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로 마음의 쉼을 전하는 김수경 대표

 

 

사는 게 뭔지 이러다 죽겠구나. 죽는 게 나을까? 생각할 때 식물과 자연을 만났습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연약하고도 강인한 생명들이 제게 건넸던 메시지를 전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잘 살아보자고 힘내보라고 말하던 순간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은 나에게만 팍팍한지, 힘에 부치기만 한 일상 속에서 나만을 위한 온전한 마음의 쉼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고 즐겁게 찾아오겠습니다. 이 짧은 글이 여러분의 일상에 다채로운 색으로 조금이나마 물들기를 바랍니다.

 

 

2019년 12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터졌을 때는 "그래 뭐 금방 잠잠해지겠지" 했다. 2020년을 송두리째 코로나라는 것에 빼앗겨 아등바등 살 줄은 아무도 몰랐다. 한 달째는 그럭저럭 두려움과 금방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버텼지만 하루 쓰고 버리는 일회용 마스크가 익숙해질 때쯤 이 상황을 회피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필요해졌다. 2019년에 세워둔 2020년의 계획들이 저 멀리 몇 년 뒤로 미뤄야 할 때 더욱더 새롭고 신비로운 식물로 허한 마음을 채우려고 했다.

 

photo by plant restism
photo by plant restism

 

 

집에만 있으니 식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새롭고 아름다운 식물을 찾고자 하는 마음이 끝없이 깊어져 갔다. 전 세계적으로 식물에 대한 심리적 욕구와 수요가 높아지면서 *식테크라는 말이 생겨났다. 어떤 식물들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명품 백 하나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언제나 인간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다. 구하기 어려우면 더 갖고 싶은 것.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식테크 : 식물 +재테크의 합성어 

 

 

너무나 아름다운 식물, 안스리움을 갖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안스리움은 보통 화려한 꽃의 화려한 색감을 관상하는 종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가 주변에서 보던 붉은 *불염포 잎의 안스리움 꽃부터 꽃 시장에 가면 파란색, 분홍색, 노란색 등 화려한 불염포의 색들을 볼 수 있다. 키우기도 쉽고 꽃의 색이 아름다워서 실내식물로 많이 키운다.

*불염포: 천남성과 식물의 꽃을 감싸고 있는 잎이다. 보통 이 잎을 꽃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천남성과의 꽃은 불염포가 감싸고 있는 하얗거나 노란 기둥 형태를 띈다. 

 

다양한 안스리움 종류
다양한 안스리움 종류

 

화려한 꽃을 관상하는 안스리움 종이 있는 반면에 잎과 잎맥을 관상하는 안스리움들이 있다. 잎의 크기부터 모양이 다양안 안스리움들. 전 세계 식덕들은 안스리움에 열광하고 있다.

 

photo by plant restism_ 안스리움 클라리네비움

 

안스리움 중 처음 만나게 된 종은 안스리움 클라리네비움이다. 비교적 다른 종들보다 구하기 쉽고 키우기 쉬운 클라리네비움. 사랑스러운 하트 모양에 은빛 잎맥이 뚜렷하다. 마치 심장의 핏줄 같다. 실제로 보면 잎의 광택이 꼭 융단 천의 느낌이다. 햇빛에 반짝이는 모습이 황홀할 지경이다.

 

 

출처: unsplash
출처: unsplash

 

몇 나라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안스리움의 수입이 막혀있다. 국내외 안스리움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돈이 있어도 식물을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일고 있다. 중세 네덜란드 튤립 파동이 떠오른다.

 

photo by plant restism_안스리움 클라리네비움 제작쿠션
photo by plant restism_안스리움 클라리네비움 제작쿠션

 

가질 수 없다면 품어라! 진짜 식물을 가질 수 없다면 영원히 죽지 않는 실물로 인테리어 소품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키운 안스리움을 모델로 가슴에 품고 쉴 수 있는 걸 만들어 보고싶어 쿠션을 만들었다. 안스리움 잎 쿠션. 보고만 있어도 황홀하고 집안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것 같았다. 너무 예쁜 걸 보면 꼭 끌어안고 싶은데 아쉽게도 식물은 그럴 수가 없다. 멀찍이서 바라볼 때 가장 아름다운 것이 식물인데, 식물을 껴안고 잘 수 있다니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졌다.

 

photo by plant restism_ 다양한 안스리움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사실은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으나 이제서야 사람들의 눈에 들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종들이 많다. 그러한 종들은 다양한 모양이나 무늬로 개량 되기도 한다. 요즘은 안스리움 열풍이 식물 매니아 사이에서 불고 있다. 그 가치를 미리 몰라봐서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이렇게 아름다운 식물들을 집에서 바라볼 수 있다니 행복할 따름이다.

 

 

하나 둘 모으다 보니 나만의 작은 안스리움 컬렉션을 선반 한칸에 마련 할 수 있었다. 많은 종은 아니지만 그래 이만하면 안스리움의 신비로움은 두고두고 곁에서 바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아침 안스리움들을 보면서 "와! 오늘도 정말 예쁘다" 라며 감탄을 하곤 한다. 식물을 보며 아름다움을 느끼고 감탄할 수 있는 마음을 항상곁에 두고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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