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담다] 제주의 문화이야기(2) 제주의 해녀문화
[제주를 담다] 제주의 문화이야기(2) 제주의 해녀문화
  • [자투리경제=김현정 제주 SNS에디터]
  • 승인 2020.11.30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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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의 삶과 물마중

화려한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닌, 제주섬에서 잘 자라는 꽃과 식물이야기 그리고 풀 한포기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제주도의 자생식물과 제주만의 풍경인 곶자왈 숲, 어머니의 품과 같은 오름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제주를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직접 찍은 사진, 동영상, 지도상의 위치, 손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주의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제주의 해녀

기계 장치 없이 오로지 맨몸과 맨손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을 말하며, 이들이 하는 일을 '물질' 이라고 부릅니다.
해녀들의 일터이자 공동어장인 바다를 제주에서는 바다밭이라 일컬어 왔습니다. 

화산섬인 제주에서는 농경지가 귀하기 때문에 제주 바다도 밭으로 삼아 가꾸어 온 것입니다. 

제주의 해녀는 바다에 의지해 전복이나 소라, 해삼, 천초, 톳 등을 채취하면서 생업을 이끌어 갑니다.  제주에서는 그들을 좀수, 좀녜, 잠수(潛嫂)라고 합니다.
1629년 이건의 「제주풍토기」에 해녀들이 전복을 채취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이며, 『조선왕조실록』, 이익태의 『지영록』, 위백규의 『존재전서』등의 여러 문헌자료에 나타나고 있을 정도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의 삶이기도 합니다.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해녀는 다른 지방에서도 존재하나요? 아닙니다.

한반도에서 물질은 제주도만의 잠수 어법이었습니다. 한반도를 벗어나면 아시아 곳곳에서 물질 문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일본의 소설가 시바 료타로는 제주도 여행기인 <탐라 기행> 에서 아시아의 잠수 어법을 '흑조권' 문화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주로 구로시오 난류는 수온이 너무 차가워지지 않도록 방지하기 때문에 사람이 잠수를 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 결과 흑조권을 둘러싼
베트남, 태국 민족의 조상 그리고 제주도, 규슈 등에서 이러한 잠수 어법 문화를 공유해 왔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단체생활과 숨비 소리

한 번에 10~15m씩, 하루 7시간 안팎을 잠수하다 보면 잠수병을 앓거나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를 할머님들이 "저승의 돈 벌어 이승의 자식 먹여 살린다" 라는 속담이나 
"쇠로 못 나난 여자루 낫주(소로 못 태어나나니까 여자로 태어났다)" 라는 한탄을 통해서 해녀의 서글픔과 고달픔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이 힘들다 보니 그녀들은 혼자가 아닌 단체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해녀의 물질 능력에 따라 상군, 중군, 하둔, 똥군으로 나뉘어 깊은 바당(바다를 가리키는 방언)에 들어가는 것은 상군이 떠맡고,
어린 해녀는 한적한 바당에서 작업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할망 바당을 따로 두어서 늙은 해녀들의 생활도 서로 배려하였습니다.
서로 도와가며 고된 삶을 이겨내려는 마음이 담긴 풍습입니다.

물질에 들어간 해녀들은 보통 숨을 1~2분간 참았다가 물에 떠오른 후 '숨비 소리' 라는 톡특한 호흡을 합니다.
체내의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배출하고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휘파람 비슷한 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30~40명의 해녀가 동시에 내는 이러한 숨비 소리는 매우 장엄한 느낌을 줍니다.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사진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

 

물마중의 따뜻한 마음

이렇게 힘든 일을 다 끝내고 소라와 전복들을 한가득 따서 해녀들은 갯바위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물을 먹어 그 무거운 짐들과 내 몸을 갯바위로 들어 올리는 순간..
그때 가장 많이 사고가 납니다. 긴장이 풀어지고 몸이 무겁고 미끄러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해녀들은 마중을 나오는 이 문화를 '물마중' 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진출처 : 네이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사진출처 : 네이버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물속에서 힘들게 일하고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갯바위에 나온 물마중을 보면 피가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오늘도 힘들게 죽을 고비를 넘기고, 숨 참아가며 힘들게 일했지만
마지막 갯바위에 올라가야 오늘의 마지막 고된 노동이 끝나는데, 그 끝에 물마중을 나온 사람이 있으면 살맛 난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 모두 힘든 이 시기에 그런 느낌.


나에게 누군가 따뜻하게 물마중을 나온다면 삶에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을까요?
내 주변, 가족들에게 따뜻한 물마중을 나가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제주를 담다] 시리즈, 하영봅서!

[하영봅서 : '많이보세요'의 제주도 방언입니다]
 

IT업계 기획자이자, 식물을 사랑하는 보태니컬 작가_엘리(El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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