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재건축 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속에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이 쉬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건설사들도 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이 어려워지자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리모델링은 노후 아파트를 수선하거나 증축해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으로 재건축보다 규제가 덜하다. 임대주택 공급 의무가 없고, 초과 이익환수제 대상도 아니다.

재건축의 경우 추진연한이 30년으로 길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이 지나면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재건축은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수직 증축의 경우 B등급, 수평·별동증축은 C등급 이상이면 가능하다. 

정부는 2014년 4월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허용했다. 최대 3개 층(15층 이하는 2개 층)을 더 올릴 수 있는 수직증축은 가구 수를 늘리기 쉽고, 늘어난 가구 수(종전 가구수 대비 15%)를 일반분양할 수 있다.

또 재건축은 주민 75%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리모델링은 주민의 66.7%가 동의하면 사업에 착수할 수 있다.

경기 불황과 정부의 재건축규제 속에 아파트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는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재건축보다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사업추진이 쉬운데다 재건축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은 리모델링 아파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경기 불황과 정부의 재건축규제 속에 아파트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을 통해 주거환경 개선에 나서는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재건축보다 규제가 까다롭지 않아 사업추진이 쉬운데다 재건축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은 리모델링 아파트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 리모델링 추진 수도권내 아파트 단지, 2019년 37곳→2020년 54곳

1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7조2930억원에서 2025년 23조3210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으로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조합설립인가 완료 및 조합창립총회 예정 단지 포함)는 2019년 12월 말 37곳(2만3935가구)에서 작년 12월 말 54곳(4만551가구)로 늘었다. 

지난해 2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의 경우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아파트(1707가구)와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남아파트(807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1차)쌍용아파트(264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경기도에서는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 금정동 율곡주공3단지(242가구)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평촌 목련2단지도 수평증축 설계안으로 건축 심의를 끝마쳤다. 

부산시 남구 용호동 LG메트로시티(7374가구)는 지난해 말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했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우방청솔맨션아파트(194가구)도 리모델링 조합설립 추진위를 구성하고 지난달 협력업체 입찰 공고를 냈다.

현대성우 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단지 조감도와 투시도. 포스코 건설
현대성우 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단지 조감도와 투시도. 포스코 건설

◆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도 리모델링 전담조직 구성

건설사들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나서면서 적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리모델링 사업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건설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사업비 2100억원), 6월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723억원) 리모텔링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또 지난해 12월 용인시 수지구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현대건설과 공동 수주했다.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의 현대성우 8단지 아파트는 지난 1999년 지어져 올해로 21년이 지난 단지다. 수평 및 별동 증축을 통해 기존 1239세대에서 1423세대로 새로이 거듭날 예정이다. 이 중 184세대는 일반분양되며, 준공은 2027년초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2947억원)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708억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현대건설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현대건설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 새해 첫 마수걸이 수주는 아파트 리모델링으로 결정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신정마을용인수지 9단지 주공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전날 개최한 임시 총회에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단독 선정했다. 이 사업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0층, 9개 동 규모의 주공 아파트 812가구를 증축해 지하 3층∼지상 23층, 9개 동 914가구로 리모델링하는 것이다. 공사비는 2280억원으로 책정됐다. 단지명은 '힐스테이트 그레이트 나인'으로 정해졌다.

현대건설은 첨단 스카이라운지, 대형 커뮤니티, 명품 조경 마감재, 키즈 특화 공간, 지하 주차장 비율 100%, 3베이(Bay)·3면 개방 평면 등을 갖춘 주거 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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