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네가 상품이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어떻게 사람들의 심리를 조종해 이득을 취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다큐멘터리는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트위터, 인스타그램, 구글 등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가 사회에 어떻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인터뷰 형식으로 밝히고 있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의 예고편 캡쳐
'소셜 딜레마' 예고편 캡처

 이들은 ‘사람들은 흔히 구글은 검색창이고 페이스북은 친구들이 뭐 하는지 보는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엔지니어 팀들이 그 뒤에 존재한다’며 운을 뗀다.

 

 서비스 제공자는 사람들을 오랫동안 자사의 서비스에 머물도록 하기 위해 개개인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관심을 끌 수 있을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한다. 어떤 친구의 글에 ‘좋아요’를 많이 눌렀는지, 답장을 자주 했는지, 어떤 페이지를 오래 쳐다보고 있는지 이 모든 것이 사용자 개개인을 분석하기 위한 척도로 활용된다고 한다.

 서비스 제공자는 이렇게 수집한 사용자 개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한다. 광고주는 자신들의 제품을 원하는 타겟층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고 서비스 제공자는 그 대가로 더 많은 광고, 더 높은 광고비를 받을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는 사용자들을 더 오랫동안 서비스에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앞서 분석한 척도를 이용해 사용자 맞춤 콘텐츠를 계속해서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콘텐츠,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유통되지만 서비스 제공자는 오로지 더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할 뿐 이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소셜 딜레마’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점이다.

'소셜 딜레마' 예고편 캡쳐
'소셜 딜레마' 예고편 캡쳐

 인터뷰이들은 마지막으로 SNS에 수동적으로 끌려 다니지 않고 능동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SNS의 알림을 끌 것’ 을 권하며 ‘소셜 딜레마’는 끝이 난다. 보다 구체적으로 서비스 제공자들이 어떻게 사용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는 다큐멘터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에서 지적하는 개인 정보 추적 문제는 오늘날 IT 업계에서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주제다. 애플은 자사 브라우저에 서비스 제공자가 사용자를 추적할 수 없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도입했고 올해 초에는 이를 운영체제 전반으로 확대했다.

 구글 역시 새 안드로이드 버전을 공개하며 사용자가 능동적으로 개인정보 수집· 활용을 통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라이버시 대시보드’ 기능을 추가했다.

[애플의 개인 정보 추적 보호 광고]

 이 같은 조치에 페이스북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 추적 기능을 이용해 많은 광고 수익을 벌어들이기로 유명하다. 이에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개인 정보 추적을 허용하도록 설득 작업에 나섬과 동시에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사용자 맞춤 광고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서비스 제공자들은 앞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이들이 어떤 수익 모델을 새로이 제시할지, 그 과정에서 사용자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