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방문한 전북 군산의 풍림파마텍은 이른바 '쥐어짜는 주사기'인 코로나19(COVID-19) 백신용 최소잔여형(Low Dead Space) 주사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제품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서 제품 구매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LDS 주사기는 주사기에 남은 약물 잔량 손실을 대폭 줄이는 기능이 적용된 특수 주사기다. 코로나19 백신 1병당 5회분까지 주사할 수 있는 일반 주사기와 달리 1병당 6회분 이상 주사할 수 있기 때문에 백신을 20% 추가 증산하는 효과가 있다. 1회분(명)당 주사 잔량이 일반 주사기는 84μL 이상인데, 풍림파마텍의 LDV 주사기는 일반 주사기 잔량의 20분의 1인 4μL로 최소화했다. 여기에 풍림파마텍의 주사기는 찔림 사고를 방지하는 안전가드 기능까지 갖췄다.

중소기업 의지· 대기업 기술· 정부 지원 3박자가 만들어낸 'K-방역 결정체'

풍림파마텍이 주목받는 이유는 풍림파마텍의 자체 혁신역량에 더해 대기업의 상생 협력과 정부 지원으로 만들어진 민관 협력의 또 다른 성공 모델이라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의지와 노력, 삼성의 기술, 정부의 지원 3박자가 만들어낸 K-방역의 결정체인 셈이다.

풍림파마텍은 의료기기 수입판매를 주 사업으로 해오다 연구개발과 혁신을 통해 의료기기 국산화를 이뤘다. 특히 미국과 유럽 방역당국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고품질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했다. 이로 인해 미국 유수의 백신 제약회사가 시제품만 보고도 구매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풍림파마텍은 현 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지원된 사례다.

이 사업은 대·중소기업이 협력해 스마트공장을 구축시 정부가 후원(비용 분담: 정부 30%, 대기업 30%, 중소기업 40%)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과 정부가 총 1116억원을 지원해 620개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정부 지원 외에 이 회사의 기술력을 알아본 삼성전자도 적극 후원에 나섰다.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센터 소속 제조 전문가 30여명이 풍림파마텍에 파견돼 주사기 사출 생산성부터 자동화 조립, 원자재 구분관리, 물류 최적화 등 수주부터 출하까지 생산 공정 전 과정의 효율화를 도왔다. 이에 힘입어 시제품 제작에서 생산까지 최소 1년이 소요되는 과정을 불과 1달 만에 완료했다. 미 FDA 승인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도움이 컸다.

풍림파마텍은 각종 유리주사기와 바이알 등 제약업체 및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제조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풍림파마텍 LDV 주사기는 미국 제약회사 등과 수출 협의를 거쳐 해외에 수출될 예정이다. 풍림파마텍 홈페이지
풍림파마텍은 각종 유리주사기와 바이알 등 제약업체 및 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를 제조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풍림파마텍 LDV 주사기는 미국 제약회사 등과 수출 협의를 거쳐 해외에 수출될 예정이다. 풍림파마텍 홈페이지

美 FDA 승인 후 세계 20여개국에서 러브콜

올해 2월부터 월 1000만개 생산체계를 갖췄고, 신규공장을 곧 준공해 3월부턴 최대 월 2000만개를 양산할 수 있는 스마트공장 체계를 완성할 예정이다. 미국 FDA 의료기기 승인을 빠르게 받음에 따라 수출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풍림파마텍은 현재 동아제약을 비롯해 신풍제약, 녹십자, CJ, 휴매딕스, 셀트리온 등 국내 80여 제약업체와 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 포장용기, 프리필드 주사기, 1회용 주사기 등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조미희 풍림파마텍 부사장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삼성의 전폭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주사기 양산부터 FDA 승인은 불가능했다"며 "중기부와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분들께서 마치 내 일처럼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셨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LDS 주사기의 신속한 해외 수출을 위해 한국의료기기 안전정보원, 의료기기 시험검사기관과 협업해 해외 인증을 위한 시험검사 컨설팅 등을 지원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심각한 방역물품 부족에 시달리는 대부분의 나라와 달리 마스크, 진단시약에서부터 LDS 백신주사기에 이르기까지 K-방역 전 과정에서 필요한 물품을 적시에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도전과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중소기업 덕분"이라며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 방역물품의 국내 공급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늘려가는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풍림파마텍 특수주사기는 월 1000만개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일본에서도 7500만개를 주문한 상태이며,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에서도 잇따른 주문 물량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풍림파마텍은 국내 기술특허 및 디자인 특허를 출원하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 국제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풍림파마텍은 현재 동아제약을 비롯해 신풍제약, 녹십자, CJ, 휴매딕스, 셀트리온 등 국내 80여 제약업체와 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 포장용기, 프리필드 주사기, 1회용 주사기 등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풍림파마텍 홈페이지
풍림파마텍은 현재 동아제약을 비롯해 신풍제약, 녹십자, CJ, 휴매딕스, 셀트리온 등 국내 80여 제약업체와 병원을 대상으로 의약품 포장용기, 프리필드 주사기, 1회용 주사기 등을 직접 공급하고 있다. 풍림파마텍 홈페이지

풍림파마텍, 12만 회분 주사기 기부…초기 접종에 사용 예정

풍림파마텍은 화이자 백신 접종 6만명분에 대한 주사기 12만7000개를 질병관리청에 기부하기로 했다. 방역당국은 풍림파마텍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용 주사기와 관련, 12만 회분을 초기 접종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양동교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자원관리반장은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풍림파마텍에서는 지금 저희들하고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의 방역이나 예방접종에 도움이 되고 싶은 그런 의지가 굉장히 강한 것으로 알고 있고, 현재로서 약 12만 회 정도의 주사기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아마 저희들이 초기 접종에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이렇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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