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똑똑한 투자 '친환경'⑯] 폐방화복과 소방호스의 재탄생, 119REO

성장의 뒤안길에는 환경오염 등 갖가지 문제가 남습니다. 무분별한 제품 생산은 되레 쓰레기만을 양산하기도 합니다. 쓸데없는 생산을 줄이고 생산 단계부터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효율적이면서 가장 똑똑한 투자입니다. 자투리경제는 친환경과 재활용의 가치 실현을 위해 [가장 똑똑한 투자_'친환경'] 시리즈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쓰레기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버리자!”
쓰레기를 덜 발생하고 덜 버리고 재활용하자는 개념이 아닌,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라는 개념을 아예 없애버리는 것이다.
- 윌리엄 맥도너, 미하엘 브라운가르트 (요람에서 요람으로)

"이제는 우리가 소방관에게 손을 내밀어 줘야 할 차례입니다. Rescue Each Other, 서로가 서로를 지킬 때 우리는 더욱 안전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화마와 싸워야 하는 소방관들이 입는 방화복은 재질이 매우 튼튼하다. 화재현장에서 불길 가까이 가야하는 소방호스 또한 재질이 튼튼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방화복과 소방호스도 시간이 지나게 되고 내구연한인 3년이 되면 버려지기 마련이다. 이렇게 버려지는 폐방화복과 소방호스를 활용해 가방, 카드지갑, 필통, 팔찌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2018년 건국대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시작한 소셜벤처인 119REO(www.119reo.com)가 그 주인공이다.  REO는 "이제는 우리가 소방관에게 손을 내밀어 줘야 할 차례입니다. Rescue Each Other, 서로가 서로를 지킬 때 우리는 더욱 안전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라는 모토를 담고 있다.

이들이 소방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단순한 궁금증이었다. 119REO 팀의 이승우 씨는 2015년 군대를 전역하고 간 미국 여행 중 시카고에서 크리스마스이브에 소방관들이 모금 활동을 하고 있는 걸 보게된다.
시민과 함께 길에서 동료 소방관들과 자신들을 위한 모금을 하고 있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어 2016년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국내 소방관의 장비 문제가 심각하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소방서를 찾아다니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든지 물으며 소방관들의 고충을 듣게 된다.

그러던 중 혈관육종암에 걸려 사망한 ‘故 김범석 소방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다. “김범석 소방관은 7년 9개월동안 현장에 1021회 출동했었습니다. 화재 현장에는 수많은 유해물질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인과관계를 당사자에게 떠넘기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공상(공무상 요양)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죠. 또 이렇게 불승인을 받은 사례가 김범석 소방관뿐만이 아니라는 현실은 더 큰 충격이었습니다”라고 이랴기한다.

이 때문에 119REO 팀은 소방관 중 소방 업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중증 질병에 걸렸음에도 공상 불승인을 받은 소방관들을 돕고자 마음먹었다. 어떤 방식의 기부활동이 의미가 있을까를 고민하다 선택한 방법은 소방관을 지키고 생명을 지키는 옷인 ‘폐방화복’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매년 약 1만벌이 폐기되고 있으며 소방서는 폐기물 비용을 지불해가며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119REO는 무상으로 페방화복을 수거하고 지역자활센터의 세탁자활과 연계해 방화복을 깨끗하게 세탁한 후 임가공 자활을 통해 방화복을 분해한다. 119REO를 통해 지역의 예산을 사용해 폐기하던 방화복이 지역 자활센터에 일거리를 제공하는 자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방화복의 기본 소재는 아라미드라는 섬유로, 항공 우주 분야나 군사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튼튼한 소재다.  따라서 가방이나 엑서서리 등을 만들었을 때 효율적이다. 또한, 소방관들이 생명을 구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가치 소비에도 적합하다. 119REO는 판매된 수익의 50%를 소방관들을 위해 후원하고 있다.

119REO의 제품은 자사 홈페이지 외에도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무신사, 29CM, 핫트랙 등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들을 위한 착한 소비가 MZ세대들의 멋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