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우리 경제 및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은 일단 최종 대선 결과가 나오기까지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미국 대선 때에도 당선자가 결정되지 못하면서 11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미국 주가와 달러화가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단순 지지율로 보면 바이든 후보가 약 7% 포인트를 앞서 승리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랬듯이 단순 지지율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단순 지지율로 보면 바이든 후보가 약 7% 포인트를 앞서 승리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그랬듯이 단순 지지율이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료=한화투자증권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때는 현재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당선에 중요한 변수인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3% 수준이다.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했던 오바마, 조지 W. 부시, 클린턴, 레이건의 비슷한 시기 국정수행 지지율 50%보다는 낮지만, 재선에 실패했던 조지 H.W. 부시와 카터보다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나설 때는 현재의 국정수행 지지율도 당선에 중요한 변수인데,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3% 수준이다. 현직 대통령으로 재선에 성공했던 오바마, 조지 W. 부시, 클린턴, 레이건의 비슷한 시기 국정수행 지지율 50%보다는 낮지만, 재선에 실패했던 조지 H.W. 부시와 카터보다는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높다.

◆ 위험요인…‘트럼프는 미중 갈등’, 바이든은 ‘증세’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중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 미중갈등은 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미국의 약탈자로 규정하고 관세를 포함한 광범위한 조치들을 통해 갈등 관계를 형성해왔다.

트럼프의 태도는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여전히 트럼프는 관세를 포함한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으며, 중국에 빼앗긴 일자리 100만 개를 되찾아 오겠다는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유안타증권

이에 따라 트럼프 재선 시 중국과 기존 대립정책을 그대로 가져갈지 트럼프 1기 때 같은 무역전쟁이 아닌 폐쇄된 중국 시장 개방과 위안화 절상에 초점을 맞춰나갈지가 관심거리다. 만일 중국의 시장 개방 쪽으로 방향이 정해지면 우리 경제에 우호적인 요인이 된다.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법인세 인상과 기술주 규제 등에 나설 수 있다. 또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감세 정책이 상당 부분 되돌려지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진행했던 2017년 세제 개편(세율 인하)을 통해 코로나 이전까지의 경제 성장과 실업 감소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바이든은 세법 개정이 상류층의 혜택만 확대시켰을 뿐 그간의 경제 성장에 기여한 바가 미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바이든 측은 조세 형평과 세수 확충을 위해 소득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 측은 투자 위축을 막고 이를 통해 활발해지는 경제활동이 직접적인 세수 감소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부분이 있는 만큼 오히려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 비교

바이든과 트럼프의 정책은 많은 사안에서 방향성이 다르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친환경 정책 등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재정지출을, 트럼프와 공화당은 5G 투자, 전통 인프라 등을 중심으로 한 상대적으로 소규모의 재정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세계 최고 5G 통신 인프라 구축을 2기 과제 중 하나로 언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금액 언급은 없으나 1조의 인프라 투자 금액 가운데 상당 부분을 5G 투자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 트럼프는 다자간 협상이나 국제 기구들을 배제하고 1:1 대응 원칙을 수립해 왔으나 바이든은 국제 사회에서 미 국의 리더십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적어도 바이든의 경우가 표면적인 마찰의 수위는 낮춰주는 성향일 수 있다.

조세정책도 엇갈린다. 트럼프는 기존과 같은 감세 기조를 이어가려고 하며 바이든은 트럼프가 낮춘 법인세를 인상을 포함해 증세를 지지하고 있다. 이처럼 외교 세금 재정지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차이점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각 사안들을 면밀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 선거 결과 불복시 불확실성 증대

선거결과 불복은 트럼프 대통령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바이든 후보 역시 선거 결과에 불복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1887년 제정된 선거인계수법 (electoral count Act)에 의거해 특정 상황에서 선거 분쟁의 최종 결정을 각 주에 위임 하고 있고, 불복 시 선거 및 개표 일정은 총 3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는 선거일 이후 각 주의 최종 결정 시한 일인 세이프하버 (12월8일)까지 소송 등으로 인해 선거인 명부를 확정하지 못하게 될 경우, 관련법이 모호해 여러 상황이 나타날 소지가 있다. 만약 이 기간을 넘기면 2단계로 돌입하는 데, 2단계는 마이크 펜스 현 부통령감독 아래 2021년 1월 6일 재투표가 집계되고, 이 결과에도 불복 시 국가가 직접 개입한다.

이때 대법원의 결정이 중요하다. 2단계에서도 분쟁이 이어지면 3단계에 돌입하는데, 3단계는 대통령임명 예정일인 2021년 1월 20일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대통령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헌법에 따라 현 하원의장인 민주당 당원 낸시 팰로시가 대통령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의 반발로 이어질 개연성이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우편투표 비중이 급증(우편투표 개표 2주 가량 소요)하고 있고, 스윙 스테이트 (경합주)가 11개주(전체 선거인단의 27.6%)로 확대돼 대선 불복과 그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어질 소지가 있다.

◆ 긍정요인…트럼프의 친시장정책, 바이든의 친환경정책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친시장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현재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 변동성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달러화 약세로 인해 국내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US 보다는 Non-US 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은 당선될 경우 파리 기후협약에 재가입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경기 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 역시 친환경 산업에 높은 비중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기후 번화를 국가 안보에 있어서 우선 순위로 배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 배출 ZERO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언급했으며 북극해나 공공토지에서 새 화석연료 시추 금지, 해상풍력 확충 등 다양한 친환경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정책 기조가 친환경 부문으로 선회한다면 관련 산업에 있어 상당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강세를 보일 때 미국 대비 신흥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고, 달러는 약세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바이든의 지지율이 강세를 보일 때 미국 대비 신흥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였고, 달러는 약세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자료=유안타증권

유안타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대선 이후 새로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대선 전 약 1~2 개월은 정치적인 요인에 의한 불확실성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라며 "이번 대선에 있어서는 특히나 트럼프가 많은 잡음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수시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한편 대선과 관련해 재미있는 모습 중 한 가지는 대선 결과 정권이 바뀔 경우 단기 증시 퍼포먼스가 양호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 그리고 대통령과 상원이 같은 당이 됐을 때 기업 심리 개선 등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기존 대통령이 연임했을 때 보다 정권이 교체되는 상황에서 선거일 이후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월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정권 교체와 함께 새로운 정책 방향성에 대한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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