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각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보면 그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고 따라하기식에 그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만한 사례들이 종종 눈에 띈다.

모 증권사는 지난달 22일 '2021년 경영전략 워크숍'을 개최하고 ESG 경영 의지를 다졌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행사 대부분은 올해 주요 경영계획 목표와 부문별 주요 추진 전략 공유 위주로 진행됐다. 이 증권사 대표는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강화를 바탕으로 고객 자산 보호와 수익률 향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달라며 실적 개선을 가장 강조했다.

ESG 경영과 관련해서는 '금융회사의 ESG 경영과 대응 방향'에 대한 외부 전문가 특강이 전부였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제3차 녹색금융 추진 태스크포스(TF) 전체회의를 열고 '2021년 녹색금융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주요 내용은 녹색분야 지원 비중을 현재 6.5%에서 2030년 13%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것과 금융회사 직원이 녹색금융 관련 업무를 적극적으로 다루다가 생긴 사고에는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금융회사 직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대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메뉴얼을 없었다. 1분기에 금융권 공통의 '녹색금융 모범규준'을 마련한다는 것이고, 기후 리스크를 금융업권별 건전성 규제와 감독·평가체계에 반영하기 위해 2분기에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알맹이는 없고 향후 계획만 서둘러 발표한 셈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입법추진 당정청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을 결정할 때 ESG 평가를 반영하는 것처럼 다른 연기금 투자에서도 ESG를 도입하든가 공공 조달에서 ESG 평가를 반영하면 ESG가 더 활성화될 것"이라며 연기금의 ESG 투자를 적극 주문했다.

이 대표의 발언 내용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ESG투자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ESG 투자는 다른 투자와 달리 당장 큰 수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로드맵을 수립해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대표의 발언이 립 싱크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당·정이 보다 긴밀한 협의를 통해 보다 짜임새 있는 후속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

그린와시(Green wash)란 Green(녹색)과 Whitewash(분칠)의 합성어로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면서 친환경을 내세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를 말한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 보전 운동 단체들은 수년간 켈로그의 자회사 중 하나인 '모닝스타 팜스'의 식품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사해 이 회사가 유전자 조작 식품을 공급해왔다는 사실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ESG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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