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경제 친환경 연중기획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

'지구는 생물과 무생물이 공존하는 하나의 생명체이고 자신을 스스로 조절하는 존재다'

영국의 대기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 Lovelock)이 지난 1969년 발표한 '가이아 이론(Gaia Theory)'이다.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후 45억년 동안 생물과 무생물이 복잡하고 서로 상호 작용하면서 일정한 환경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야기한 환경문제 등으로 자기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의 숨통을 막게 되고 결국 지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성장이라는 명목 아래 이뤄지는 무분별한 개발과 끝없이 화석연료를 사용한 결과 지구는 뜨거운 탄소 쓰레기장이 돼가고 있다. 자투리경제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공존경영]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의 공존 방안과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경영의 현주소 및 전망, 보완할 점 등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 1962년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에서 봄이 와도 새의 지저귐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날들을 얘기했다. DDT나 PCB와 같은 화학 약품을 마구 사용한 결과 새가 알을 낳고 부화시킬 수 없게 됐다는 얘기다. 

# 1996년 3월 미국에서 '도둑 맞은 미래'라는 책이 출간됐다. 테오 콜보(Theo Colborn) 박사는 이 책에서 암수가 한 몸인 잉어, 암컷 모양을 한 수컷 숭어 등 자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일들을 적나라하게 소개했다.

# 인류는 동굴을 나오면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 풀이 많은 지역에서는 풀로 집을 지었고, 나무가 많은 지역에서는 나무로 집을 지었다. 또 흙이나 돌, 얼음, 천, 벽돌 등으로도 집을 지었다. 이들 재료는 모두 환경친화적이면서 인간과 잘 어울렸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자 더 많은 집이 필요했고 좁은 곳에 더 높이 집을 지어야만 했다. 이 때부터 철근과 콘크리트, 시멘트 등이 사용됐다. 겉이 그럴싸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시멘트 벽에는 알록달록한 페인트가 칠해졌고 벽지와 바닥에도 화학물질이 들어간 합성재료들로 도배가 됐다.  

호르몬이란 동물의 몸속에 있는 기관에서 만들어져 피를 타고 흐르면서 특정 기능을 하는 화학 물질을 말한다. 남녀의 특징을 다르게 해주는 것이 성호르몬이고,  키를 자라게 하는 것은 성장 호르몬이다. 이같은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내분비 교란 물질(Endocrine Disruptor)'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환경 호르몬이다. 

◆ 면역체계를 무너뜨리는 각종 첨가물 

'적색 색소 3호·102호·104호', '황색색소 4호', '청색 색소 1호'  
햄, 소시지, 베이컨 등에 들어있는 합성 착색료다.  합성 착색료는 오랫동안 일정한 색을 내도록 식품이나 화장품 등에 첨가하는 합성 물질이다.

'질산염', '아질산나트륨'  이것들은 식품에 포함된 색소와 반응해 식품의 색을 선명하게 해주는 발색제다. 

'인산염류'는 식품의 맛이나 풍미 등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주는 첨가물이고, '소브산'은 식품이 부패하지 않게 해주는 방부제다. 버터와 마가린 등에도 소브산이 들어간다. 라면에는 인산염류와 프로필렌글리콜, 감미료, 산화 방지제 등 수많은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다.

초콜릿과 과자에는 감미료와 착색제, 유화제 등이 들어있다. 주스, 탄산음료, 스포츠드링크 등에는 감미료인 사카린과 착색료인 아스파탐, 벤조산나트륨 등이 들어간다.

가공식품 봉지의 뒷면을 살펴보면 낯선 이름이 식품 첨가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에 괜찮다가 과자를 먹은 후 피부를 다시 긁기 시작하는 아토피 환자들을 보면 이런 식품첨가물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가공식품 봉지의 뒷면을 살펴보면 낯선 이름이 식품 첨가물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평소에 괜찮다가 과자를 먹은 후 피부를 다시 긁기 시작하는 아토피 환자들을 보면 이런 식품첨가물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알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 서서히 내 몸에 쌓여가는 '환경호르몬'

환경호르몬은 살충제, 농약, 중금속, 의약품 속에 모습을 감춘 채 음식과 호흡기, 피부 점막 등을 통해 우리 몸 깊숙한 곳으로 파고들어온다.

'다이옥신'은 환경호르몬을 만들어 내는 대표적인 화학물질이다. 제초제 등의 화약약품에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우리가 먹는 어패류나 육류, 계란, 우유와 유제품 등에도 들어있다. 벌레를 죽이는 DDT도 환경 호르몬을 유발하는 화학약품이다.  폴리염화바이페닐이라고 불리는 PCB는 변압기나 스위치 등 전기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물질이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에도 환경호르몬이 들어있다. 비스페놀 A(BPA)는 아기젖병과 음료수 캔 등에 사용되고, 트탈산 에스테르는 갖가지 플라스틱 제품에 들어가 있다. 컵라면 용기의 재료인 스타이렌 수지에도 환경호르몬이 들어가 있다. 

비스페놀 A는 불임 확률을 높이고 치아에도 손상을 입힌다. 플라스틱 제품을 부드럽게 만드는데 쓰이는 프탈레이트는 어린이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선박 표면에 따개비 등이 달라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페인트를 바르는데, 그 속에는 유기주석 화합물(TBT)이 함유돼 있다.
 
샴푸의 풍성한 거품에는 합성 계면 활성제가 들어가 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은 사용할 때도 문제지만 버려진 것을 태울 때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이러한 물질들은 탈 때 다이옥신을 내뿜는다.      

◆ 화학물질로 도배된 새집…'새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  

새 집에는 새로 만든 윤기가 나는 가구가 들어오고 새 카펫이 깔리고, 새 커튼이 달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화학물질이 잔뜩 묻어있는 집안에 들어오게 되면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시름시름 앓게 된다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사용되는 시멘트, 석고 보드, 플라스틱, 페인트, 합성벽지, 합성바닥재, 접착제, 실리콘 등에는 폼알데하이드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들어있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란 벤젠, 에틸벤젠, 톨루엔, 크실렌, 아세트알데히드 등 쉽게 공기중으로 기화되면서 환경과 사람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물질을 말한다.  이 물질들은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폐와 피부,기관지 등에 나쁜 영향을 주는데, 특히 아기와 어린이들에게 더 심한 영향을 준다. 

특히 새집에서 나오는 공기 오염물질은 대부분 화학 물질인데, 이러한 화학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된 사람들은 이후 아주 적은 양의 화학물질에 접촉해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상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극미량의 화학물질에도 재채기, 콧물, 두드러기,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심한 경우 우울증, 난폭증, 집중력 결핍, 정신 분열 등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공기 정화식물을 키우는 것도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좋은 방법이다. 식물은 앞의 뒷면에 있는 작은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하고 뿌리로 빨아들인 산소와 물을 수증기 형태로 배출해 자연스럽게 실내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공기 정화식물을 키우는 것도 실내 공기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좋은 방법이다. 식물은 앞의 뒷면에 있는 작은 기공을 통해 이산화탄소와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흡수하고 뿌리로 빨아들인 산소와 물을 수증기 형태로 배출해 자연스럽게 실내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photo by. plant restism 김수경

◆ 새 것 탐내지 않기· 건강한 음식 골라먹기

새 책, 새 가방, 새 운동화, 새 차를 가질수록 집안과 몸안에는 환경호르몬에 더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본인 건강은 물론 가족들의 건강에도 해를 끼치게 되고 이같은 물건들을 만들고 버리는 과정에서 환경에도 큰 부담을 준다. 
새것도 좋지만 가급적 손때 묻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주변 환경에도 유익한 영향을 준다.

처음 새 집에 들어갈 때는 충분히 환기를 하고 살면서도 매일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실내 공기는 바깥 공기 보다 70배 이상 오염되기 쉽고 한번 오염된 공기는 그 안을 돌면서 오염농도가 더 높아진다.  하루에 세 번, 한 번에 30분 이상 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환경이 나빠질수록 환경호르몬에 더 노출이 된다.  조금이라도 환경호르몬의 영향에서 벗어날려면 환경을 께끗하게 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가려서 먹어야 한다. 행복의 첫번째 조건은 건강이다. 고구마나 콩류, 우엉이나 다시마, 미역 등은 몸에 들어온 다이옥신 등의 화학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집에서 정성을 들여서 만든 콩밥, 미역국, 찐 고구마는 영양도 좋고 환경 호르몬도 없애주는 최고의 보약이다. 채소 등은 농약을 뿌리지 않은 국내산을, 우유나 유제품도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집에서 정성을 들여서 만든 콩밥, 미역국, 찐 고구마는 영양도 좋고 환경 호르몬도 없애주는 최고의 보약이다. 채소 등은 농약을 뿌리지 않은 국내산을, 우유나 유제품도 유기농 방식으로 생산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사진=픽사베이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