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신문고] 새벽배송의 피해…'화물창고'가 된 주유소
[자투리 신문고] 새벽배송의 피해…'화물창고'가 된 주유소
  • [자투리경제=박영석 SNS에디터]
  • 승인 2021.04.03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상이 바빠지면서 음식 등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받아보는 새벽배송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수요에 따라 공급이 이뤄진다. 때론 없던 수요도 공급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키우기도 한다. 

새벽 배송도 유사한 경우다. 원래는 없던 수요이지만 이른 아침에 신선한 물품을 배달받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새벽배송 시장이 커지자 기존 대형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드는 형국이다.

하지만 새로운 문제와 불편함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새벽에 배송을 하기 위해서는 소속 근무자들이 일찍 일어나서 일을 해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에 배달 차량을 이끌고 작업에 나서야 한다.  인간의 생체 리듬과 다르게 행동을 해야 하기에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과로로 사망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새벽배송시장도 관건은 유통망과 물류망 확보다. 때문에 물류창고 확보에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물류 창고 확보가 쉽지 않자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주유소가 물류 대체 창고로 활용되고 있다.

주유소와 장소 임대계약을 맺고 오전 3~4시 등 일정 시간대에 주유소 공간을 중간 배송 물류 창고로 활용하고 있다.  주유소가 중간 배송 기지로 활용하기 좋은 이유는 공간이 넓직한데다 대부분 천장이 있어 비와 와도 물건 분류 작업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주유소 물류 활용 시스템은 이렇다.  먼저 대형 물류 트럭이 새벽 3시 정도에 주유소에 도착한다. 이어 대기하고 있던 2t 짜리 여러 배송차량에게 배송 물건을 배분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난 소음이 발생한다. 

 

 

 

트럭 문 여닫는 소리, 카트 바퀴소리, 직원들끼리 나누는 대화소리, 짐 싣는 소리 등.  이 소음은 새벽시간이기에 더 크게 들린다. 이같은 소음으로 인해 새벽배송업체에 유료로 장소를 대여해준 주유소 부근 주민들은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유소는 기름 넣는 곳이다.

이런 주유소가 화물 중간 집배송 기지로 활용되면서 주유소측은 장소 대여 수익을 챙긴다. 새벽 배송업체들은 주유소측에 장소 사용료를 주고 자신들의 업무를 보면서 사업활동을 한다. 양측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주변 주민들은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안게 된다. 더욱이 시간이 지날수록 새벽 배송 물동량이 많아지면서 주요소 안은 물론이고, 주유소 주변 도로와 골목까지도 배송 차량이 점유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그렇듯 어떤 일을 할 때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편리함도 있지만 새로운 불편함도 생긴다.

여러 불편함 중에 가장 치명적인 것은 건강을 해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새벽배송업체들은 특히 직원들의 건강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생체리듬을 어기면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유소 주변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주유소를 중간 배송기지로 활용하는 것도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한다. 

주유소측도 새벽배송업체들의 장소 임대계약에 절대 응해서는 안된다.  엄밀히 말하면 본인들의 업태를 벗어나 불법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느 한의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몸이 아파서 찾아온 환자들 중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않고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처방을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좋은 약을 줘도 효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잠을 제대로 자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백약이 무효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