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돋보기] 넷플릭스 망 사용료 부담 논란... 해법은? (中)
[IT 돋보기] 넷플릭스 망 사용료 부담 논란... 해법은? (中)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0.10.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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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구조와 망 중립성에서 본 망 사용료 문제

 앞선 글에서는 망 사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와 국내 통신3사 사이의 갈등에 대해 살펴봤다. 넷플릭스 등 해외 콘텐츠 제공 사업자와 국내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사이의 망 사용료 부과 논란을 이해하기 위해서 인터넷 세상이 어떤 구조와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우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nternet Service Provider)는 줄여서 ‘ISP’ 라 칭한다. 국내에서는 SK 텔레콤, KT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편 넷플릭스, 구글, 카카오, 네이버 등 콘텐츠 제공 사업자(Contents Provider)는 줄여서 ‘CP’라 칭한다. ISP는 자신들이 구축한 인터넷 망을 CP와 일반 개인 사용자에게 제공하며 그 대가로 이용료를 청구한다.

 

주변의 하늘색이 고객에 해당하는 CP와 일반 사용자, 중앙의 회색 원들이 각각의 ISP에 해당한다

 전 세계에는 수 많은 ISP가 존재한다. ISP들은 각자가 구축한 인터넷 망 안에서 사용자들을 이어주며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자사의 고객들이 자사의 인터넷 망 안에서만 통신할 수 있다면 다른 회사에 가입된 사용자와는 통신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는 KT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데 당신은 SK 인터넷 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카카오톡을 사용할 수 없다고 상상해보자.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의 ISP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덕분에 SK 인터넷 망을 사용하더라도 KT 인터넷 망을 사용하는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것이다.

 

 ISP 사이에도 등급이 존재한다. 얼마나 넓은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가,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가 등 각 ISP의 규모에 따라 등급이 달라진다. 등급은 Tier 라고 칭하며 가장 높은 등급은 Tier-1으로 17개 ISP가 이에 속해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AT&T, Verizon, Sprint 등이 있다. 이들 Tier-1 ISP들 사이에는 상호간에 이용 요금을 지불하지 않고 서로의 망을 사용할 수 있다. 이들 간의 연결으로 지구 상에서 가장 큰 하나의 네트워크가 형성된 셈이다.

 Tier-1 ISP보다 비교적 좁지만, 어느정도 규모는 확보된 ISP들은 Tier-2에 속한다. SK 브로드밴드와 KT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Tier-2 ISP는 Tier-1 ISP의 고객으로 Tier-1 ISP에 사용 요금을 지불하고 Tier-1 ISP들의 거대한 인터넷 망에 접속할 수 있다. Tier-2 ISP는 Tier-1 ISP의 고객인 셈이다.

 Tier-2 ISP는 Tier-1 ISP들의 망에 접속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해외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고 상상해보자. 북한 인터넷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특정 Tier-2 사이의 통신 시 발생하는 사용 요금을 절약하기 위해 Tier-1 ISP를 거치지 않고 Tier-2 ISP끼리 연결되어 있기도 하다

 Tier-2 보다 작은 인터넷 사업자에 해당하는 Tier-3 ISP도 존재한다. LG U+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 ISP는 서로간의 이해관계에 의해 동등한 관계로, 혹은 수직 관계로 계약을 맺어 커다란 네트워크 망을 구성했고 이것이 지금의 인터넷을 만들었다.

 

인터넷 상에서 통신은 그림과 같이 다양한 ISP들을 거쳐 이루어지며 사용자는 각자의 ISP에게 사용 요금을 지불하고 있어 다른 ISP에게 사용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상에서 통신은 그림과 같이 다양한 ISP들을 거쳐 이루어지며, 사용자는 각자의 ISP에게 사용 요금을 지불하고 있어 다른 ISP에게 사용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다시 원점인 넷플릭스로 돌아가보자. 넷플릭스는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를 위한 서버는 해외에 두고있다. 따라서 넷플릭스는 국내 ISP의 고객이 아니며 자신들의 서버가 속한 해외 ISP에 이미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으므로 국내 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은 이중 과금에 해당한다. 국내에서 넷플릭스가 아무리 많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더라도 국내 ISP는 넷플릭스에게 망 사용료를 청구할 권리가 없다.

 반대로도 생각해볼 수 있다. 네이버의 서비스가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큰 인기를 끌어 브라질 ISP에 엄청난 트래픽 부담을 안겼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네이버는 한국에만 서버를 두고 있으며 브라질에 별도의 서버를 두지 않고 있다. 이때 브라질 ISP에서 네이버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라고 요구해도 네이버는 브라질 ISP에 망 사용료를 지불할 이유가 없다. 이미 국내 ISP에게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넷플릭스 등 해외 CP는 처음부터 국내 ISP의 고객이 아니기 때문에 망 사용료 청구 자체가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어들이는 넷플릭스가 네트워크에 관한 어떠한 투자도 하지 않고 수익을 거두어 가는 어딘가 '찜찜한' 구석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국내 ISP와 넷플릭스 사이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을 수는 없을까? 다음 글에서는 그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캐시 서버'에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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