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품과 같은 제주 오름

[제주를 담다]에서는 화려한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닌, 제주섬에서 잘 자라는 꽃과 식물이야기 그리고 풀 한포기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제주도의 자생식물과 제주만의 풍경인 곶자왈 숲,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오름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제주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직접 찍은 사진, 동영상, 지도상의 위치, 손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주의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오늘은 어머니의 품을 닮은 오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근데 왜 어머니의 품이라고 하는지 아시나요? 이는 제주의 신화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잠시 제주의 신화를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제주의 오랜 설화를 좋아해서 이 부분도 나중에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해가 지기 전, 아름다운 오름 위 풍경

제주에는 <설문대 할망> 이라는 신화적 존재가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은 자라면서 동네 어르신, 혹은 학창 시절에 언제 어디서든 한번씩은 들어 본 이야기입니다. '할망' 이라는 단어는 제주도 방언으로 할머니라는 단어입니다.  즉 신화에 등장하는 제주의 탄생은 어머니라는 여성의 존재와 깊은 연계가 있습니다.

 

설문대 할망과 제주 오름 이야기

머나먼 옛날, 설문대 할망이 제주에 살았고 그녀는 제주에서 가장 키가 큰 거신(巨神) 이었습니다.

설문대 할망이 어느 날 바다 한 가운데에다 치마폭의 흙을 퍼 나르기 시작하였고, 그 흙은 커다한 산이 되었습니다.

그 높이가 어찌나 높은지 은하수를 만질 수 있을 만큼 높다하여 이를 '한라산'이라고 지었습니다.

그런데 한라산을 다 만들고 보니 너무 높아 앉아 있기가 힘들어 졌답니다.

이에 끝의 봉우리를 꺽어서 던져버렸고, 그 부분이 움푹패여 백록담이 되었습니다.

또 던져버린 봉우리는 안덕면 사계리로 날아가서 '산방산'이 되었습니다.

설문대 할망이 한라산을 다 만들고 주변을 둘러보니 치마에서 퍼다 나르면서 떨어진 작은 흙들이 군데 군데 떨어져 있었습니다.

그 흙들은 각각의 특징을 닮은 '오름'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오름이 탄생한 신화입니다. 참 재밌는 이야기죠?

서양의 그리스 신화 만큼이나 그 이야기가 흥미롭답니다.

 

제주 한가운데 우뚝 솟은 것이, 한라산

한라산 옆의 산방산

음.. 이 오름에는 빗물이 고였네, 물찻오름

저~ 오름에는 용이 누웠네, 용눈이오름.

돌이 우뚝 솟은 돌오름

공식적으로 368개의 오름이 존재하고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오름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현지인이 전하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오름 추천

지금과 같은 가을에 오름 위에 오르면 정말 그림같은 장관이 펼쳐집니다.

제주의 억새풀과 제주를 닮은 거친 바람... 그 와중에 한편의 그림같은 아름다운 오름의 능선.

제주에는 <김영갑 갤러리>가 있는데요.  방문해 보시면 정말 감탐할 정도의 제주오름 사진들을 보실 수 있답니다.

고(故) 김영갑 작가님의 사진을 보면 오름이 이렇게나 아름다웠나 싶을 정도로 대단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그 중 개인적으로 아름다운 오름 3개를 소개드리려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나름의 이유가 있답니다.

 

1)안돌오름

제주 구좌읍 송당리에 두개의 오름이 있는데 이게 바로 안돌오름과 밧돌오름입니다.

안돌오름은 등산로가 개발되지 않고, 인적이 많지 않아 오름 그 자체의 자연스러운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천천히 한가로이 걸어서 15분 정도로 걸어갈 수 있는 쉬운 오름입니다.

오름 위에는 360도를 돌면서 주변의 모든 풍경을 볼 수 있고, 어디든지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동검은이 오름, 백약이 오름이 한눈에 들어오고 날씨가 좋은날에는 저 멀리 함덕해변 주변과 성산일출봉도 볼 수 있답니다.

저녁이 오기 전, 안돌오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따라비 오름 

말굽형 형태의 3개의 굼부리를 중심으로 3개의 원형 분화구와 여섯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따라비 오름.

아름답고 긴 능선이 아주 빼어나며, 그 능선의 라인이 마치 그림을 그려놓은 듯 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또 그 안의 분화구 안에는 억새가 담긴것 같은 멋진 오름입니다.

계단을 따라 10여분쯤 오르고 오르다보면 조금 힘드시겠지만, 뒤를 돌아보면 표선의 작은 오름 군락들이 한눈에 쭉 보이는 경관이 가장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연코, 제주의 으뜸 명소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긴 능선이 멋진, 따라비 오름
긴 능선이 멋진, 따라비 오름

 

가을 억세가 가득한 따라비 오름. 

<주소: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63>

3)동검은이 오름 (동거미 오름)

마지막으로 육지의 관광객들은 잘 모르는 동검은이 오름을 소개합니다.
도민도 모르시는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그 이유는 탐방로를 찾는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곳의 장점은 사람이 없다는 것.

찾아가는 길이 힘들고, 경사가 높지만 이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매력에 푹  빠지고 맙니다.

외국에서 트래킹을 하는 것 같은 이국적인 풍경을 보실 수 있으며, 넒은 초원에 군데 군데 나무들이 자리를 잡고 있어서 멀리까지 푸른초원이 펼쳐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는것 보다는 제주의 조용한 이국적인 모습을 즐기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곳에서는 근처의 다랑쉬 오름, 아끈다랑쉬 오름, 성산일출동, 우도와 같은 명소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오름처럼 둥글둥글한 모습이 아닌 능선이 쭉 이어지며 멀리서 보면 여러개의 오름이 이어진 것 처럼 보입니다.

동검은이 오름의 원래 이름은 '거미 오름'인데요, 오름 사면이 사방으로 뻗어나간 모습이 거미집과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총 3개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어, 멀리서 보면 울퉁불퉁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오름을 많이 가보신 분들이라도 이 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동검은이 오름 

 

동검은이 오름을 오르는 아이들.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자연이 주는 힘은 참 대단합니다. 특히 요즘같은 코로나 세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더욱 더.. 

다시 한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대자연에 감사하며, 이 가을 제주에서만 보실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기사로 찾아오겠습니다.

 

[제주를 담다] 시리즈, 하영봅서!

[하영봅서 : '많이보세요'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보태니컬아트 작가_엘리(Elly)
홍대 디지털미디어디자인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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