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번째 ASMR

가을무렵 공원소리

 

 

금방이라도 끝날 것만 같았던 코로나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요즘, 대다수의 사람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사태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모두가 더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바이러스가 종식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지만, 너무 오래 지속되는 이 사태에 그저 체념하는 마음만 들 때도 많아졌다. 
코로나로 인해 불편해진 모든 것들을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상황에 이르렀을지도 모르는 당신에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사소한 소리를 준비해왔다. 
오늘도 무사히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 혹은 학교를 다녀온 당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건네며 영상을 소개해본다.
[일러스트=송지수 자투리경제 SNS에디터]

 

가을의 공원 소리를 상상해보세요.

 

모든 계절이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지만, 가을의 공원은 더욱 더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는 구석이 있다.

어쩌면 그 분위기는 한 해의 결말부라는 점에서, 뜨거움에서 차가움으로 변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길어지는 옷차림에서 온다고 추측한다.

이유가 어찌 됐건 분명한 점은 가을의 공원은 한 해 동안 묵혀왔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라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집 밖에 나가는 것조차 꺼려지는 요즘 한 해의 스트레스를 풀 수단은 많이 사라져가고 있다.

그래서 오늘 당신의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해 줄 여러 가지 소리를 녹음해 왔다.

 

가을의 공원에는 한 해의 일과를 마쳤단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노랗게, 붉게 색이 변한 잎들이 하산할 준비를 하며 바람에 몸을 맡기고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있다.

가을의 공원에는 일찍이 하산을 마친 잎들 위로 지면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는 것들이 지나가며 생기는 바삭한 소리가 있다.

가을의 공원에는 약수터 수도꼭지를 타고 올라오는, 아직은 얼지 않은 생생한 물줄기 소리가 있다.

가을의 공원에는 저마다 하산할 시간이 달라 각각의 나무에서 다르게 나타나는 잎의 빛깔이 있다.

많은 것들이 어우러지며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을의 공원을 당신께 선물하겠다.

부디 사소한 가을의 공원 소리와 함께 지쳤던 당신의 한 해가 '힐링'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리지 않은 채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영상촬영: 아이폰X 카메라 // 소리녹음: H1N 보이스 레코더 // 촬영시각: 오후 3~4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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