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만 해서 집을 마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체계적인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알아야 서울 하늘 아래에서 홀로 설 수 있다고 한다. 할 줄 아는 것은 공부와 일 뿐인 한 대학생이 미래를 위해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지금 가치가 있는 건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지 코인이라는 '산물'이 아니야.”

 친구랑 밥을 먹다 나온 이야기다. 지난 달까지 “투 더 문(달까지 가자)”을 외치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가상화폐가 다시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 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초 4000만 원에서 시작해 4월 무렵 8000만 원까지 상승했지만 5월 말 현재 4000만 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해 이 무렵엔 1000만 원 선에서 머물던 것을 생각하면 여전히 1년 사이 약 4배 가량 뛴 가격이지만 지난 한 달간 압도적인 하락세 탓에 시장 분위기는 이미 아수라장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가장 큰 규모인 업비트의 지난 목요일 하루 거래대금은 약 36조 원이라고 한다. 같은 날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 총합은 약 22조 원이었다. 코인의 유동성이 주식보다 높은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인 거래대금이 주식 거래대금을 앞질렀다는 사실은 충분히 충격이다.

 이렇게 큰 시장이 일론 머스크 한 사람의 280자 트윗에 순식간에 오르고 내린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물론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일론머스크 트윗
비트코인을 이용한 테슬라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일론머스크 트윗

 코인이 화폐로써 가치를 가지려면 현실 세계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무언가와 교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드는 테슬라의 CEO이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테슬라의 자동차는 비트코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이 화폐로써 가치가 있음을 인정해주는 가장 큰 단체인데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했으니 비트코인의 화폐로써 가치가 떨어짐은 당연한 일이다.

 이러한 하락은 비트코인의 가치는 코인이라는 데이터, 혹은 코인의 무결점성을 인증해주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가치를 지니는 물건과 교환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한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예컨대 지폐로 생각하자면, 지폐의 가치는 지폐를 찍어내는 국가와 이를 사회적 합의 하에 사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부여된다. 지폐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지폐가 위조되지 않았음을 보장하기 위한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다. 지폐라는 종이 그 자체는 가치를 인정해주는 국가와 사회, 위조되지 않았음을 보장해주는 기술로 인해 실제 가치를 지니는 물건과 교환할 수 있을 뿐 지폐만 덩그러니 존재해서는 종이쪼가리에 지나지 않는다.

 가상화폐 역시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가 위조되지 않았음을 보장하기 위한 도구의 역할일 뿐이고, 그 산물인 각종 코인은 사회적 합의가 없다면 단지 하드디스크 속 데이터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가치를 누가 인정해주냐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의 가상화폐 신봉자들이 블록체인의 기술로 인해 가상화폐가 유망함을 주장하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물론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분명 가치가 있고 유망하다고 볼 수 있다. 화폐 제조 기술과 위조 방지 기술 역시 도구로써 가치가 있듯 말이다.

 그러나 그 산물인 코인은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합의로 인해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리고 그 사회적 합의가 말하길, 지난 달의 2 비트코인은 오늘의 1 비트코인이라고 한다. 사회는 아직 코인을 화폐보다 투기를 위한 도구로 여기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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