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경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시장에선 2분기 플러스 반등(3.2%)에 이어 3분기 경기 회복 속도가 2분기 보다 빨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서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각각 5.5%와 5.2%였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1분기에 사상 최악인 -6.8%까지 추락했으나 2분기 반등 성공으로 1∼3분기 GDP는 작년 동기보다 0.7% 증가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20일 "전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4.9%로 예상을 하회했으나 견조한 흐름을 확인시켜줬고, 9월 산업생산(6.9%), 소매판매(3.3%), 1~9월 고정자산 투자(0.8%)는 예상을 상회했다"며 "2분기는 제조업 생산 정상화를 이끌었다면 3분기는 소비까지 확연한 개선세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1/ 중국의 3/4분기 GDP는 전년동기 대비 4.9%, 전기 대비 2.7% 성장했다. 시장 예상치는 소폭 하회했으나 올해 3/4 분기까지의 누적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경기가 코로나 충격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음을 시사한다. 자료=KTB투자증권
중국의 3/4분기 GDP는 전년동기 대비 4.9%, 전기 대비 2.7% 성장했다. 시장 예상치는 소폭 하회했으나 올해 3/4 분기까지의 누적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경기가 코로나 충격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음을 시사한다. 자료=KTB투자증권

◆ 코로나 이전 '정상궤도'에 주요국중 처음으로 근접

영국 경제분석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와 블룸버그는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제어와 함께 효과적으로 경기 부양책을 펼치면서 코로나19 이전 성장 궤도로 돌아온 첫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 올 한해 2% 가량의 경제 성장을 달성해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하는 나라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 속도 빨라진 것은 3월 말까지 공장 폐쇄 등 봉쇄 조치, 4월부터 공장 재가동을 통해 수출 활성화, 이후 국내 소비 회복 등 세 단계로 설명했다.

지난달 주요 경제지표도 양호했다. 9월 소매 판매액은 1년 전보다 3.3% 늘어 시장 전망치 1.8%를 뛰어넘었다.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6.9%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5.8%)와 전월 수치 (5.6%)를 모두 웃돈 것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4%로 예상하면서 중국은 1.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KTB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올해 누적 성장률의 플러스 전환은 중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코로나 충격에서 신속하게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경기 반등 폭을 결정할 핵심변수가 정책여력과 코로나 통제라고 보면 중국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료=KTB투자증권

◆ 상반기 부진했던 서비스업과 소비 약진 두드러져

3분기 GDP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실물경제의 개선은 계속 진행 중이며, 9월 들어 회복세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9월 산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6.9%와 5.4% 성장했고 GDP내 비중으로 가중 평균하면 6.0% 성장에 상응하는 결과이다. 9월에는 재화(4.1%)와 외식서비스(-2.9%)가 공히 개선된 덕분으로 소매판매가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2분기까지 경기회복이 제조업 생산과 인프라 투자에 국한됐던 것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상대적 부진을 경험했던 서비스업과 소비회복의 탄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및 고용관련 예산지출 확대와 코로나19로부터의 자생적 회복이 맞물리면서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소득증가세가 확대된 때문이다. 9월 신규취업자수는 117만 명으로 연초 이후 처음으로 전년대비 플러스 전환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걸쳐 중국 경제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올해 4분기와 연간 GDP성장률 전망인 6.7%와 2.4%를 유지한다"며 "내년 1분기에는 기저효과까지 맞물리면서 전년대비 성장률은 14~1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재정여력이 크게 남아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중국 정부의 올해 세입과 세출증가율 목표는 각각 -5.3%와 +3.2%이며, 1~8월 누계 기준으로는 세입 -7.5%, 세출 -2.1%로, 향후 세입보다 세출이 더욱 많아질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9월 산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각각 6.9%와 5.4% 성장했다. 이는 GDP내 비중으로 가중 평균하면 6.0% 성장한 것이다.  9월에는 재화(4.1%)와 외식서비스(-2.9%)가 함께 개선된 덕에 소매판매가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자료=메리츠증권

◆ 미중갈등 심화·트윈데믹 가능성 고려해야

중국 경제가 'V자형'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올겨울 인플루엔자(독감)와 함께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11월 미국 대선 이후 미·중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 중국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잠재적 부채 문제 등이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올해 중국 부채 증가는 큰 부담이다. 올해 늘어난 부채 규모만 해도 중국 GDP의 3분의 1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들 부채는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인프라 투자 및 개인의 부동산 투자에 사용됐는데, 늘어난 부채를 억제할 경우 경기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를 넘어섰다. 앞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경우 수출 격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중국의 제조업과 인프라 투자는 개선되는 반면 부동산 투자가 주춤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개발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과잉 레버리지 규제로 인해 7월부터 토지구매면적이 전년대비 역신장한 데 이어, 9월에는 주거용 건물투자의 선행지표인 주택착공면적도 전년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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