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도 재개발의 허와 실⑧] '신축 건물' 강제 수용시 추가 피해 우려
[공공주도 재개발의 허와 실⑧] '신축 건물' 강제 수용시 추가 피해 우려
  • [자투리경제=윤영선 SNS에디터]
  • 승인 2021.05.14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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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공공주택 재개발사업 미아역 역세권 동측 구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구역(미아역 역세권 동측)

"살고 있던 단독주택 건물이 노후돼 신축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지방자치단체 승인을 받아 최근에 건물을 신축했는데, 정부가 발표한 2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구역에 포함되고 말았습니다. 주민 2/3가 사업 추진에 동의할 경우 제 건물은 헐릴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2차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구역에 포함된 A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A씨는 지난 2015년 미아역 부근으로 이사를 왔다.  A씨는 1976년에 지어져 45년이 지난 오래된 집을 신축하기로 마음을 먹고, 은행 대출을 포함해 큰 돈을 들여 새 집을 지었다. A씨는 "건축허가를 내줄 때는 언제이고 이제와서는 고밀도 지역으로 개발하겠다고 한다"며 이 일대 토지를 강제수용하겠다는 국토교통부와 LH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신축한지 2년 정도 된 상가형빌라. 미아역 동측 역세권

 

신축한지 얼마되지 않은 빌라. 현재도 분양중이다. 미아역 동측 역세권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 직접시행 정비 사업이 재산권 침해와 함께 소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경우 선도지역내 주민 2/3 동의시 나머지가 반대를 하더라도 사업이 추진되게 된다. 특히 선도지역내 신축건물의 경우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현재 감정가로만 보상한다는 개략적인 내용만 나와 있고, 신축 건물에 대한 보상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공사비 등을 제대로 보상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단순 주거용 주택이 아니라 상가와 주거 공간이 같이 들어있는 신축건물의 경우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신축 꼬마빌딩이 여기에 해당된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구역 선정기준은 이렇다. 역세권의 경우 역 반경 350m 이내에 포함된 지역으로 5000㎡ 이상이면서 구역 내 20년 이상 경과한 건축물이 60% 이상인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저층주거의 경우 20년 이상 노후건축물이 60% 이상인 1만㎡ 이상 구역으로, 과소토지, 접도율, 호수밀도 요건중 하나 이상을 충족하면 선도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문제는 '노후도' 기준이 너무 낮다는 점이다. 지은 지 20년이 됐다고 해서 노후건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건물에 따라 감가상각이 다르게 나오겠지만 건축 기술이 발달한 상황에서 튼튼하게 집을 지으면 20년은 너끈히 버틸 수 있는 집들이 많다.

역세권을 예로 들면 선도구역으로 지정된 구역 안에 총 10가구가 있다고 가정할 때 2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건축물이 6가구이고, 4가구가 20년이 안된 건물이거나 신축한 건물일 경우 건물 노후도는 60%다.  신축한 지 채 1년이 안된 건물과 20년 미만인 건물이 40%를 차지하더라도 최종 지구 지정을 통해 해당 지역 건축물을 다 허물고 고밀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2/3 이상(66.6%)이 동의를 하게 되면 1/3이 반대를 하더라도 사업이 추진할 수 있다. 건물을 지은지 19년, 18년 등 20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개발에 동의할 수 있는 사람에 있기에 2/3 충족 가능성은 높다.

신축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빌라. 미아역 부근

 

 

최근 신축이 완료된 상가 건물. 미아역 서측 역세권

LH는 서울 강북구 미아역(동측)의 경우 건물 노후도를 70%로 평가했다. 총 10가구를 가정할 때 3가구가 20년 미만인 건물이라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20년 이상된 7가구가 찬성을 하게 되면 2/3요건(66.6%)를 충족하게 돼 나머지 3가구는 헐릴 수 밖에 없다.

1차 후보지인 방학역 인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물 노후도를 67.5%로 책정했다. 이같이 다른 구역에 비해 건물 노후도가 낮은 지역에 있는 건물주들의 경우 사업 추진시 다른 지역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다수 의석을 갖고 독선적으로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다수가 소수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라며 "여당이 선출됐다는 것만 믿고 독주하고 독선적 결정을 한다면, 그 또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공공개발 반대 추진모임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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