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만 견디면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은 완벽한 가짜 뉴스다"(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

"(바이러스)는 잠시 숨어 있을 뿐, 기회만 되면 다시 우리에게 찾아 온다. 그래서 전파를 감소시키는 게 중요하다"(내셔날 지오그래픽 아이콘 '데이비드 콰먼')

두 석학의 논거를 종합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을 비롯한 바이러스의 인간 공격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고, 그 강도와 세기만 다를 뿐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로 엄연한 지구 생태계의 일부인 그들(바이러스)의 영역을 침범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단일종으로 최단 기간, 가장 많은 증가를 보인 것은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은 때로는 먹을 거리를 위해 때로는 개발한다는 명목하에 오랜 세월동안 다른 동물을 공격하고 그들의 서식지와 환경을 파괴하고 침범해 왔다. 그 결과 굶주린 동물이 먹이를 찾아 인간의 주거지로 들어오며 접촉 기회가 늘어난다. 

에이즈, 조류독감, 사스, 에볼라, 메르스, 코로나 등 동물의 병원체가 인간에게 건너와 생기는 인수공통감염병이 발생하고 증가하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에이즈(AIDS)가 동성애자 사이에 유행하는 전염병이라 알고 있다. 하지만 에이즈의 시작은 1908년경 카메룬 남동부에서 한 마리의 침팬지로부터 한 명의 인간에게 종간전파되었다. 

주사기가 귀한 시절 아프리카에서는 소아마비 등 각종 질병 퇴치를 위해 주사기 한대로 수십 명까지 주사를 놓고, 마약 중독자들은 마약주사를 돌려 가며 쓰는 등의 과정을 통해 바이러스는 오랜 세월 동안 천천히 그들의 세력을 넓혀 왔다.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현대차 정몽구재단 유튜브 캡처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현대차 정몽구재단 유튜브 캡처

최재천 교수는 지난 4일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제1회 미래지식포럼에서 '손잡지 않고 살아남는 생명은 없다'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코로나의 원인을 생물 다양성의 파괴에서 찾았다.

최 교수는 "농경 사회를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인간과 가축의 총 무게는 지구 전체의 1% 미만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지금은 전체의 96~99%를 차지하며 지구를 점령했다”며 “이로 인해 야생동물에게 있던 바이러스가 인류와 가축에게 옮겨왔다”고 지적했다. 생물 다양성의 불균형이 극심해지면서 야생동물들이 편안하게 살 공간이 부족해졌고 이 때문에 이들에게 있던 바이러스와 박테리아가 생존을 위해 인류에게 옮아왔다는 것이다.

이같은 경향은 최근들어 더 빨라졌다고 최 교수는 설명한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전염병 발생 주기가 20~30년 정도였으나 21세기 들어서는 조류독감·사스·돼지독감 등의 전염병이 2~3년에 한 번씩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데이비드 콰먼은 그의 저서 '인수공통-모든 전염병의 열쇠'에서 "인간이 배출한 탄소가 기후를 변화시켜 모기와 진드기가 서식하는 환경을 넓혀 주고 있다"며 " 체험을 한다며 동굴이나 숲을 헤집고 돌아 다니며 맨 손으로 그들을 만지고 결국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바이러스들을 깨운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바이러스는 종식하기 어렵다. 잠시 숨어 있을 뿐 기회만 되면 다시 우리에게 찾아 온다"며 "그래서 전파를 감소시키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 인수공통-모든 전염병의 열쇠의 저자 데이비트 콰먼
인수공통-모든 전염병의 열쇠의 저자 데이비트 콰먼

두 석학 모두 백신만으로 감염병 발생을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 교수는 자연을 되살리는 '생태 백신'을 해법으로 제시한다. 최 교수는 "코로나는 자연을 막 대하다가 우리가 당한 것”이라며 “이제는 과거 ‘자연 보호’로 불렸던 ‘생태 백신’을 다시 맞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콰먼의 메시지 또한 간단명료하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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