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만 해서 집을 마련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사회에 나가기 전부터 체계적인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알아야 서울 하늘 아래에서 홀로 설 수 있다고 한다. 할 줄 아는 것은 공부와 일 뿐인 한 대학생이 미래를 위해 자산 관리, 투자 방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선배들과 이야기 하던 도중 “자산 얼마부터 헤징을 해야하지?” 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진작에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 생활을 하고 있는 사회인들이기에 자산 관리 이야기는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 중 하나다. 평소 같았으면 그냥 내가 모르는 투자 용어라고 짐작하고 넘어갔겠지만 그날따라 호기심에 “헤징이 뭐예요?”라고 물어봤다.

 선배는 헤징을 “서로 반대되는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서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 이라고 대답했다. 고등학생 시절 국어 지문에서 들어본 적 있는 이야기다.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 방법인 걸로 기억한다. 그날 대화는 ‘그렇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끝이 났다.

 

 다음날 일어나 문득 생각해보니 다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서로 반대되는 포지션을 동시에 취해서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면 그냥 은행에 예금을 넣으면 되는 일이 아닌가? 왜 굳이 번거롭게 투자를 하면서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 걸까. 우선 헤징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을 찾아봤다.

 

 헤징이란 현물가격의 변동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선물이나 옵션등 파생상품을 이용해 시장에서 현물과 반대되는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이다.
 헤징을 하면 현물(주가 · 환율 · 금리 · )의 가격이 오르거나 내리더라도 파생상품포지션에서 정반대의 손익이 나타나므로 어느 한쪽의 손익이 다른 쪽의 이익으로 서로 상쇄된다. 따라서 가격변동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선배에게 들은 설명과 비슷한 내용이다. 그런데 여전히 헤징을 왜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어지는 설명을 조금 더 읽어보았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특정일에 자사 제품을 수출하고 3개월 후에 5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면 3개월 후의 달러선물을 택해 5만 달러를 원화로 파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 시사경제용어사전 (기획재정부)

 그러니까 3개월 후에 5만 달러를 받게 되는데 환율이 오르면 이득을 보겠지만, 환율이 내리면 손해를 볼 수 있으니 3개월 후에 5만 달러를 지금 시점의 환율에 판매할 수 있도록 먼저 계약을 걸어 둔다는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럼 3개월 후에 환율이 어떻게 변해도 기업이 받게 될 돈은 일정할 테니 리스크가 줄어들 것이다.

 그런데 개인 투자자가 자기 자산으로 왜 헤징을 하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또 다른 용례가 있을 것 같아 더 찾아보았다.

 

종목투자는 소송패소나 고객사의 폭탄발언 등 예단·대처가 힘든 문제에 취약하지만, ETF는 여러 종목을 고루 담고 리밸런싱까지 가능해 리스크가 헤지된다는 지적이다.
    - 아주경제, 2021년 3월 25일

 

다수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현재 장세에서는 주가가 하락해도 수익을 낼 수 있고, 변동성이 적은 상장지수펀드(ETF)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이 좋다. ETF 상품 투자를 통한리스크 헷지’(위험회피)를 통해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향유할 수 있다. 신규 투자자들에게는 보험적 성향을 띄고, 기존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서울경제, 2019년 9월 2일

 

 ‘리스크 헤징’으로 검색해보니 위의 두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위의 두 기사는 ETF 상품에 투자해 리스크를 헤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라는 뜻인데 코스피 200 등 주식시장 지수를 추종하도록 여러 종목을 섞어 구성한 펀드 상품이라고 한다. ETF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다음에 알아보기로 했다.

 위와 같은 용례를 참고하니 선배가 어떤 의미로 헤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 이해가 됐다. 아마 리스크를 분산하는 투자를 한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 같다. 정리하자면 헤징이란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현물과 반대되는 선물 포지션을 설정하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리스크를 회피하는 의미로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예로 주식시장에서 현물을 매도하면서 선물은 매수할 수 있고, 반대로 현물을 매수하는 대신 선물을 매도해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현물만을 매수하기 보다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선물 매도 전략을 함께 구사하면 현물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선물 매도 포지션을 통해 메꿀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에 임할 때 향후 장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주식종목(현물)만을 매수하는 몰빵 전략 보다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선물전략을 하락으로 가져가면 현물 하락시 현물투자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선물 하락 포지션 설정으로 인해 이로 인한 투자에서는 이득을 볼 수 있다.  다시 정리하면 상승과 하락, 한 방향으로 투자를 하지 말고 반대의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헤징 투자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헤징의 어원인 hedge는 본래 ‘울타리’ 라는 뜻이지만 ‘대비책’ 이라는 뜻도 가진다고 한다. 본래 뜻처럼 자산을 지키는 울타리를 설치하는 투자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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