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⑩] 친환경 투자, 구체화되고 정교해지고 있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⑩] 친환경 투자, 구체화되고 정교해지고 있다
  • [자투리경제=송지수 SNS에디터]
  • 승인 2020.11.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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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이고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존재다' 

영국의 대기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 Lovelock)이 지난 1969년 발표한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45억년 동안 생물과 무생물이 복잡하고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 등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숨통을 막게 되고 결국 지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끝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 지구는 뜨거운 탄소 쓰레기장이 돼가고 있다. 자투리경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현주소 및 전망, 보완할 점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와 사모펀들이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점은 환경 부문에 대한 투자 범위가 보다 구체적이고 정교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앞으로 투자·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는 조건을 추가하기로 했다. 영국 정부도 사상 처음으로 내년에 녹색 채권(green bond)을 발행한다.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가 28억3900만원어치로 국가 단위 시장으로는 EU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했다.

◆ 세계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탄소 15% 줄여야 투자한다"

사진=위키피디아
사진=위키피디아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은 향후 투자·인수하는 모든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15% 저감하는 조건을 추가하기로 했다.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국제컨퍼런스 ‘2020 ESG 글로벌 서밋: 복원력 강한 경제와 지속 가능한 금융의 길’ 기조연설을 통해 “탄소 전력량을 줄이는 것이 수익성을 높인다”며 투자·인수 기업 심사에 탄소 사용량을 구체적으로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투자하고 인수하는 모든 기업에 대해 사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해 해당 기업의 베이스 라인 대비 15% 감축 의지가 있는지 확인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공단과 한국투자공사(KIC) 등도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내년부터 ESG 통합전략을 넓혀 해외주식까지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2022년에는 책임투자를 5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헨리 페르난데즈(Henry Fernandez)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회장은 “바이든이 트럼프를 이기면서 ESG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은 축사에서 "기후변화와 팬데믹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며 "기후변화의 중요성을 간과해 전 세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영국, 내년 첫 녹색 국채 발행

영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내년에 녹색 채권(green bond)을 발행한다. 녹색 채권은 조달 자금을 녹색산업 사업에 사용하도록 한정한 채권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9일 하원 성명을 통해 "앞으로 수년간 녹색정책을 확대하기로 한 만큼 녹색 국채는 일련의 새로운 채권 발행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 BBC뉴스 캡처

당초 영국의 부채관리청은 발행규모가 작아 투자자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는 데다 유동성도 떨어져 녹색 채권 발행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내년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6)를 주최하기로 하면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전 세계 채권 발행의 3.5%인 2500억 달러(약 279조원) 규모가 녹색 채권이었다.

앞서 독일 정부는 지난 9월 10년 만기로 65억 유로(약 8조6천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처음 발행했으며, 프랑스와 네덜란드 역시 비슷한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녹색채권의 경우 2019년 전체 시장의 크기가 약 300조원(2500억달러)에 달하는 등 녹색금융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세계 각국은 녹색채권을 중심으로 녹색금융 시장을 활성화하는 경우가 많으며 녹색채권 안내서 제공, 녹색채권 비용 지원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다.


◆ 탄소배출권 시장도 급성장세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이 급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9월 말까지 배출권 시장에서 거래된 대금은 5300억원으로, 하루 평균 28억3900만원어치가 거래됐다. 2015년 배출권시장 개설 첫해에는 하루 5.1t이 거래됐는데 이듬해 20.8t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하루 91.4t으로 5년 새 무려 17.9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대금은 49.8배 늘었다.

국가 단위 시장으로는 EU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한 것이다.

배출권 시장 성장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7위이자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지 않는 국내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반도 주변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구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고 기온상승 속도도 다른 지역보다 빠른 상황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협정인 파리협정을 2016년 비준하고 2030년까지 감축 노력이 없을 경우와 비교해 37%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신재생 에너지 확대와 함께 배출권 거래제 도입 역시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환경부 등 감독 당국과 협조해 증권회사의 배출권시장 진입을 허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개인투자자 및 투자 회사 등에 시장을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기업의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배출권의 미래 가치에 대비할 수 있는 파생상품 도입과 배출권 관련 금융상품의 상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배출권시장 거래 흐름도=한국거래소

◆ 친환경주 상승세 지속 가능성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 제 46대 대통령 당선인으로 확정되면서 친환경주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주의 상승세가 반짝 테마에 아닌 장기적인 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일 코스피 시장에서 배터리 3대 대장주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일제히 상승했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1조3000억 달러 규모의 신재생 수질 개선 자동화, 자율주행, 5G 등의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며 "친환경산업에 대한 재정 확대 정책으로 기후 변화 대응과 함께 신재생 인프라,  수자원 인프라,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기 위한 도로 인프라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지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이후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했던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정부에서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는 정책을 낼 예정이어서 친환경 관련주에도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가장 대비되는 정책은 기후변화 정책”이라며 “그린 정책 강화를 통한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가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바이든 후보의 당선은 세계적으로 그린 정책에 탄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이 제 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2차 전지 등 친환경·에너지 정책 관련기업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조 바이든이 제 46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2차 전지 등 친환경·에너지 정책 관련기업과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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