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가파르다. 지난 달 초 1190원에 근접했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현재 1147.4원으로 50원 가까이 하락했다.

원화는 9월 이후 달러화 대비 강세 폭이 가장 큰 통화로 같은 기간 달러인덱스 상승(달러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가치 상승률이 3.6%에 달한다. 지난 6월 이후 유로화, 엔화 같은 주요 선진 통화 뿐만 아니라 중국 위안화도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강세 행진을 이어온 것이 원화의 강세도 이끌었다.

최근들어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수출 호전 및 중국 경기 회복 등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상승에는 제한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픽사베이

◆ 수출 회복 기대감 · 위안화 강세 등 영향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2원 오른 달러당 1147.4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은 수출회복 기대감 확대, 국내 코로나19 우려 완화, 위안화 강세 기조에 따른 것이다. 최근 달러 약세 및 위안화 강세에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와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도 영향을 줬다.

우리나라의 9월 수출실적이 양호했고,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세 둔화가 나타난 데다 위안화 강세압력이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폭도 확대됐다.

원화는 9월 이후 달러화 대비 강세 폭이 가장 컸다. 자료=KTB투자증권

중국의 펀더멘털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2분기의 높은 기저 영향으로 분기 성장률은 둔화되지만 월간 실물지표의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9 월 소매판매가 2 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의 수출이 증가한 것도 위안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은 증가한 반면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 적자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축소되며 2020년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2019년 대비 26% 늘어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중국의 양호한 펀더멘털은 국내 수출의 점진적인 회복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키움증권 김유미 연구원은 "중국의 실물 경제가 개선세를 이어갈 경우 위안화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과 주요국간의 내외금리차 확대나 양호한 펀더멘털, 글로벌 채권지수 편입 등에 따른 중국 금융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위안화는 강세 압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 흐름을 보면 위안/달러 흐름과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료=KTB투자증권
자료=한화투자증권
자료=한화투자증권

◆ 위안화 강세 압력 완화 예상…원화도 동조현상 보일 것

하지만 원화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위안화 강세가 제한될 것이란 점에서 위안화와 동조현상을 보이고 있는 원화도 같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일 인민은행은 선물환 증거금 비율을 기존 20%에서 0%로 인하했다. 국경절 연휴(10/1~8) 이후 위안/달러 환율이 6.7위안을 하회하자 선물환 거래 증거금 의무를 폐지한 것이다. 이는 위안화 공급 확대를 유도(선물환 거래비용 감소)하는 조치로 가파른 위안화 강세를 제어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고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가 재확산 되고 있다는 점 등이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추가 절상을 제약할 수 있다.

KTB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기 보다는 현 수준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위안/달러 환율 하단이 6.7위안에서 지지된다고 전제할 때 원/달러 환율 또한 연내 1130원을 하회하기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유미 연구원도 "위안화 절상 추세는 유효하나 최근 절상폭이 가팔랐던 만큼 단기적으로 속도는 주춤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지금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원화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KB증권 김효진 연구원은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가 2021년에 지속될 것이며 원화도 강세를 전망한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 및 유로화 강세 역시 연말까지 추가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 과거 사례를 보면 미 대선 전후 30일은 달러화 약세가 제한됐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우편투표 증가에 따른 선거결과 발표 지연 및 트럼프의 결과 불복 관련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이번 대선 전후에도 달러화 약세가 제한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자료=KTB투자증권
과거 사례를 보면 미 대선 전후 30일은 달러화 약세가 제한됐었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 격차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우편투표 증가에 따른 선거결과 발표 지연 및 트럼프의 결과 불복 관련 이슈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이번 대선 전후에도 달러화 약세가 제한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흐름이 더뎌질 가능성이 높다. 자료=KTB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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