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어 인기 차트로 돌아보는 2020년
-당근마켓(1위), 공간의 장벽 극복하고 지역 기반 중고 거래시장 활성화
-ZOOM(2위), 언택트 시대 '필수품' 자리매김…순위권 밖에 있던 '건강상태 자가진단' 14위 급상승

출처 = 애플
출처 = 애플

 2020년을 빛낸 최고작, 올해의 인기 앱 차트가 공개됐다.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던 2020년, 어떤 어플이 차트의 높은 자리를 차지했을까. 앱스토어 인기 차트를 살펴보며 2020년을 돌아보자.

 

2019년과 2020년의 앱스토어 인기 무료 앱 차트

- 당근마켓 ( 11위 1위 )

 올해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어플 자리는 당근마켓이 차지했다. 당근마켓은 지난 해 11위보다 10계단 상승해 1위의 자리에 올랐다.

 당근마켓은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중고거래 서비스다. 기존에는 중고나라를 비롯한 온라인 기반의 중고거래 서비스가 주류였다. 기존 서비스에서도 직거래가 가능했지만 많은 거래가 계좌이체-택배배송의 구조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근마켓은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특징으로, GPS를 이용해 접속 지역을 인증해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인근 지역 사람들 사이에만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다.

 공간의 장벽을 무시할 수 있다는 온라인의 이점을 보란 듯이 뒤로한 채 인근 사람끼리만 직거래를 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서비스 모델은 얼핏 듣기에는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당근마켓은 중고거래 서비스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기존 중고거래 서비스는 택배배송을 위해 우체국을 찾아야 한다는 번거로움과 어떻게 사기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존재한다는 큰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당근마켓은 이러한 단점을 지역 사람들끼리 거래할 수 있도록 이어주어 물건을 직접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거래를 끝낼 수 있도록 만들어 해결했다. 공간의 장벽이라는 한계를 오히려 자신들만의 전략으로 소화시킨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한 해가 비대면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와중에도 대면 기반 서비스로 1위를 차지한 당근마켓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코로나라는 패널티를 안고도 1위에 오른 당근마켓이 과연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급성장한 2020년보다 앞으로 다가올 2021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 ZOOM Cloud Meetings ( 순위권 밖 2위 )

 2020년이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ZOOM 이라는 서비스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올 한해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크게 성장한 서비스를 꼽으라면 단연 ZOOM이 1위로 꼽힐 것이다. ZOOM은 화상회의, 컴퓨터 화면 공유 등을 도와주는 온라인 미팅 서비스다.

 인터넷의 시대가 오며 더 이상 사람들이 직접 만나지 않고도 회의를 할 수 있다는 말은 모두가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모여서 회의를 했고 출장을 다녔다. 기존 관습에 대한 관성일 수도 있고 아직은 온라인 회의가 오프라인 회의를 대체하기에 기술적으로 충분하지 못해서 일수도 있다. 무엇보다 실제 사람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과 전자기기에 대고 이야기 하는 것은 전달력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ZOOM을 이용한 화상 회의, 출처 = ZOOM
ZOOM을 이용한 화상 회의, 출처 = ZOOM

 그러나 2020년이 코로나로 인해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의 한해가 된 탓에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모여야만 했다. 많은 회사들이 재택 근무로 전환했고 대학교는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각종 컨퍼런스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로 인해 ZOOM은 많은 사람들의 필수품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코로나가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도 ZOOM이 여전히 필수품의 자리를 지키고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사람들은 다시 학교로, 직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일부 직종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재택 근무의 효율성을 느끼고 코로나가 끝나도 상시 재택 근무가 가능하도록 유지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의 직종에는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의 종식을 ZOOM 어플을 삭제함으로 축하하는 유행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 건강상태 자가진단 ( 순위권 밖 14위 )

 교육부의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이 14위로 순위권에 올랐다.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매일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고자 만든 어플이다.

학생들은 매일 아침 등교 전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을 통해 발열,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 오한 등의 증상이 있는지 체크해야한다. 이 중 증상이 하나라도 있으면 등교를 할 수 없게 된다.

부디 2021년에는 코로나가 종식되고 건강상태 자가진단 어플이 모두의 스마트폰에서 사라지길 바라본다.

 

- Netflix ( 7위 3위 )

- YouTube ( 10위 5위 )

 집콕의 필수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올해도 순위권에 올랐다. 두 서비스 모두 전년보다 4, 5계단씩 상승해 3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처 = 와이즈앱

 지난 10월 와이즈앱이 발표한 한국인의 넷플릭스 월 결제금액 추이에 따르면 추정 결제금액은 올해 2월에 잠시 주춤한 이후 4월부터 꾸준히 400억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200억 원 근처를 유지한 전년도와 비교하여 약 2배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는 올해 3월부터 코로나로 인해 이용자가 크게 증가한 탓에 시스템 부하를 줄이고자 기본 화질을 고화질(HD)에서 표준 화질(SD)로 낮추어 서비스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는 코로나로 인한 특수를 맞아 수요가 크게 상승했지만 이전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었으며 더 이상 대체품이 없는 서비스라고 불릴 정도이기에 향후 몇 년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 쿠팡 ( 9위 4위 )

- 배달의민족 ( 8위 7위 )

 집콕의 필수품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뿐만이 아니다. 나가지 않아도 물건을, 음식을 집 앞까지 가져다 주는 쿠팡과 배달의민족이 올해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쿠팡은 전세계적인 불황 속에서도 고용 규모를 늘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언택트 시대에 쿠팡의 성장이 얼마나 두드러지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기존의 e커머스 사업에 이어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 배달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한편 기존 음식 배달 시장의 강자 배달의 민족도 순위권에 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외식조차 쉽사리 할 수 없어진 상황에서 배달 음식은 단비같은 존재다.

 그러나 전년도 차트에서 6위를 차지한 요기요는 올해 순위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전년도에는 슈퍼클럽(월 1만 원을 구독비로 내면 주문 시 건당 3000원 씩 총 10번을 할인 받을 수 있는 요금제) 반값 행사와 할인 쿠폰 지급 등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으로 추측된다.

 

 앱스토어 인기 차트를 살펴보며 2020년은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한해임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라는 패널티를 안고도 큰 성장을 이루어낸 서비스가 있었는가 하면 코로나 덕분에 성공한 서비스도 있었다. 올해 순위권에 오른 서비스들 중 얼마나 많은 서비스가 내년이 되어서도 차트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변화하는 시대에 맞추어 어느 서비스가 살아 남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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