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성장률이 전망치를 밑돌았지만 시장에선 2분기 플러스 반등(3.2%)에 이어 3분기 경기 회복 속도가 2분기 보다 빨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서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각각 5.5%와 5.2%였다.

중국 경제 성장률은 1분기에 사상 최악인 -6.8%까지 추락했으나 2분기 반등에 성공해 1∼3분기 GDP는 작년 동기보다 0.7% 증가했다. 

특히 올 한해 2% 가량의 경제 성장을 달성해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하는 나라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3분기 GDP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실물경제의 개선은 계속 진행 중이며, 9월 들어 회복세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 기존 성장전략 한계 직면

하지만 현재 중국은 기존 성장전략(높은 저축률을 토대로 한 투자 확대, 단순 제조업 기반 가공무역)이 한계에 근접한 데다 미국과도 무역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성장 정체를 방지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COVID-19 충격에서 조기에 벗어났다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현재 추진중인 쌍순환(雙循環, Dual Circulation) 전략에 따라 소비를 적극 장려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인 첨단 제조업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쌍순환 개념은 내수 중심의 자립화된 경제(국내 대순환)를 기반으로 국제무역을 확대(국제 대순환)함을 지향한다. 

중국의 14차 5개년 규획 수립에 있어 화두가 되는 것은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쌍순환(雙循環: dual circulation)' 개념이다. 시 주석의 쌍순환 개념은 내수 중심의 자립화된 경제(국내 대순환)를 기반으로 국제무역을 확대(국제 대순환)함을 지향한다. 자료=메리츠증권
중국의 14차 5개년 규획 수립에 있어 화두가 되는 것은 지난 5월 시진핑 주석이 언급한 '쌍순환(雙循環: dual circulation)' 개념이다. 시 주석의 쌍순환 개념은 내수 중심의 자립화된 경제(국내 대순환)를 기반으로 국제무역을 확대(국제 대순환)함을 지향한다. 자료=메리츠증권

국내 대순환은 최종 소비 시장과 생산요소 시장의 동반 업그레이드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는 소비와 생산구조의 고도화를 의미한다. 소비는 양을 키우는 동시에 서비스업 비중을 확대하고, 기술 고도화와 부품의 국산화를 도모하는 개념이다. 그래야 부가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노동소득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고, 국제 대순환(무역) 공급체인 부문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의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소비 확대는 필수적이다. 중국 경제규모는 미국 규모의 70%에 근접했으나, 민간소비는 미국 소비의 40%를 넘어서지 못했다.

또 가공수출 중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첨단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다만 첨단 제조업 규모나 생산성 측면에서 미국과 격차가 상당한 데다 무역분쟁 부담마저 지속되고 있다.

중국 GDP내 민간소비와 투자비중 추이(왼쪽)와 중국 산업생산·서비스업 생산·소매판매 증감률. 자료=메리츠증권

◆ 위안화 강세 활용 가능성…자본시장 개방 추진 속도

중국 정부가 당분간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강세는 소비를 장려하기 위한 구매력을 강화시킬 수 있고,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자본 확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중국은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 소비 기반을 키우기 위해 자본시장 개방 추진 전략을 보여왔다. 하지만 누적된 민간기업 부채 문제 및 미국 금리인상 사이클은 중국 경제 경착륙 리스크로 작용했다. 경제 구조개혁 전환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던 중국은 여전히 수출 의존적이었고, 미국 금리가 상승 추세를 유지하는 국면에서는 자본시장을 개방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를 먼저 극복한 이점과 코로나 방역관련 물품에 대한 수요 급증, 서비스 소비가 감소한 빈자리를 내구재 소비가 대신 채운 현상 등은 위안화 약세 없이도 중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여주었다.

또 중국에 부담을 주던 미국이 최소 향후 3년간 제로금리 시대로 회귀하면서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 측면에서도 여유를 얻었다. 미국이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밖에 없는 기간에 중국은 자본시장 개방의 호기로 삼아 이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선물 최서영 연구원은 "지속적인 위안화 강세가 수출에 부담이 되겠지만 중국은 수출보다 내수소비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중산층 소득·소비기반 확보정책)를 만들면서 위안화 강세를 감내할 수 있는 경제 체력을 키우는 데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 이승훈 연구원은 "안으로는 국내 수입수요를 진작시키고, 밖으로는 거래통화를 넘어선 보유통화로서의 위안화 지위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해야 하는 이유는 경상수지가 거의 균형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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