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⑮] 인간과 생물의 '동고동락'
[연중기획-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⑮] 인간과 생물의 '동고동락'
  • [자투리경제=윤영선 SNS에디터]
  • 승인 2020.12.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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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경제 친환경 연중기획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이고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존재다' 

영국의 대기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 Lovelock)이 지난 1969년 발표한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45억년 동안 생물과 무생물이 복잡하고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 등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숨통을 막게 되고 결국 지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끝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 지구는 뜨거운 탄소 쓰레기장이 돼가고 있다. 자투리경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현주소 및 전망, 보완할 점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어떤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그 고통은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피터싱어·짐 메이슨 지음 '죽음의 밥상')

"우리는 동물이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을 기꺼이, 전적으로 인정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전혀 신경 쓸 일이 아니라고 여긴다"(마크 롤랜즈 지음 '동물의 역습')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각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통도 느낄 수 있다. 지금이야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17세기에만 해도 사람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이 동물을 때렸을 때 낑낑대는 소리가 고통 때문이 아니라 기계가 잘못 맞물려 삐그덕 소리가 나는 것과 같은 현상이라고 넘겼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볼더스 해변에 사는 펭귄, 서울 우이천 청둥오리, 남아프라카 케이프타운 도심 The Company's Garden 내 청솔모, 남아프리카 후트배이(Hout Bay) 해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볼더스 해변에 사는 '펭귄', 서울 우이천 '청둥오리', 남아프라카 케이프타운 도심 The Company's Garden 내 '청솔모', 남아프리카 후트배이(Hout Bay) 해변

◆ 동물도 생각을 하고 고통도 느낀다

이제는 윤리 대상에 인간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동물도 사람처럼 윤리적으로 대우받아야 할 생명이다. 동물은 물론 식물과 곤충 뿐 아니라 개울이나 호수 등 지구에 있는 모든 것들은 보호받아야 한다. 동물 윤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강아지와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 뿐만 아니라 소, 돼지, 닭 등의 가축도 함부로 괴롭히거나 죽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돼지는 결코 더러운 동물이 아니다. 뛰어난 지능에 활동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동물이다. 하지만 좁디좁은 사육장에서는 배설물과 같이 나뒹굴수 밖에 없다. 

평생을 A4 용지 한장 정도의 공간에서 생활하는 암닭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끊임없이 알을 낳는다. 이후 더 이상 알을 낳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지면 프라이드 치킨이 된다.

소들은 원래 넓은 풀밭을 돌아다니며 풀을 뜯어먹고 사는 동물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하고 우리에 갇혀 지내면서 풀은 많이 먹지 못하고 옥수수, 보리, 꽁 찌꺼기 등을 주로 먹는다. 풀밭을 돌아다니면서 풀을 먹은 소의 고기는 질기고, 풀 보다 곡물을 많이 먹은 소의 고기가 더 부르럽기에 사람들은 소들을 가둬서 기른다. 마블링이라 불리는 지방질은 바로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소의 고기다.

환경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무분별한 개발을 멈추고 종과 서식지를 고려한 보호와 보전이 필요하다"며 "옷, 신발, 가방, 허리띠, 액세서리 등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가죽제품이 어디에서 왔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멸종위기 동물의 목록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서울 우이천. 물고기가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어도(魚道)를 만들어 놓았다.
서울 우이천. 물고기가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갈 수 있도록 어도(魚道)를 만들어 놓았다.

◆ 토지윤리 · 환경윤리 · 동물윤리

윤리란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키거나 행해야 할 도리를 뜻한다. '토지 윤리'란 토지를 인간이 속한 공동체로 바라보고 사랑과 존중을 가지고 매우 조심스럽게 이용해야 한다는 윤리다.  '환경 윤리'는 환경을 경제적 가치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모든 생물이 인간과 동일하게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동물 권리'란 동물과 인간은 수평적이고 동등한 관계이기 때문에 동물을 사고팔거나 실험도구, 오락물, 음식물 등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동물 복지'란 인간의 필요를 위해 동물을 이용할 수 있지만 동물의 복지와 관련된 모든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동물 윤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가축을 길러서는 안되고 이런 고기를 사용해 음식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면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고기를 전혀 먹지 않고 채식을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다. 

고기를 먹기는 하지만 양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풀밭에 풀어서 자연스럽게 키우거나 사육장을 넓히고 먹이에 신경을 써서 기르는 등 보다 윤리적이고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가축을 키우는 농장의 고기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가축들이 사는 동안만이라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최근 동물복지 계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동물복지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계란을 말한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선 제곱미터(㎡)당 9마리 이하로 사육 면적 밀도를 지키고, 계사 내에 횃대를 설치하는 등 140여개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동물복지 계란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계란을 말한다. 이 인증을 받기 위해선 제곱미터(㎡)당 9마리 이하로 사육 면적 밀도를 지키고, 계사 내에 횃대를 설치하는 등 140여개의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 비건(Vegan) 트렌드 '확산'

동물복지, 환경보호 등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은 '비건(Vegan ·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엄격한 채식)'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비건은 원래 동물성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거절하는 것은 물론 동물 실험을 한 제품 또한 사용하지 않는 모든 활동을 넘어 이제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의식, 식량난 문제 해결 등의 활동에도 비건 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식품업계에서도 최근 소비의 중심이 된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정식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이나 동물복지 실천 제품, 친환경 제품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비건 인증은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제품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에만 주어진다.

전 세계 비건 식품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127억달러로, 2025년에는 약 24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식 열풍과 함께 비건 인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가치소비 경향이 확산되며 비건 식품이 업계의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고 있다.

친환경 소비를 식문화에 접목한 대표적인 제품이 대체육이다. 실제 동물을 사용하지 않고 고기 맛과 식감을 내는 식품을 뜻하는 대체육은 현재 주로 콩이나 호박 등 채소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활용해 만드는 식물성 고기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 채식 인구는 최대 150만명 수준이다. 

동원F&B는 미국 대체육 제조사인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식물성 고기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제로미트'를 론칭하고 현재 '베지 너겟'과 '베지 까스', 함박 2종까지 제품 4종을 운영하고 있다.  

비건 인증 식품 출시가 이어지자 이마트는 전국 20여 개 점포에 다양한 채식 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채식주의존을 도입했다. 

롯데마트는 잠실점 6층 식당가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열었다.  롯데마트 식당가에 비건 전문 식당이 입점하기는 처음이다. 주메뉴인 채식 해장국 외에 느타리 두루치기, 새송이 강정 등 다양한 비건 메뉴를 판매한다.

동물복지 인증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11월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 늘었다. 동물복지 인증은 동물보호법의 동물복지 기준에 따라 인도적으로 사육 및 운송, 도축된 축산물만 받을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체 닭고기 매출 가운데 30%를 동물복지 인증 닭고기가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아디다스, 구찌 등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그룹은 버섯에 주목하고 있다. 구체적으론 버섯 균사체로 만든 비건 가죽인 마일로(Mylo)다.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윤리적인 이유로 모피 사용을 기피하면서 이를 대체할 비건 가죽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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