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중고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 투자하기로 하면서 중고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롯데가 직접 경영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일정 지분 투자하는 형태지만 유통 대기업이 중고시장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투자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롯데 그룹이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 매장 및 물류 역량과 결합할 경우 적지않은 시너지가 예상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유진자산운용이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하는 과정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한다. 전체 인수거래금액은 1000억~1100억원 수준으로, 롯데쇼핑의 투자금액은 200억~300억원 정도다.

공동 투자자 중 롯데쇼핑만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으며 나머지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경영권 확보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중고거래시장은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 전문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4조 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20조 원으로 다섯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거래 앱 이용자는 2018년 45%, 2019년 66%, 지난해 6월 기준 117% 급증했다.

지난 2003년 네이버 카페로 출발한 중고 나라는 현재 회원 2300만 여명과 월 사용자(MAU) 1220만 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중고 거래 커뮤니티다. 지난해 매출은 역대 최대 규모인 5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은 급성장하고 있다. 중고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일본의 중고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는 연간 거래액이 1조엔을 넘어서며 2018년 도쿄증시에 상장한 사례가 있다.

롯데쇼핑은 향후 중고 시장 규모가 10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 중고시장은 물론 고가의 명품을 선호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 뚜렷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은 현재 e-커머스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온이 생각 만큼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고나라 등과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 온 앱의 월 사용자 수는 112만명으로 1위 쿠팡(2141만명) 의 5.2% 수준에 불과했다. 롯데가 최근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를 경질한 바 있다. 롯데는 또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검토중이다.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에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제판매) 거래 플랫폼 아웃오브스탁과 손잡고 만든 국내 첫 오프라인 스니커즈리셀(재판매) 거래소 를 여는 등 중고 거래 시장에 발을 들인 바 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리셀러(Reseller)는 존재했지만 대부분 유럽·일본 등에서 물건을 구매해 보내주는 구매대행 형태였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해외 출국이 힘들고, 명품 브랜드 제품 수급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리셀러들은 국내 백화점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복소비 등의 영향으로 ‘명품 되팔기’, ‘샤테크(샤넬과 재테크의 신조어)’ 등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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