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갈아엎고 새로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환경을 고려해 튼튼하게 짓고, 건물수명을 늘리기 위해 보수를 잘하고, 있는 건물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환경을 무시한, 개발·성장위주 정책의 부작용은 결국 인간에게 돌아온다. 
<편집자주>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중 처음으로 분당에서 리모델링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단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재건축에 비해 규제가 적은 아파트 리모델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도 장점이다. 건설사들도 재건축을 비롯한 도시정비사업이 어려워지자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 사업 계획 승인

성남시가 분당구 정자동 한솔마을 5단지에 대한 리모델링 사업 계획을 승인했다. 분당과 일산, 평촌 등 수도권 1기 신도시 아파트 가운데 처음이다. 
한솔마을 5단지 리모델링은 수평 및 별동 증축 방식으로 이뤄지며, 기존 12개 동에서 4개 동이 늘어난다. 가구 수는 1156가구에서 115가구가, 연면적은 8만 5000여 ㎡에서 11만 4000여 ㎡가 증가한다.

이 아파트는 그동안 난방에 잘 되지 않고 배관이 오래돼 녹물이 나오는 등 여러가지 불편이 많았다.

성남시는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공동주택 리모델링 조례를 제정하는 등 도시재생 차원에서 리모델링을 행정적, 재정적으로 지원해왔다. 한편 성남시에 15년 이상 된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는 11만 가구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성우 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단지 조감도와 투시도(위).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현대건설(아래)
현대성우 8단지 아파트 리모델링 단지 조감도와 투시도(위). 용인 수지 신정마을9단지 리모델링 조감도. 현대건설(아래)

 

리모델링 추진 수도권내 아파트 단지, 2019년 37곳→2020년 54곳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17조2930억원에서 2025년 23조3210억원, 2030년 29조3500억원으로 점점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한국리모델링협회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조합설립인가 완료 및 조합창립총회 예정 단지 포함)는 2019년 12월 말 37곳(2만3935가구)에서 작년 12월 말 54곳(4만551가구)로 늘었다. 

지난해 2월 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서울 송파구 송파동 성지아파트의 경우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아파트(1707가구)와 강동구 고덕동 고덕아남아파트(807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을 설립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1차)쌍용아파트(264가구)가 리모델링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경기도에서는 1기 신도시인 산본신도시 금정동 율곡주공3단지(242가구)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다. 분당 구미동 무지개마을4단지, 분당 정자동 한솔마을5단지, 평촌 목련2단지도 수평증축 설계안으로 건축 심의를 끝마쳤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 대형사들도 리모델링 전담조직 구성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자양우성1차(사업비 2100억원), 6월 용인 수지 보원아파트(1723억원) 리모텔링 사업을 수주했다. 포스코건설은 또 지난해 12월 용인시 수지구 현대성우8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현대건설과 공동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0월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2947억원) 리모델링 시공권을 따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은 11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708억원)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롯데건설은 또 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시공자로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주거전용면적 30~40% 이내를 증축하고, 기존 세대수의 15% 이내 증가 가능한 ‘세대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지하 4층 ~ 지상 27층, 12개 동 1311가구의 새로운 아파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서울 양천구 신정동 337번지 일대에 지어진 목동2차우성아파트는 2000년 3월 준공해 21년 차를 맞은 단지다. 롯데캐슬 캐슬3.0 최신 디자인을 적용하고 옥상정원, 수영장, 게스트룸, 실내수영장, 비즈센터, 스카이라운지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 양천구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투시도
서울 양천구 목동2차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투시도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주택사업본부 내 리모델링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HDC그룹의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현대1차아파트(사진)의 2차 안전성 검토를 진행하는 등 서울·수도권에서 리모델링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C현산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만들고 리모델링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229가구 규모의 광장동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으며 같은 달 신도림우성3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달 초에는 수지 성복역 리버파크 리모델링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HDC현산은 현재 대치현대1차에서 2차 안전성 검토를 진행 중이다. 파일(Pile) 기초에서 수직증축이 가능하도록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적용할 계획이다. 

민간건축물·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 지원

국토교통부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개선을 촉진하는 '민간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 지원사업'과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한다.

민간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이자 지원사업은 민간 건축주가 에너지성능 향상 등을 위한 그린리모델링을 하면 국가로부터 사업 관련 대출 이자를 지원받는 사업이다.

국토부는 올해 지원 기준은 완화하고 규모는 확대해 약 100억원(2만건)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동주택은 최근 3년 이내 이미 새로 설치해 교체할 필요 없는 창호가 3분의 1미만인 경우 나머지 창호를 교체하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창호 지원 기준이 개선됐다.

단독주택은 사업 신청 절차가 간편하게 바뀌었다.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어린이, 노약자 등 취약계층이 이용하는 어린이집이나 보건소, 의료시설 등 노후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작년과 같이 2276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총 1000여동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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