셋보다 더 많은 코어 수 덕분에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실제로 A12는 빅 코어 2개, 스몰 코어 4개로 총 6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지만 A12Z는 빅 코어 4개, 스몰 코어 4개로 총 8개의 코어를 갖추고 있다. 스몰 코어는 고성능이 필요하지 않은 대기 상황에서 작동하는 전력 절약 코어이며 빅 코어는 성능이 필요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는 고성능 코어이다. 결론적으로 칩셋의 성능을 담당하는 빅 코어가 A12Z에는 4개, A12에는 2개가 들어있어 A12 대비 약 70%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아이패드 프로 4세대(A12Z)가 아이패드 에어 4세대(A14) 대비 약 20% 성능이 앞선다

 한편 에어 4세대에 탑재된 A14는 A12 대비 약 40%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5nm 미세 공정을 도입하는 등 성능 발전을 꾀했지만 코어 수가 빅 코어 2개, 스몰 코어 4개로 총 6개에 그친 탓에 A12Z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향후 A14를 기반으로 하는 A14X 칩셋이 공개된다면 A12X와 A12Z의 아성이 무너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일러도 내년 초는 돼야 A14X 칩셋이 공개될 것으로 보이며 프로 라인업의 차별화를 위해 향후 출시될 아이패드 프로 5세대에만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RAM 용량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에서 상세 수치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RAM 용량에 인색한 애플이기 때문에 에어 4세대에는 4GB 용량의 RAM을 채택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불과 반 년 전에 발매된 프로 4세대가 6GB 용량의 RAM을 채택했기 때문에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4GB RAM을 탑재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자세한 수치는 10월 정식 판매 시작으로 시장에 제품이 풀린 후 공개될 예정이다.

[ 삼성 갤럭시 S20 모델 발매 당시 60Hz와 120Hz 주사율의 비교를 위해 촬영한 영상입니다 ]

 무엇보다 프로 라인업의 가장 큰 차별점인 주사율 120Hz ProMotion 디스플레이 기능이 에어 4세대에서는 제외됐다. 일반적인 화면의 주사율은 60Hz로 1초당 60번 화면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1초당 120번 변화를 표현할 수 있는 120Hz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기기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주사율이 높을 수록 화면을 보다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는데 이는 특히 필기 용도로 기기를 사용할 때 보다 부드럽게 선이 그어지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태블릿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다.

 프로 라인업에서는 이미 지난 세대부터 120Hz를 지원하고 있고 삼성의 갤럭시 탭 S7+ 모델도 이를 채택하고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에어 4세대에서 이 기능이 제외됐는데 이는 원가 절감과 동시에 프로 라인업의 차별화를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안면 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Face ID 대신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Touch ID가 들어간 것 역시 프로 라인업만의 차별 포인트를 남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후면 카메라가 프로 4세대(2개) 대비 1개 적고(1개), 증강현실 기술을 위한 LiDAR 스캐너가 빠진 점, 화면의 최고 밝기가 프로 4세대 대비 100니트 낮은 점, 스피커가 프로 4세대(4개) 대비 절반인 점(2개)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변경 사항과 차이점을 고려했을 때 에어 4세대는 성능과 부가 기능에서 보다 프로 라인업에 가까워졌지만 프로 라인업의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은 포지션의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120Hz 주사율을 프로 라인업만의 전유물로 남겨둔 점은 애플이 얼마나 라인업 간 선 긋기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에어 4세대는 전작 대비 15만원 오른 779,000원(64 GB) / 979,000(256 GB)에 가격대가 형성돼 소비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로써 동일 용량 기준 에어 4세대와 프로 4세대의 가격 차이는 18만원으로 줄어들어 “18만원만 더 보태면 120Hz에 램 용량까지…” 라는 고민에 빠지기 쉽다. 자동차를 살 때 흔히 하는 농담인 “쏘나타 사려다 그랜저 사버렸다.” 라는 말처럼 “그거 살 돈에 조금만 더 보태면”의 함정에 빠트리는 가격 책정이다.

 그럼에도 에어 4세대는 충분히 잘 만들어진 제품임에는 틀림 없다. 최신 칩셋 탑재로 타사 제품에 비해 충분히 우월한 성능을 보여주고 프로 라인업만의 전유물이던 애플펜슬 2세대와 USB-C 타입 충전 단자 지원 덕분에 프로 라인업을 사기에는 오버스펙이지만 기존 에어 라인업을 사기에는 어딘가 아쉬웠을 소비자의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제품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 라인업과의 확실한 차별화와 “18만원만 더 낸다면.”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가격 책정은 프리미엄 태블릿PC 시장을 사실상 반독점한 애플이 얼마나 영악하게 제품을 개발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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