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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채권 발행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비재무적 위험을 관리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또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한국판 뉴딜뉴딜’에 참여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우리의 생활방식뿐 아니라 투자방식에도 큰 변화를 주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비재무적 위험을 관리하고 공중보건, 환경보호, 부의 양극화 해결 등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투자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발전이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면서 사회책임투자의 대표적인 자금조달 방식인 ESG채권에 대한 관심 또한 고조되고 있다.

ESG채권이란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관점에 부합하는 용도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되는 채권으로, 그린본드(Green Bond), 소셜본드(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구분된다. 그린본드는 통상적으로 친환경적 활동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자금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며, 소셜본드는 중소기업 지원 및 일자리 창출 등 각종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발행된다. 지속가능채권은 소셜본드와 그린본드의 결합된 형태다.  ESG채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회계법인 등 외부 기관으로부터 채권의 용처가 ESG 원칙에 부합하는지 인증을 받아야 한다.

◆ 글로벌 ESG 채권 발행, 최근 4년간 6배 이상 증가

글로벌 ESG 채권 발행액은 2015년 383 억달러에서 2019 년말 1676 억달러로 6배 이상 증가했다 .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주축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미국의 발행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ESG 채권중에는 그린본드 발행 규모가 가장 크다. EU는 내년부터 7500 억유로에 이르는 ‘차세대 EU 기금기금’의 30%를 그린본드를 통해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그린본드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코로나사태로 취약계층 및 중소기업 지원 등에 대한 자금 지원이 많아지면서 소셜본드와 지속가능채권의 발행도 늘어났다. 발행통화는 유로화(48%)와 달러화(23%) 순으로 활발하다. 주요 발행자를 살펴보면 정부, 공기업, 금융기관 등의 비중이 큰 편이고, 일반채권 방식 외에도 커버드본드, 조건부자본증권 등 여러 행태로 발행이 가능하다.

글로벌 ESG채권 발행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자료=한국투자증권

◆ 기업 이미지 제고 및 안정적인 투자수요 확보가 발행 유인

ESG 채권 발행 유인은 무엇일까? 발행자 측면에서 살펴보면 ESG 채권을 발행함으로써 환경적, 사회적 가치를 높인다는 기업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채권발행으로 정부의 사회 정책에 동참하는 효과도 동시에 꾀할 수 있다.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연기금 외에도 ESG 투자를 늘리는 기관 수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사회책임투자자를 확보할 수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선 ESG 채권 발행 금리가 일반채권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상대적 금리매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인증을 포함한 사후보고 등을 통해 비재무적 리스크 및 투자자와 발행자간의 정보비대칭 문제 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SG 채권 투자를 통해 환경문제에 동참한다는 인식도 확산시킬 수 있다.

한국 ESG 채권 시장이 걸음마 단계지만 발행주체가 다양화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 2월 수출입은행이 5 억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최초로 발행했고,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는 2018년 산업은행(3000 억원 그린본드 발행)이 첫 발행자였다. 

9월 중순 국내 ESG 채권 상장 잔액은 약 69 조원에 달한다 . 이 가운데 주택금융공사에서 발행한 MBS(주택저당증권) 56.8조원이 주거복지 등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소셜본드로 발행됐다. MBS를 제외한 실질적 발행잔액은 약 12 조원이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 발행된 ESG 채권 규모는 약 44 조원이며 이중 MBS 발행분을 제외하면 9 조원이다.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 및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소셜본드가 올해 크게 늘며 전체 발행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말 롯데지주는 발행 회사채 중 일부를 일반 지주사 최초로 ESG 채권으로 발행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그동안 원화표시 ESG 채권은 친환경, 사회 인프라 투자 및 자금지원을 위한 공기업, 금융지주 등의 발행이 주를 이뤘으나 지난해부터는 캐피탈사, 카드사들도 발행시장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들어 SK에너지, GS 칼텍스, 롯데지주 등 비금융계 기업들의 채권발행도 늘고 있다.

국내 ESG채권시장의 경우 소셜보드 비중이 절대적이다. 자료=한국투자증권

◆ 뉴딜정책 등으로 ESG 채권 발행 유인 늘어날 전망

향후 ESG 채권 발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비재무적 위험을 관리하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기관들이 정부의 ‘한국판 뉴딜뉴딜’에 참여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허영주 연구원은 "이미 금융기관들은 코로나 피해 업종 및 기업 지원에 나서면서 자금여력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5년간 170 조원이 투입되는 뉴딜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린뉴딜이 큰 축을 담당할 것으로 결정된 만큼 ESG 채권을 통해 재원 부담을 상쇄시킬 가능성은 크다"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 향후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받는 친환경 사업투자와 연계된 채권발행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발행기관별 ESG채권 상장잔액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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