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돋보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IT 돋보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 [자투리경제=김봉균 SNS에디터]
  • 승인 2021.04.2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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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다음 컴퓨터는 컴퓨터가 아닐 수 있다

 지난 21일(한국 시각)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프로 모델을 공개했다. 새로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는 지난해 애플의 노트북 라인업 맥북 에어와 맥북 프로의 M1 프로세서를 그대로 탑재해 현존하는 모바일 기기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다. 한편 이날 발표된 신형 아이맥 역시 M1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이로써 애플의 태블릿, 노트북, PC가 모두 같은 두뇌를 공유하게 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패드가 얼마나 성능이 강력한지, 또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가고 발열이 얼마나 적은지 따위가 아니다. 새로운 프로세서의 성능이 매우 강력해 삼성, 인텔 너나할 것 없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프로세서의 통합이 가져다 주는 이점은 성능과 생산단가 절감 그 이상의 무언가에 있다.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배터리 시간을 늘리기 위해 성능을 포기해야 했다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배터리 시간을 늘리기 위해 성능을 포기해야 했다

 본래 PC용 프로세서와 모바일 용 프로세서는 각기 다른 구조 하에 설계되고 있었다. PC용 프로세서는 성능 향상에 치중하는 반면, 모바일 용 프로세서는 배터리 유지 시간과 성능 향상 양쪽을 모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목적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내부 구조도 다를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해 6월, 애플이 자사의 PC용 프로세서를 모바일 용 프로세서와 통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쉽게 말해서 아이폰,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를 구조를 유지한 채 PC에도 넣겠다는 말이다. 상식적으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지만 전세계에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모든 것을 직접 관리하는 몇 안되는 회사라는 이점을 살려 보란 듯이 통합을 성공시키고 있다.

 프로세서가 통합됐다는 것은 단순히 두 종류의 프로세서를 만들던 것을 한 종류의 프로세서만을 만들도록 통합해 생산단가를 절감시키는 것 그 이상의 이점을 가진다.

모바일용 시간표 어플 에브리타임을 PC에서 실행시킨 모습
모바일용 시간표 어플 에브리타임을 PC에서 실행시킨 모습

 프로세서의 구조가 같아졌기 때문에 이제는 아이폰, 아이패드를 위해 만든 어플리케이션을 단숨에 PC용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그 반대로 PC용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아이폰, 아이패드용으로 바꿀 수도 있다.

 즉 아이폰, 아이패드, PC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PC로 일을 하다가 밥을 시키기 위해 폰을 들고 배달 어플을 켜지 않아도 된다. 이제 PC에도 아이폰 용 배달 어플이 고스란히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PC와 모바일을 위한 각각의 프로그램 사용법을 따로따로 익히지 않아도 되고, 개발자는 하나의 어플만을 만들어도 양쪽 모두를 지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지난 10년 간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된 IT 산업의 지형을 다시 한 번 바꿀 수 있을 큰 변화다. 금융 업계의 경우 그 어느 분야보다 모바일로 바뀌어가는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오랜 시간 헛발질을 했고 그 사이 모바일을 중심으로 하는 카카오뱅크, 토스 등의 신흥 세력이 빈틈을 파고들게 되었다.

구글에 '은행 어플'을 검색한 결과. 전부 은행 어플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글들이다.
구글에 '은행 어플'을 검색한 결과. 은행 어플의 불편함을 지적하는 글들이 많다.

 그러나 새로이 바뀌어가는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 PC를 통합해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성 은행이 먼저 내놓는다면 어떨까. 준수한 퀄리티를 유지하며 모바일과 PC의 사용자 경험을 통합시킬 수만 있다면 충분히 빼앗긴 파이를 회복함은 물론 시장의 주도권까지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모바일과 PC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곳은 아직 애플 뿐이다. 그러나 모바일과 PC의 통합에 반기를 드는 곳 역시 없다. 삼성도 지난 해 갤럭시 탭, 노트 신제품을 내놓으며 모바일의 환경을 PC로 고스란히 옮겨가기 위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과거 모바일과 PC의 통합을 시도한 바 있었다.

삼성이 선보인 갤럭시 노트의 어플을 PC에서 실행시키는 기능
갤럭시 노트의 어플을 PC에서 실행시키는 기능

 많은 기업들이 새로운 흐름에 몸을 실으려는 것에 알 수 있듯 모바일과 PC의 통합은 기술력과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다가올 새로운 파도다. 단지 그 시작을 애플이 끊었을 뿐이며 짧은 시일 내에 시장 전체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제는 모바일에 집착할 세상이 끝이 났다. 모바일을 넘어 새로운 통합 환경에 주목해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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