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돋보기] 5G 상용화 2년차, 커버리지 부족은 여전
- 빈약한 요금제 탓에 소비자 선택지는 줄고 월 요금은 올라

용산역에서 측정한 5G 속도. 다운로드가 928Mbps로 측정되어 매우 양호한 상태이다.
용산역에서 측정한 5G 속도. 다운로드가 928Mbps로 측정돼 매우 양호한 상태다.

 5세대 이동통신(5G)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언 2년 여가 흘렀다. 5G는 LTE보다 더 빠른 속도, 더 낮은 지연시간을 자랑한다. 이 덕분에 5G는 자율주행,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 등 빠른 반응속도를 필요로 하는 차세대 IT 산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로 평가받는다.

 강력한 기술력을 앞세우는 5G지만 사용자의 반응은 냉랭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현황’에 따르면 국내 5G 가입자 수는 5G 서비스 상용화 이후 1년 7개월이 흐른 지난해 11월 말에 이르러서야 1000만 명을 돌파했다. LTE 가입자 수가 1년 2개월만에 1000만 명을 돌파했음을 생각하면 비교적 속도가 더딘 편이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냉랭한 이유로는 비싼 요금제, 좁은 커버리지 등이 꼽힌다. 우선 요금제의 경우 SKT, KT, LG 통신3사 모두 LTE는 3.3만원에서 시작하는 것에 비해 5G는 4만원대(KT, LG)혹은 5만원대(SKT)에서 시작한다. 데이터 사용량이 적어 낮은 요금제에 가입해있던 사용자는 5G로 이동 시 적게는 1만 2000에서 많게는 2만원까지 더 비싼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통신3사 LTE, 5G 요금제 비교
통신3사 LTE, 5G 주요 요금제 비교

 SKT의 경우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9GB가 지급되는 슬림 요금제 위로는 7만,000원에 데이터 200GB가 지급되는 스탠다드 요금제가 가장 가까운 가격의 요금제다. LTE에서 100GB 아래로 데이터를 사용하던 사용자는 월 6만9000원에 데이터 100GB가 지급되는 요금제를 사용할 수 있었지만 5G로 넘어간다면 6000원을 더 올린 7만5000원에 200GB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중간이 없기 때문이다.

 LTE 요금제는 5G 요금제보다 가격대가 촘촘하게 형성돼 있어 비교적 자신에게 더 맞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5G 요금제는 아직 그 수가 부족해 자신에게 맞지 않더라도 억지로 높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신3사 5G 커버리지 현황. 출처 = 각 통신사 홈페이지.
통신3사 5G 커버리지 현황. 출처 = 각 통신사 홈페이지.

 5G 기지국의 수 역시 아직 부족하다. 서비스 상용화 이후 2년 여가 흘렀지만 아직 수도권과 지방 주요지역만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다는 점과 대부분의 지방 대도시에도 기지국이 설치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도상에 보이는 영역은 좁지만 실제 5G 이용 가능 인구는 많을 것이라 추측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인구 밀도가 낮은 몇몇 지방 소도시에선 아직 기지국이 설치돼 있지 않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은 매우 치명적이다. 최근 신규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5G를 지원하기 때문에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개통할 경우 일정 기간동안 5G 사용이 강제된다. 이로 인해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 거주하더라도 최신 스마트폰을 구매할 경우 비싼 5G 요금제를 강요받는 신세가 된다.

'5G 우선' 모드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LTE로 신호가 잡히는 스마트폰
'5G 우선' 모드로 설정돼 있음에도 LTE로 신호가 잡히는 스마트폰

 전파가 잡히지 않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건 비단 지방 소도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 한복판의 건물 안에서도 아직 실내 기지국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5G 우선 옵션으로 설정해두어도 LTE로 신호가 잡히기도 한다. 어렵사리 5G로 신호가 잡히더라도 다운로드 속도가 100Mbps 아래로 측정된다. 이는 5G 평균 속도의 1/10에 불과한 수준이다.

 통신 3사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하철 역, 번화가 주요 건물들을 위주로 인빌딩 기지국 개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한동안은 5G 요금제를 사용하더라도 LTE와 함께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제대로 서비스를 누리지 못해 소비자주권이 침해받는 현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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