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마음] 식물로 마음의 쉼을 전하는 김수경 대표

사는 게 뭔지 이러다 죽겠구나. 죽는 게 나을까? 생각 할 때 식물과 자연을 만났습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연약하고도 강인한 생명들이 제게 건넸던 메시지를 전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자고 힘내보라고 말하던 순간들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은 나에게만 팍팍한지, 힘에 부치기만 한 일상 속에서 나만을 위한 온전한 마음의 쉼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고 즐겁게 찾아오겠습니다. 이 짧은 글이 여러분의 일상에 다채로운 색으로 조금이나마 물들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식물도 잠을 잔다. 잎을 찬란한 빛으로 물드는 가을의 잎들은 아름다운 빛으로 물들었다가 황홀하게 바닥으로 차곡차곡 떨어진다. 겨울을 준비하는 중이다. 봄과 여름에 무던히 힘을 내었던 나무들은 다시 올 봄을 기약하며 겨울잠에 들어간다. 나무도 자연도 쉬었다 가는 계절이 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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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법을 몰랐다. 쉬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다. 그저 여름 휴가철이면 가족들과 산 좋고 물 좋은 곳에 가서 며칠 놀다 오거나, 퇴근 후 친구들과 화려한 서울의 빛에 취하는 것이 쉬는 건줄 알고 지냈다. 그래도 공허한 마음은 달랠 수 없었지만 열심히 살면 언젠간 좋은날이 오겠지 하며 살았다. 그러다 보니 지금을 살아가는 나는 언제나 미래의 나 보다는 뒷전일 수밖에 없었다.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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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참으면 돼, 조금만 더 하자. 열심히만 살아야 한다는 주문은 어른이 된 지금, 마음이 비어버린 어른으로 살아가게 한다. 그래서인지 마음에 여유가 없이 매일을 급급하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열심히 사는 것은 당연히 지향해야 하는 삶의 방식이지만 왜 꼭 열심히만 살아야 할까. 겨울의 나무들처럼 잠깐 쉬는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것은 나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일까.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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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나에게만 엄격한 평가의 잣대를 잠깐 내려놔도 좋다. ‘를 찾는 시간 없이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만 한다면 달리는 어느 순간 내가 왜 달리고 있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 잠깐은 멈춰 서서 가쁜 숨을 가다듬어도 좋다.

몇 번의 가파른 인생 곡선을 겪다보니 지금은 열심히 달려야 할 때, 또는 지금은 쉬어가야 할 때인지 느낌이 온다. 겨울이 깊어가는 지금 내 주변에 변화를 받아들이며 나는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잘 쉬어야 봄에 새순처럼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 쉰다는 건 거창한 게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시간 내어 읽거나 가만히 앉아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보거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면 짧은 시간도 충분히 쉴 수 있다.

나를 위한 시간을 꼭 내보자.

마음이 꽉 찬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잠깐 짬을 내여 열심히 쉬어본다.

 

 

 

- plant restism 대표

- 원예 치료사

-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건축설계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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