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로 마음의 '쉼'을 전하는 김수경 대표


사는 게 뭔지 이러다 죽겠구나. 죽는 게 나을까? 생각할 때 식물과 자연을 만났습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연약하고도 강인한 생명들이 제게 건넸던 메시지를 전달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잘 살아보자고 힘내보라고 말하던 순간들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은 나에게만 팍팍한지, 힘에 부치기만 한 일상 속에서 나만을 위한 온전한 마음의 쉼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고 즐겁게 찾아오겠습니다. 이 짧은 글이 여러분의 일상에 다채로운 색으로 조금이나마 물들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다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고 자신만의 잣대를 내세워 남을 평가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피로하게 느껴질 땐 식물을 보면 시끄러운 세상과 잠시 떨어질 수 있다. 

 

베고니아 베니고

 

 

다름에 대한 염증과 같아지고 싶다는 갈망은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다. 태어날 때 부터 남들과 달리 손이 붙고 구부러진 기형의 모습으로 태어난 나는 따뜻한 집 보다는 차갑고 하얀 6인 병실이 어렸을 때부터 익숙했다.

추운 겨울에 태어난 신생아를 엎고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녔던 엄마는 지금도 무릎과 어깨가 찬바람이 불면 아프다고 했다. 수차례 대수술을 했지만 남들과 같아질 수 없었다. 유치원 어린 아이들도 무얼 아는지 본인들과 내가 다르다는걸 기가막히게 눈치를 챘다. 너와 내가 달라서 나는 항상 혼자였다. 어쩌면 스스로 ‘혼자’를 자처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베고니아 비핀나티피다
베고니아 비핀나티피다

 

베고니아 비핀나티피다
베고니아 비핀나티피다

 

남들과 같아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더이상 애써 노력하지 않았다. 손을 더이상 감추지 않고 그냥 나를 드러내 보였다. 싫으면 어쩔 수 없다는 마음이다. 이렇게 생겨먹은 걸 어쩐다? 유년 시절을 지배해 왔던 고질적인 콤플렉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나 스스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바라볼 준비가 이제는 된거 같다.

그래, 얼굴이 모두 다르고 생각이 모두 다른것 처럼 나도 그냥 좀 다른 것 뿐이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살기로 하니 남들이 수근거리는 시선이 느껴져도 이제는 괜찮다.

 

베고니아 U400
베고니아 U400
베고니아 아슈라
베고니아 아슈라

 

베고니아 과에 속한 종들은 하나같이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같은 종류의 식물인가 싶을 정도로 서로 다른 모습이다. 수수하게, 때로는 화려하게 멋진 잎을 뽐낸다.  은빛 잎, 핑크빛 잎, 심지어 푸른빛을 내는 베고니아들도 있다.  베고니아는 어린잎과 성체잎이 다르다. 자라면서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생김새가 계속 변한다.

때문에 같은 종이라고 하더라도 키우는 환경에 따라, 키우는 사람마다 그 모습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보는 재미와 키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베고니아 어텀엠버
베고니아 어텀엠버

 

 

제각기 본인의 모습으로 아름답게 피어나는 베고니아는 사람들 눈에 참 매력적으로 비춰진다.  

모든 식물이 같은 모습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른 모습 그대로 아름답기에 베고니아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다름이 있어 세상이 다채롭고 아름다울 수 있기에 인생이 매순간 새로운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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