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개발자 품귀 현상..판교는 지금 전쟁 중(2)
IT업계 개발자 품귀 현상..판교는 지금 전쟁 중(2)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1.03.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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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돋보기]
기업 "기초부터 응용까지 섭렵한 개발자 필요"
취준생 "그런 신입이 세상에 어디있냐"

 개발자 초봉이 6000만원, 평균 연봉이 1억에 달한다는 소식에 세상이 시끄럽다. 그러나 취준생은 물론 많은 개발자들은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이야기”라고 입을 모은다. 반면 채용 담당자들은 “높은 연봉을 주고도 개발자를 모셔오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 수요도 공급도 넘치는데 왜 서로 일자리·인력이 부족하다고 하는 걸까.

 위 사진은 ‘네카라쿠배당토’(주요 IT 기업 7곳의 이름을 따서 만든 줄임말) 중 한 곳의 채용 공고다. 해당 채용공고에서는 아이폰용 어플을 만드는 ‘iOS 개발자’를 채용하고 있다. 이를 위한 지원자격으로 ‘Swift 언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분.’, ‘iOS 어플 개발 경력이 3년 이상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 ‘상용 서비스 개발 및 운영 경험이 있으신 분’ 등이 기재돼 있다.

 경력 3년에 준하는 수준이라면 신입도 채용하겠다고 하지만 사실상 경력자만 채용하겠다는 공고에 가깝다. 이곳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세 IT 기업’의 공고 내용은 비슷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초봉 6000만원이라는 큰 액수는 취직하기도 전에 경력 3년 차 수준의 실력을 가진 ‘중고 신입’에게만 주어진 기회다.

 그럼에도 전국 대학의 컴퓨터학과와 IT 학원에서 쏟아져 나오는 것이 개발자인데 이 조건들을 만족하는 개발자가 그렇게도 적은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대학의 컴퓨터학과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 우선 이해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래밍 기술 도식화좌측 나무 그림 출처 = freepik
프로그래밍 기술 도식화 / 왼쪽 나무 그림 출처 = freepik

 프로그래밍을 처음 공부하게 되면 보통 C언어로 시작을 하게 된다. 최근에는 파이썬(Python) 등 비전공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C언어가 기초 중의 기초임에는 이견이 없다.

 대부분의 컴퓨터학과에선 C언어를 기준으로 그보다 더 기저 수준으로 파고들게 된다. 데이터를 어떤 구조로 관리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가, 운영체제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컴퓨터는 어떻게 0과 1의 신호로 복잡한 연산을 해내는가 등을 주로 배우게 된다.

 한편 실제 프로그램 개발에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반대 방향의 기술도 필요로 한다. 기초보다는 응용에 가까우며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공고에서 요구하는 프로그래밍 언어 ‘Swift’는 세상에 첫 선을 보인지 7년이 채 되지 않은 새로운 언어다. 프로그래밍 언어 뿐만 아니라 개발에 사용되는 많은 도구들 역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은 편이다.

 물론 응용의 기저에는 탄탄한 기초가 바탕이 돼야 한다. 최신 프로그래밍 언어, 기술은 어디까지나 생산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보조 도구일 뿐 프로그래밍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초가 탄탄하면서도 최신 기술에도 능통해 오랜 시간 교육을 하지 않고도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개발자를 원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하는 컴퓨터학과 졸업생, IT 학원 수강생은 많지 않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리콘밸리의 큰 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이들의 첫 글자를 따서 'FAANG' 이라 부른다
실리콘밸리의 큰 손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이들의 첫 글자를 따서 'FAANG' 이라 부른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구인난과 연봉 인상 물결을 보고 “진작에 왔어야 할 것이 이제서야 왔다”고 평하기도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는 오래 전부터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인재 영입을 시작으로 개발자가 ‘귀한 몸’이 된 지 오래다. 한국 개발자들의 연봉 인상 전쟁 역시 언젠가 발발할 것이 분명했으며 단지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됐을 뿐이라고 개발자들은 입을 모은다.

 개발자라는 직업이 사무직을 넘어 전문직에 가까워졌으며 개발자 한 명이 창출해내는 경제적 가치가 해가 지날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제로 비대면, 재택근무의 편안함을 알게 된 만큼 앞으로도 IT 산업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에 따라 개발자 구인 난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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