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 친환경 연중기획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이고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존재다' 

영국의 대기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 Lovelock)이 지난 1969년 발표한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45억년 동안 생물과 무생물이 복잡하고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 등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숨통을 막게 되고 결국 지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끝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 지구는 뜨거운 탄소 쓰레기장이 돼가고 있다. 자투리경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현주소 및 전망, 보완할 점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좋은 것을 필요한 만큼만 착하게 쓰는 '녹색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착한 소비'란 조금 비싸더라도 생산자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물건,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살릴 수 있는 물건 등을 구입하는 행위를 말한다.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족이나 '에코 맘'(EcoMom)들은 물건 하나를 고를 때도 반드시 지구의 환경을 고려한 제품을 구매한다. 또 환경보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친환경 제품이나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고 돈이 더 들더라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만든 제품을 기꺼이 구입한다.  

최근들어 친한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일반소비자들도 친환경 제품을 사기 위해 지갑을 더 여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제, 샴푸 등 일반 소비재의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때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는 금액을 묻는 질문에 일반 제품 가격이 1만원일 때 평균 1만2906원, 일반 제품이 5만원일 때 평균 5만5073원까지 금액대별로 최저 10%에서 최고 29%까지 더 돈을 쓰겠다고 응답했다.

TV, 냉장고, 에어컨 등 내구재 상품도 일반 제품이 100만원이면 친환경 제품은 이보다 25% 더 비싼 평균 125만원까지 구입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사회적 웰빙 '로하스'

최근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제품으로 표시된 것을 꼭 확인하고 구입하는 등 지구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소비하는 의식있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생각하는 의식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로하스족들이 많아질수록 기업들도 친환경적인 제품을 더 많이 만들 것이다.

웰빙이 개인의 행복과 건강을 추구하는 것이라면 로하스에는 사회적이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우리의 다음 세대와 미래의 환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생활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적인 가치가 강조됐다는 점에서 '사회적 웰빙'으로 불리기도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새로운 소비문화가 생겨나고 새롭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단순한 자원 재활용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지난 업사이클링 제품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젊은 층과 소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런 소비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친환경 제품이나 재생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고 돈이 더 들더라도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만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 '친환경'을 위한 생활 속 작은 실천   

일상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은 아주 사소한데서 출발한다. 작은 컵 하나를 챙겨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친구들과 함께 식당이나 분식점에 갔을 때 일회용 컵 대신 자기 껍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로하스족에 대해 설명해주고 동참할 것을 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무한한 혜택을 생각한다면,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 낭비를 줄이고 환경을 파괴하는 않는 물건을 사는 것은 특이한 행동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다.

환경 보호는 공정무역과 맥을 같이 한다. 공정하지 못한 거래에서는 생산하는 사람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수를 받지 못해 더 가난해지고, 소비하는 사람은 부당한 값을 지불해 손해를 보는데 중개업자만 중간에서 이윤을 챙기게 된다.

공정무역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생산자가 누구이고 생산자가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물건을 만드는지 인터넷이나 홍보물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상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소비자가 지불하는 물건값이 어떻게 책정되었는지, 그 중에서 얼마가 생산자에게 돌아가는지 정확하게 이해시켜 준다. 

이렇게 할 경우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생산자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보다 정성을 기울여 제품을 만들게 된다. 잘 만들수록 물건의 값어치가 올라가고 그 가치만큼의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는 생산자를 이해하고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적 관계를 맺으면 유통과정에서 일어나는 노동력 착취나 불공정한 거래를 막을 수 있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재배과정에서 추가로 들어간 비용등을 공개할 경우 소비자들도 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된다.

새로운 소비양식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작은 실천이다. 그러므로 물건을 사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자. 그래도 소비를 멈출 수 없다면 이왕이면 공정한 소비, 착한 소비, 윤리적 소비에 한걸음 더 가까이 가보자.

일회용 종이컵 대신에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하는 습관에서 환경실천은 시작된다. 마구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지구 환경오염은 심화되고 있다. 더이상 온난화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절실하다. 사진=픽사베이
일회용 종이컵 대신에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하는 습관에서 환경실천은 시작된다. 마구 버려지는 페트병으로 지구 환경오염은 심화되고 있다. 더이상 온난화가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에너지 개발이 절실하다. 사진=픽사베이

◆ 친환경 '에코 패키지'

친환경 가치소비 확산 및 지속 가능 성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에코 패키지(Eco Package)' 상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분리배출이 쉬운 에코 라벨부터 기존 플라스틱 용기를 종이 용기로 대체한 제품, 인증 받은 친환경 소재를 포장에 도입한 제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플라스틱 패키지를 지함 형태의 종이 패키지로 전면 교체했다. 이를 통해 자연 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90% 이상 절감했고, 별도로 제공되던 레시피 안내문을 패키지 후면에 넣어 종이 사용량도 함께 줄였다.

동원F&B는 지난 8월 외부 충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용기를 제거한 ‘양반김 에코패키지’를 출시했다. 포장 부피가 줄어 플라스틱은 물론 비닐과 종이 사용까지 절감했다. 포장지에는 ‘레이저 컷팅 필름’ 기술을 도입한 점선을 넣어 손쉽게 뜯을 수 있도록 했다.

정식품은 최근 손쉽게 분리할 수 있는 에코 라벨을 도입한 베지밀 검은콩 두유 병 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절취선 부분에 '라벨을 병과 분리해서 재활용해 주세요'라는 안내문구를 넣어 소비자의 자발적인 분리배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달콤한 두유 베지밀 비 950ml 팩 제품을 시작으로 950ml 대용량 팩 제품군에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바이오 캡(뚜껑)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녹즙은 지난 달 '수분리 라벨'을 적용한 프레시 석류&콜라겐과 프레시 당근&망고를 출시했다. 수분리 라벨은 물에 쉽게 녹아 분리가 용이한 라벨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분리배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사진=각 사

◆ 지구·여행자·현지인 모두가 즐거운 '착한 여행'

환경을 지키면서 여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를 이용해야 하는데, 비행기는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거대한 공룡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승객 1인당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살펴보면 1km당 철도 21.7g, 지하철 38.1g인데 비해 도로는 130.8g, 항공은 150g으로 월등히 높다.
 
그렇다고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여행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환경파괴를 최대한 줄이고, 여행지에서 지불한 비용이 현지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여행을 하면 된다. 공정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비행기를 최소한만 이용한다. 버스나 트래킹 같은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리조트나 호텔 대신 현지인들이 제공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현지인들이 직접 해주는 음식을 먹는다. 또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우선시 돼야 바람직한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여행은 단순한 재미나 놀이가 아니라 낯선 문화와 사람들, 환경과의 관계 맺음이다.

공정여행 단체인 이매진피스(Imaginepeace)는 공정 여행자가 되기 위한 방법 10가지를 제시했다.

우선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여행이다. 비행기 이용과 일회용품 사용, 물 사용을 최대한 줄인다. 둘째는 동식물을 돌보는 여행이다.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셋째는 성매매 등 다른 사람의 삶을 파괴하지 않는 여행이다.

넷째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여행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이나 숙소, 교통을 이용하면 된다. 다섯째는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이다. 지나친 할인을 요구하거나 과도한 쇼핑을 하지 않으면 된다. 여섯째는 관계를 맺는 여행이다. 현지의 언어와 노래, 춤을 배우고, 여행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에게 줄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등 서로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일곱째는 사람과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이다. 그들만의 문화를 존중하고 그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여덟째는 고마움을 표현하는 여행이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아홉째는 기부를 하는 여행이다. 여행경비의 1%는 현지의 단체에 기부하자. 마지막 열번째는 행동하는 여행이다. 현지에서 비윤리적인 일이나 부당한 일을 접했다면 단호하게 항의하고 거부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한번 지나치는 여행지이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삶의 터전임을 잊지말자. 개념있는 공정 여행자가 늘어날수록 여행이 주는 즐거움도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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