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매일유업, 멸균팩 100% 재활용 나선다

멸균팩 재활용 소재 샘플
멸균팩 재활용 소재 샘플

 

매일유업, 테트라팩코리아, 주신통상, SK종합화학 등 4개사가 국내 최초로 멸균팩에서 플라스틱·알루미늄 복합소재를 뽑아내 재활용하는데 뜻을 모았다. 이 복합소재는 산소 및 자외선 차단 기능이 뛰어나기에 우유, 주스 등 내용물의 장기 유통이 중요한 멸균팩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소재 생산, 완성품 제조-유통, 사용 업체 등 산업 생태계 전 과정을 아우르는 기업들이 재활용에 함께 나섰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향후 멸균팩을 비롯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종합화학 등 4개사는 6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멸균팩 재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매일유업 조성형 부사장, 테트라팩코리아 오재항 부사장, 주신통상 이동규 대표이사, SK종합화학 강동훈 Green Biz추진 그룹장이 참석했다.

SK종합화학 등 4개사는 이번 협력으로 폐 멸균팩의 복합소재까지 재활용하는 길을 열어 넓은 범위의 자원 순환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참여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연간 3000톤 규모의 복합소재가 재활용되고, 연간 1만 9000톤의 CO₂저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나무 25만 그루를 심는 것과 맞먹는 규모다. 

우유 등 각종 음료를 담아 판매하는 용기로 주로 사용하는 멸균팩은 빛과 산소로부터 완벽히 차단돼 상온에서 유통·보관을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 때문에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테트라팩은 글로벌 멸균팩 1위 제조업체로, 국내 멸균팩 유통량의 75%를 공급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국내 멸균팩 최대 사용 기업이다.

그동안 멸균팩은 종이와 복합소재로 구성돼 분리배출을 하더라도 각각의 소재를 분리해 재활용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주로 폐 멸균팩의 종이 소재는 키친타월, 핸드타월 등으로 재활용됐지만 복합소재는 전량 소각·매립돼 왔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매일유업은 멸균팩 수거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복합소재로 만든 식음료 운반용 상자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테트라팩코리아는 멸균팩의 선별·분리 재활용 설비를 지원하고, 주신통상은 폐 멸균팩에서 추출한 종이를 재활용하고, 부산물인 복합소재를 모아 SK종합화학에 공급한다. SK종합화학은 공급받은 복합소재를 물류용 파렛트(Pallet), 식음료 운반 상자 등의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최근 환경부는 2022년부터 여러 소재가 복합돼 있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운 멸균팩 등의 제품에 대해 ‘도포·첩합’ 분리배출 지침을 적용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멸균팩은 소각·매립하는 방법 밖에 없으나 이번에 관련 업계의 공동 노력을 통해 멸균팩을 완벽하게 재활용하게 됐다. 즉 멸균팩을 100% 재활용해 소각·매립에 따른 환경오염 우려를 걷을 수 있게 됐다.

도포·첩합 분리배출이란 플라스틱에 금속과 같은 타 소재가 혼합되거나 도포(코팅) 또는 첩합(합쳐 붙임)되면 재활용이 어렵다는 의미로 표시해 분리배출 하는 것을 말한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4개사 경영진은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멸균팩의 재활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고, 관련된 기업들 간 공동 협력키로 한 것은 관련 업계의 큰 진전을 뜻한다”면서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해 멸균팩 재활용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 강동훈 Green Biz추진 그룹장은 “SK종합화학은 다양한 비즈니스파트너가 친환경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하여, 폐플라스틱 순환체계 구축을 가속하겠다”라고 말했다.

SK종합화학 물류창고에서 멸균팩을 재활용해 만든 파렛트 샘플을 사용해 제품을 운반하고 있다.
SK종합화학 물류창고에서 멸균팩을 재활용해 만든 파렛트 샘플을 사용해 제품을 운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폐플라스틱 · 폐비닐로 수소 만든다 

폐플라스틱 수소화 공정도
폐플라스틱 수소화 공정도

두산중공업이 폐플라스틱 · 폐비닐을 활용한 수소생산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폐플라스틱 연속식 열분해 전문기업인 리보테크와 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리보테크는 폐플라스틱을 연속식으로 열분해해서 가스를 생산하고, 두산중공업은 열분해 가스를 수소로 개질하는 핵심설비와 공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적용하는 연속식 열분해 기술은 원료의 지속 투입으로 연속 생산을 할 수 있어 처리규모를 쉽게 확대할 수 있고 경제성도 확보할 수 있다.

열분해란 열의 작용에 의해 화합물이 두 가지 이상의 물질로 분해되는 반응으로. 폐플라스틱 열분해는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고분자의 화합물을 저분자화해 가스나 액체를 얻는 기술이다.

두산중공업은 2021년까지 하루 0.3톤 가량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수소 개질기를 개발해 경상북도 문경시에 위치한 리보테크에 설치, 운전할 예정이다. 이후 실증과제를 통해 폐플라스틱으로부터 하루 3톤 이상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송용진 부사장은 “매년 국내에 800만톤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되는데, 이 중 매립, 소각 및 SRF(고형폐기물) 원료가 되는 약 400만톤의 폐플라스틱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며 “폐플라스틱 수소화로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생산된 수소는 추후 연료전지, 수소가스터빈 등에 활용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두산중공업은 다방면으로 수소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창원 본사 공장 내 국내 첫 수소액화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제주도에서는 풍력발전을 연계한 수전해 그린수소 생산을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폐플라스틱 수소화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두산중공업 송용진 부사장(왼쪽)과 리보테크 황병직 대표이사가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린 ‘폐플라스틱 수소화 기술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두산중공업 송용진 부사장(왼쪽)과 리보테크 황병직 대표이사가 서명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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