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이후 핵심이슈는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코로나19 방역 대책이다.

3분기에 강한 회복세를 보인 세계경제는 4 분기에 재차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동절기를 앞두고 미국 및 유로존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됨에 따라 경제봉쇄 2.0이 단행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

 

◆ 4분기 미국 GDP, 한 자릿수 둔화 가능성

3분기 미국 GDP가 전분기 대비 연율 33.1% 성장하며 시장 예상치(32%)를 넘어선 가운데 2분기(-31.4%) 역성장을 딛고 가파른 반등에 성공했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 국내수요가 모두 급반등했다. 재고와 순수출은 3 분기에 각각 6.6%p, -3.1%의 성장기여도를 기록했다.

미 GDP가 3분기에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3 분기 GDP 18조6000달러(연율)는 2019년 4분기(19조3000달러)에 비해 3.5% 감소한 수준이며, 전년동기에 비해서도 2.9% 줄어들었다. 4분기 GDP가 전년동기비 역성장에서 벗어나려면 전분기비 연율 15.2% 성장이 필요하다.

3분기 민간소비 급증은 노동소득의 증가가 아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라는 일시소득에 의해 주도됐다. 따라서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으면 민간소비의 위축 가능성이 상존한다. 여기에 설비투자와 재고 성장기여도의 확대 역시 코로나19 재확산을 감안하면 지속성을 지니지 못한다. 따라서 4분기 GDP는 한 자리수 중반대 성장세로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9월 개인소득 증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의한 정부의 긴급지원금(FIMA)에 의해 주도됐다. 자료=유진투자증권
미국이 3분기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 2019년 4분기 GDP의 96.5%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 4분기 유로존 GDP, 다시 역성장하나

유로존 GDP 역시 3분기에 큰폭 성장세로 반전했다. 2분기에 전분기비 11.8% 역성장했던 유로존 GDP는 3분기에 전분기비 12.7% 성장했다. 전분기비 연율로는 61.1% 성장했다는 점에서 미국보다 반등폭이 훨씬 크다. 3 분기 독일과 프랑스 GDP 역시 각각 전분기비 8.2% 및 18.2% 성장해 2분기의 각각 9.8% 및 13.7% 역성장에서 큰 폭 반등했다.

그러나 3분기 유로존 GDP 역시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갈길이 멀다. 3분기 유로존 GDP가 2019년 4분기와 전년 동기에 비해 모두 4.3% 감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3분기 독일과 프랑스 GDP는 전년동기비 각각 4.2%, 4.3% 감소했다.

유로존 주요국에서 2차 경제봉쇄가 실시되고 있지만 1차 때인 올 봄과 달리 학교가 열리고 제조업 생산활동이 제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2분기보다는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3분기의 가파른 성장 회복이 4분기에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3분기 유로존 GDP가 2019년 4분기와 전년동기에 비해 4.3% 감소했다. 3분기 독일과 프랑스 GDP는 전년동기비 각각 4.2%, 4.3% 감소했다. 
유로존 주요국 분기 성장률. 자료=DB금융투자

 

◆ 2Q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제활동 위축 불가피

미국과 유럽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9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났다. 독일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월 정점 5500명에서 1만2000명대로 늘었다. 심각한 지역은 프랑스다. 프랑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월 고점의 10 배 가까이 된다. 이탈리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월 고점의 4배 늘었다. 

지난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정부는 5개월 만에 전국 봉쇄령(Lockdown)을 발표했다. 스페인은 2 주간,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4주간 동안 지속된다. 

2Q 만큼의 경제적 충격은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4Q 유럽의 경제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시카고와 덴버 이외 공식적인 봉쇄 조짐은 없다. 하지만 미국 역시 대선 이후 봉쇄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DB금융투자 박성우 연구원은 "봉쇄 조치 강화와 가계소득 여건 악화는 4분기 유로지역 국가들의 민간소비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여기에 3분기 경기반등 폭이 예상보다 컸던 점이 역설적으로 높은 기저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4분기 유로존 성장률은 전기대비 재차 마이너스로 반전되며 W 궤적의 경기 경로를 그릴 것"으로 판단했다.

9월30일 기준 미국은 9만800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워싱턴 포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 23일 8만명선을 넘어선 이후 1주만에 9만명선을 상회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과 영국 및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다.
9월30일 기준 미국은 9만8000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워싱턴 포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 9월23일 8만명선을 넘어선 이후 1주만에 9만명선을 상회했다.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로존 주요국과 영국 및 캐나다 역시 마찬가지다.

◆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 

지난 9월 FOMC에서 미 연준이 완화정책 등 비둘기 성향을 강화했지만 국채 매입 규모 유지, 수익률 제어 정책의 부재 등으로 장기금리는 상승했다. 미 연준이 재정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정 부양책 합의가 어렵고 최근 급등한 국채금리를 고려하면 11월 FOMC에서는 추가 완화 여지도 있다. 다만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추가 정책이 아니라면 미국채 금리는 최근의 상승 추세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높아진 금리수준은 우호적이나 투자심리 위축과 변동성 리스크 등 금리의 추세를 변화시킬 모멘텀이 없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일시적 오버 슈팅 등 높은 변동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한금융투자 김찬희 연구원은 "선거에서 근소한 표차로 결론날 경우 지속적으로 우편투표가 사기라고 주장하는 트럼프가 결과에 불복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연방 대법원의 심리로 이어지고 추가 부양책이 지연되면서 경기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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