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 이런저런 가전제품을 구매하게 되었다. 지난 3월에는 미세먼지를 대비해 공기청정기를 샀다. 그리고 이번 달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동안 목이 심심하지 않도록 커피머신을 들여놓았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해 매일 아침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 등교했다. 학교 앞에 스타벅스가 생기자 야자 쉬는시간에 학교 뒷문으로 몰래 빠져나가 커피를 사오다 선도부 선생님에게 걸려 “담배 피고 온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은 적도 있었다.

 자취를 시작하면 커피머신을 제일 먼저 살 것만 같았는데 막상 3년이 지나서야 커피머신을 사게 될 줄은 몰랐다. 코로나가 아니였으면 영원히 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커피머신도 종류, 가격대가 다양하다. 그러나 자취생 입장에서 조작이 번거롭고 관리에 손이 많이 가는 기기는 선뜻 구매하기에 무리가 있다. 그래서 크기도 작고 쉽게 커피를 내릴 수 있는 캡슐커피머신을 선택하게 됐다.

네스프레소 에센자 미니 C30(좌)과 D30(우)
네스프레소 에센자 미니 C30(좌)과 D30(우)

 캡슐커피머신 중에서도 가능한 사이즈가 작은 모델로 찾아보니 네스프레소의 에센자 미니 시리즈가 눈에 들어왔다. C30과 D30이 있는데 C30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공간 활용도가 높고, D30은 삼각형 모양으로 무게균형이 잡혀있어 보였다. 둘은 외관, 사이즈만 다르고 기능적으로는 거의 동일하다고 하니 공간 활용도가 높은 C30을 선택했다.

 

 혹시라도 생각보다 사이즈가 크지 않을까 조마조마했지만 실제로 받아보니 예상한대로 작은 사이즈였다. 자취방처럼 공간 활용이 중요한 곳에 딱이었다.

 커피머신을 보며 항상 "물은 어떻게 공급받는거지?" 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머신 뒤에 물통이 있고 필요할 때마다 물을 채워넣어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물통을 분리하는 방법은 그림으로 설명되어 있어 처음이지만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캡슐 커피머신인 만큼 이름 그대로 커피 캡슐을 넣어 커피를 내린다. 캡슐은 개당 600~800원 선이다. 이 캡슐 하나가 1샷에 해당하는데,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으로 2샷이 들어간다. 커피 한 잔을 위해 캡슐 2개를 사용하면 약 1,500원 선인데 카페에서 먹으면 약 4,500원 정도 하니 3배 가량 저렴한 가격이다.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커피가 내려진다. 첫 캡슐은 물을 데우기 위해 10여 초를 기다려야 하지만 두 번째 캡슐부터는 기다림 없이 바로 커피를 내릴 수 있다.

 머신 옆에 캡슐을 보관하는 큐브를 함께 배치했다. 그날 기분에 따라 원하는 맛을 골라 내리면 되니 이만큼 편한 홈카페가 없다. 

 부쩍 날이 더워진 만큼 차가운 커피가 마시고 싶어 찬 물과 얼음을 섞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봤다. 처음 커피머신을 알아볼 때만 해도 "비싼 돈 주고 샀다가 막상 마음에 안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공부와 일을 하는 나에게 사실은 너무나도 필요했던 기계였다.

 

 반드시 네스프레소가 만든 머신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제는 캡슐에 대한 특허가 풀려 누구나 캡슐도, 머신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각자의 상황과 취향, 예산에 맞는 커피머신을 구매하면 될 것 같다.

 

 큰 맘 먹고 구매한 커피머신이 얼마 남지 않은 집콕 시대에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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