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과 마음] 식물로 마음의 쉼을 전하는 김수경 대표

사는 게 뭔지 이러다 죽겠구나. 죽는 게 나을까? 생각 할 때 식물과 자연을 만났습니다. 벼랑 끝에서 만난 연약하고도 강인한 생명들이 제게 건넸던 메시지를 전달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자고 힘내보라고 말하던 순간들을 이야기 하겠습니다. 

왜 이렇게 세상은 나에게만 팍팍한지, 힘에 부치기만 한 일상 속에서 나만을 위한 온전한 마음의 쉼을 독자 여러분들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무겁게 때로는 가볍고 즐겁게 찾아오겠습니다. 이 짧은 글이 여러분의 일상에 다채로운 색으로 조금이나마 물들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식물을 키우다 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에 대한 면역이 생겼다. 나름 열심히 돌봤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비해 꽃의 양과 크기가 작다거나 아니면 아예 꽃을 피우지 않는 경우도 있다.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작년 겨울 화사한 분홍빛을 자랑하던 부겐베리아가 이번 겨울엔 꽃 한 송이는커녕 잎 몇 장으로 간신히 생명유지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전과 같이 관리 했다고 생각 했는데, 내 노력도 몰라주고 괘씸하기까지 하다.

애꿎은 식물을 보며 한숨을 쉬는 대신 근 일년간 내가 이 작고 여린 식물을 어떻게 대했는지 생각해 본다. 애정과 관심을 쏟는 만큼 식물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보답을 한다.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땐 잠시 멈춰서서 어떻게 달려왔는지 그 길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재정비를 하는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잠시 숨을 돌려 있는 그대로 상황을 바라보게 한다. 그렇게 멈춰서니 비로소 보인다. 

이런저런 핑계가 많은 작년이었다. 집에 큰일이 여러번 있어 집안에 있는 생명들을 잘 돌보지 못했고, 사실 될대로 돼라는 식의 마음도 없지않았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 미안한 마음에 식물들을 다시 돌보기도 했다. 무심함과 미안함이 가득한 한해를 부겐베리아는 견뎌냈다.

식물은 마음을 그대로 비춘다. 소홀했던 마음이 그대로 식물의 모습으로 보여지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그래도 다시 꽃을 피울 준비를 한다. 볼품없이 피어나는 한 송이지만 이 꽃처럼 내 마음에 살도 다시 찌워본다.

어찌됐든 힘을 내보라고 식물이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오늘도 무던히 살아주는 마음의 거울을 보며 식물과 내 마음을 함께 보듬어 본다.

위로를 건네는 식물을 보며 다시 기운을 낸다.

 

 

 

 

- plant restism 대표

- 원예 치료사

-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건축설계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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