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소통(CO-Exist & COMmunication)

"아휴~ 애들이 학원비, 실습비 달라는 소리 안하니 살 것 같아요"

한 선배가 얘기 했다. 자녀가 20살이 넘고 대학진학이나 사회쪽으로 진로를 일찍 잡아 취직을 한다고 부모노릇이 끝나는게 아니라고.

하지만 "학원등록비 주세요, 실습비 주세요"라는 소리를 안들으니 살 것 같다고. 얼마 전 혼전임신으로 의도치 않게 20살에 결혼한 동갑내기 부부가 10년 동안 안쓰고 절약해서 1억을 모아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나를 포함해 칭찬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현재 대학에 재학중인 주변 아들들에게 이 기사에 대해 느낌을 물어 보니 재밌는 반응이 나왔다. 

- 50대 어머니: 세상에, 세상에나 20살이면 둘 다 애인데 한창 나이에 부모가 되었다니! 그런데 10년 동안 도시락싸서 다니고 고생해서 1억을 모았다고? 와~대단하다. 기사내용을 보니 돈을 불리는 방법을 온 몸으로 터득했네. 1억 모았으니 2배, 3배 그 이상 모으는 건 금방일 듯. 가만....우리집 97년생과 2000년생은 지금 뭐하고 있지?

△ 20대 초반 아들1: 기사처럼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가족을 꾸리는 건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주변에 혼전임신으로 일찍이 가정을 꾸린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이렇게 되면 본인의 인생을 위해 살아보지 못하게 되는것 같다. 만약 내가 같은 이유로 가정을 일찍 꾸리게 된다면 내 인생을 위해 살지 못해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될 거 같다.

△ 20대 초반 아들2: 돈이 돈을 낳는다고 한다. 기사속 주인공처럼 절약도 매우 중요하지만 아낀 돈을 불릴 줄 아는 능력도 있었기에 큰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주식 뿐만 아니라 주택청약, 적금에도 관심을 갖은 것 같다. 부족한 시간에도 공부하고 실천하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50대 어머니: 내 자식이라 무조건 응원하고 싶고 도와 주고 싶은데...어느 덧 내 나이 50대 중반으로 향하니 아이들이 언제 손 안벌리고, 아끼던가 알바라도 해서 20만~30만원이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까? 문득 두 자녀의 엄마인 것이 지칠 때가 있다. 얘들아, 부모의 지원(학비, 용돈)에 대해 어떤 느낌이니?

△ 20대 초반 아들1: 학교를 그저 '다닌다'는 개념이 아닌 '배우러 다닌다'가 가능하려면 학비는 부모님께 지원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커리큘럼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는 대학4년 속에서 더 좋은 과제물, 더 깊은 수업이해도는 분명 수업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례하는 것인데 그 시간을 쪼개어 일을 한다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시간이 될 거 같다. 그래서 학비에 대한 지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돈에 대해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다. 용돈의 주 소비목록은 본인의 취미 또는 여가를 위한 것으로 있어도 좋고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부모에게 손을 벌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어 원한다면 본인이 벌어 쓰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20대 초반 아들2: 학비나 월세 같은 걱정 없이 공부, 자기계발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항상 감사하고 있다.

- 50대 어머니: 완전한 경제독립은 언제 가능할까? (제발!)

△ 20대 초반 아들1: 완전한 독립은 취업 후가 될 것 같다.

△ 20대 초반 아들2: 졸업 이후? 그 마저도 초기엔 전세금 같은 목돈 문제가 있을테니 제대로 독립하려면 서른은 되야 하지 않을까요? 역시 서울 하늘 아래에서는 집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 50대 부모: 이런! 내가 환갑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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