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친구들로부터 “카카오는 PER이 너무 높아서 들어가기가 무서워.”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몇 달 전 호기롭게 첫 주식으로 카카오를 무려(?) 1주나 매수했지만 구매 버튼이 파란색으로 빛나고 있어 눌렀을 뿐이지 PER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카카오가 네이버를 앞지르고 코스피 시가총액 3위에 오르자 카카오의 PER이 200을 넘는다는 이유로 고평가 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담긴 기사도 쏟아졌다. 대체 PER이 뭐길래 이렇게나 다들 신경 쓰는 걸까?

 

 우선 PER은 Price Earning Ratio, 즉 주가수익비율의 약자라고 한다. 이때 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1주에 10만 원인 회사가 있는데 1년에 주당 1만 원 수익을 올린다면 PER은 10이 된다고 한다. 이해가 될 듯 말 듯 해서 좀 더 예시를 찾아보니 재미있는 비유가 있어 각색해봤다.

출처 = 카카오
출처 = 카카오

 갈기가 없는 어느 사자가 한 마리 있다. 이 사자는 프로그래밍을 매우 잘한다고 한다. 사자는 능력을 살려 메신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1년에 1만 원씩 순이익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물원이 사자를 200만 원에 팔겠다고 내놓았다.

 이때 사자 한 마리는 1년에 1만 원씩 순이익을 올렸고, 동물원은 사자 한 마리를 200만 원에 팔겠다고 했으니 PER은 사자 값을 사자 한 마리 당 순이익으로 나눈 200이 된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PER은 19.21, 2위 하이닉스의 PER은 17.64라고 한다. 같은 분야인 네이버의 PER은 4.28라고 하니 카카오의 244.54가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알 것 같다. 한편 카카오와 PER가 비슷한 종목으로는 시가총액 7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있다.

 PER이 비정상적으로 높아 보이는데 증권사들은 카카오 주가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증권사들은 무엇을 믿고 카카오의 미래를 낙관하는 걸까. 어느 한 증권사 발표를 보니 ‘카카오의 비즈니스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고’, ‘시장이 확대되고 있으며’, ‘자회사들의 상장을 앞두고 있는 점’을 들어 카카오 목표주가를 상향했다고 한다.

 

출처 = 카카오
출처 = 카카오

 메신저만 만드는 줄 알았던 사자가 사실은 은행도 만들고 자동차도 운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자가 앞으로 더 큰 돈을 벌 것이라 예상했고, 기꺼이 동물원에 200만 원을 지불하고 사자를 사들였다고 한다.

 

 이처럼 PER은 주가가 적절한지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지만 PER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있으니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PER이 높아 보여도 더 큰 성장 가능성이 있을 수 있고, PER이 낮아 보여도 아직 반영되지 않은 위험 요소가 있을 수 있다.

 그러니 PER도 참고하되,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후 신중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프로그래밍하는 사자가 언제 금덩이를 주워올 지, 반대로 사람을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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