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돋보기] 아이폰12 국내 출시 1주일... '빅 웨이브'가 돌아왔다
[IT 돋보기] 아이폰12 국내 출시 1주일... '빅 웨이브'가 돌아왔다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0.11.0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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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 프로 라인업 밀어주기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을 앞세워 여느 해보다 높은 판매량 기록
아이폰 12 프로
아이폰 12 프로

 지난 달 13일(우리 시각 14일) 애플은 아이폰12 시리즈를 공개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일반 라인업의 ‘아이폰12’와 ‘아이폰12 미니’, 프로 라인업의 ‘아이폰12 프로’와 ‘아이폰12 프로 맥스’ 4종류로 출시됐다.

 

 이 중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가 먼저 판매를 시작했다. 한국은 1차 판매 국가보다 1주일 늦은 지난 달 30일에 출시됐다. 전작의 경우 1차 판매국과 국내 출시 기간이 평균 1달 가량 차이가 났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시기에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 판매에 들어가지 않은 '아이폰12 미니'와 '아이폰12 프로'는 이번 달 중순에 1차 판매 국가를 대상으로 출시 예정이며 국내 판매는 이번 달 말 부터 시작할 것으로 추정된다.

 

A14 바이오닉 프로세서 소개 / 출처 = 애플
A14 바이오닉 프로세서 소개 / 출처 = 애플

 네 모델은 공통적으로 새로운 프로세서인 ‘A14 바이오닉’을 탑재해 전작인 아이폰11 시리즈의 ‘A13 바이오닉’보다 약 20% 향상된 성능을 보여준다. 또한 머신 러닝 작업을 담당하는 ‘뉴럴 엔진’의 코어가 전작의 8개보다 2배 많아진 16개가 탑재돼 카메라를 비롯해 머신 러닝을 필요로 하는 작업에서 큰 성능 향상을 보였다.

 

 또한 아이폰12 시리즈는 최초의 5G 아이폰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다. 발표회에는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CEO가 직접 모습을 비추며 자사의 5G 네트워크를 홍보했으며 애플 웹 페이지를 비롯한 많은 홍보 매체에서 5G 채택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5G 기술을 향한 국내 소비자의 반응은 냉랭했다. 5G 상용화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5G 네트워크가 전국에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5G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LTE 신호를 잡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하다. 또한 5G 요금제가 LTE 요금제보다 비싼 가격대에 책정돼 통신비 부담이 더 커진다. 이러한 분위기 탓에 전작 대비 쿠팡, SSG를 비롯한 자급제 판매를 찾는 소비자 수가 크게 증가했다.

 

아이폰12 프로 모델.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골드, 퍼시픽블루, 실버, 그래파이트 색상이다.
아이폰12 프로 모델.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골드, 퍼시픽블루, 실버, 그래파이트 색상이다.

 프로 라인업과 일반 라인업 사이에는 몇 가지 차별 요소가 들어갔다. 프로 라인업은 6GB 메모리를, 일반 라인업은 4GB 메모리를 채택했다. 애플의 모바일 기기에서 6GB 메모리가 채택된 것은 아이패드 프로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다.

 한편 삼성이 올해 2월에 출시한 갤럭시 S20에는 12GB 메모리가, 올해 9월에 출시한 갤럭시 노트20에는 8GB 메모리가 채택된 것과 비교하면 애플이 메모리에 얼마나 인색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을 비롯한 타 제조사에서는 LPDDR5 규격을 채택한 반면 애플은 이전 세대와 동일하게 LPDDR4X 규격을 고수하여 ‘램크루지’(메모리를 칭하는 RAM과 동화 속 구두쇠 영감 스크루지의 이름을 합성한 별명. 메모리에 인색한 애플을 칭할때 사용한다) 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애플의 이러한 메모리 구두쇠 행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달리 하드웨어 제조사가 직접 소프트웨어까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드웨어 성능 차이를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기기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기성복에 해당한다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만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하면 되는 iOS는 특정 기기에서만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는 맞춤복에 가깝다. 수 많은 경우를 가정하고 설계해야하는 안드로이드와 달리 한정된 경우만을 고려하여 설계할 수 있는 iOS는 성능 최적화에서 큰 이점을 가진다.

 다른 하나의 이유로 교체 주기가 길어지지 않도록 힘 조절을 하고 있다는 ‘설’이 유력하다. 프로세서 설계 능력이 타 제조사보다 1-2년 가량 앞서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최적화까지 가능한 아이폰의 특성 상 타 제조사와 동일한 메모리 용량을 제공한다면 4-5년은 거뜬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 입장에서 사용자의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 더 많은 아이폰을 판매할 수 없으므로 판매량 유지를 위해 메모리 용량을 타 제조사보다 낮게 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 메모리 용량을 줄이면 제조 단가를 낮추어 마진까지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타 제조사보다 족히 2년은 뒤쳐지는 메모리 용량 정책에는 이러한 계산이 깔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메모리 뿐만 아니라 공간 인식에 사용되는 LiDAR 센서도 프로 라인업에만 탑재됐다. LiDAR 센서는 레이저를 쏘고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현실 공간을 스캔하는 역할을 한다. 특정 물건을 전방위로 스캔해 형태를 있는 그대로 기록할 수도 있으며 집 안을 스캔한 후 화면 속에서 침대, 소파 등 가구를 가상으로 배치해볼 수도 있다. 사람의 키를 비롯한 물체의 길이까지도 1cm 단위에서 정확하게 측정해낼 수 있어 일상 생활에서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12 일반 모델. 좌측 상단에서부터 그린, 프로덕트 레드, 블루, 화이트, 블랙이다.
아이폰12 일반 모델. 좌측 상단에서부터 그린, 프로덕트 레드, 블루, 화이트, 블랙이다.

 메모리, 카메라, 센서에서의 차별이 가격이 비싼 프로 라인업의 고급화 전략을 위한 선택이라고 할 지라도 일반 라인업의 가격대 역시 약 100만원 선에서 책정됐음을 생각하면 계속되는 고급화 전략과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대의 상승을 야기할 것으로 우려된다.

 

 비싼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2 시리즈는 출시 1주일을 맞는 지금까지도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쿠팡의 경우 예약판매 시작 3분이 채 되지 않아 준비한 재고가 바닥났으며 출시 1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재고가 정상적으로 입고되지 않고 있다. 통신사 판매 역시 사전예약한 고객이 아직까지도 기기를 받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전 예약 고객 수는 약 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아이폰12 프로의 측면 디자인 / 출처 = 애플
아이폰12 프로의 측면 디자인 / 출처 = 애플

 이 같은 높은 판매량의 배경에는 오랜만에 바뀐 디자인이 크게 작용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6부터 지속된 둥근 측면 디자인 탈피해 각진 측면으로 돌아와 많은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각진 측면 디자인은 과거 아이폰4부터 아이폰5s 까지 채택된 바 있다. 첫 공개 당시에는 '깻잎 통' 이라 불릴 만큼 놀림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가는 세련된 디자인은 4년에 걸쳐 소비자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프로 라인업은 측면에 스테인레스 재질을 채택해 고급스러운 인상을 강조했다. 실버 컬러의 스테인레스 측면은 표면 위에 추가 코팅 없이, 있는 그대로의 스테인레스 질감을 보여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래파이트(흑연) 컬러는 전, 후면과 비슷한 흑색 코팅을 씌워 일체감을 강화했다. 새로이 출시된 퍼시픽블루 컬러는 근처 광원에 따라 검은색과 진한 파란색을 오가는 오묘한 컬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의 성공에 이어 저렴한 가격의 '아이폰12 미니'와 큰 화면의 '아이폰12 프로 맥스'가 이달 말부터 판매를 앞두고 있다. 현재 판매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재고 문제가 해결되고 통신사들의 본격적인 5G 마케팅용 보조금 전쟁까지 가세된다면 올해 연말 시즌 아이폰 판매량은 그 어느 해보다 높을 전망이다. 매 해 크고 작은 잡음과 함께 출시되는 아이폰이지만 인기가 최고치를 달리고 있음을 올해도 판매량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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