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레이스가 22개월간의 험난한 대장정의 끝에 다다랐다. 그동안의 선거과정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민주당 후보간에 뚜렷한 차이가 엿보이는 대목이 많다.  

조 바이든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는 4일 밤(현지시간)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기후협약 복귀는 바이든 후보가 기후변화를 음모론으로 치부하고 국제적 협약을 탈퇴해버린 트럼프 정부의 과오를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로 내세운 상징적 공약이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는 홈페이지(https://buildbackbetter.com/)에서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부터 경기침체, 기후변화, 인종차별 등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첫날부터 달려 나갈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또 "선거 과정에서 둘로 갈라진 미국 사회를 통합하겠다. 민주당원으로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나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직은 당파적 기관이 아니고 이 나라에서 모든 사람을 대표하는 유일한 직책이며 모든 미국인을 돌볼 의무가 요구된다. 우리는 적이 아니다"라며 포용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선거기간동안 코로나 사태를 거의 방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동안에도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으며, 대선을 한 달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했고 최종 음성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을 강행하기도 했다.

두 후보는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코로나19가 곧 종식될 것"이라며 팬데믹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려고 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지난 3월 현장 유세를 일제히 취소하는 등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소홀한 트럼프 대통령과 대비되는 모습을 부각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를 찍지 않는 국민은 대표하지 않는다"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국민들간 반목과 증오를 부추기는 대목이다.

바이든은 경선 초반까지만 해도 성적은 기대 이하였지만 흑인 커뮤니티 리더인 짐 클리번 민주당 하원의원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집중 공략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올초 일어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 이후 전국적 규모의 시위가 일어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폭도라고 규정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략적으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

트럼프측이 개표중단 소송 제기와 함께 재검표를 요구하면서 큰 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더라도 이번 미국 대선의 최종 당선자는 결정된다.  

이번 대선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 사태다. 여전히 진행중이고 확산일로에 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인 4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규모가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고 로이터·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이터 자체 집계에 따르면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만2591명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미국서 일일 확진자가 10만233명 발생해 최다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한 지 닷새만이다.

노스웨스턴대학 파인버그 의학대학원의 로버트 머피 교수는 미국 정부가 현재의 방역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지금부터 내년 1월까지 10만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추가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각각 948만242명, 23만3663명으로 집계돼 세계 최대 피해국으로 기록되고 있다.

다른 여느 나라도 마찬가지겠지만 지금 미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과 통합이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과의 통합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고 안되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바이든 후보 인수위 홈페이지 캡처(위). 주한미국대사관 트위터 캡처(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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