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성수동 현대테라스타워. 동 사이를 가르는 계단형 디자인과 웅장한 규모가 인상적이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현대테라스타워. 동 사이를 가르는 계단형 디자인과 웅장한 규모가 인상적이다.

과거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던 지식산업센터가 기존 오피스와 공장을 대체할 유망 부동산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초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와 구로디지털단지 등을 필두로 부각됐던 지식산업센터가 어느새 서울과 수도권 및 지방 대도시 곳곳에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지식산업센터 건축 규모는 날로 진화하고 있다. 초창기 유명한 지식산업센터 건물 중 하나인 가산디지털단지 우림라이온스밸리가 5만7천여㎡ 정도의 면적이었다면, 최근 지어진 경기도 의왕시 인덕원IT밸리는 무려 19만9117㎡에 이른다.

시설면에서도 나날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넓은 녹지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의 지식산업센터들이 입주하면서 공장에서 오피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지식산업센터 승인 건수는 총 149건으로 2018년과 비교하면 40%가량 증가했다. 최근 2년 동안 연면적 10만㎡를 초과하는 대형지식산업센터의 승인 건수도 15건에 이른다.

이처럼 공급이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탄탄한 수요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서울 등지에서 값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던 기업들에게 있어 지식산업센터는 보다 편리한 기업 환경과 더불어 투자성까지 겸할 수 있는 상품으로 부각됐고, 이에 여러 기업들의 입주 러시가 이어졌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밸리 지식산업센터. '서울 스타트업 허브'를 모토로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밸리 지식산업센터. '서울 스타트업 허브'를 모토로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높은 수익률과 입주기업 혜택 ‘매력적’

지식산업센터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에 비해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서울 지식산업센터의 임대 수익률은 6~7%선으로, 5%도 나오지 않는 오피스텔이나 상가보다 높은 편이다.

무엇보다 실입주 기업이 직접 사옥으로 활용하면서 고정비용을 낮추고(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이자를 부담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은 지식산업센터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입주기업에 다양한 혜택을 준다. 분양가가 낮은 데다 정책자금으로 분양가의 80% 이상까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취득세의 50% 및 재산세의 37.5%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수도권 과밀억제 권역에서 이전해올 경우 법인세는 4년간 100% 감면, 이후 2년간 50% 감면 혜택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도 지식산업센터 임대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임대사업자가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하는 경우 세금 및 대출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실 개인 투자자가 혜택을 챙기면서 임대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술할 경우 편법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므로 본 기사에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우리W타워. 강남 신축빌딩 못지 않은 수려한 외관을 뽐내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우리W타워. 강남 신축빌딩 못지 않은 수려한 외관을 뽐내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도 입지가 ‘우선’

지식산업센터를 선택할 때에도 상가나 오피스텔 등 여느 수익형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운영수익이 관건이기 때문에 입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대중교통이나 도로 사정 등 접근성이 좋아야 직원들이나 방문객들의 접근이 쉽고, 임대가 잘 될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아진다.

수년 전부터는 지식산업센터 과잉 공급에 따른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도 있는데, 이런 지역에서 지하철역과의 거리가 멀거나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면 공실 리스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또 주변에 사업과 관련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 좋다. 대규모 공원과 인접해있거나 대로로 인해 단절된 나홀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주변 인프라가 빈약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입주를 꺼릴 가능성이 크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블루스톤타워. 블랙 컬러유리 벽면과 적벽돌의 조화, 시계탑 등 조경이 눈길을 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블루스톤타워. 블랙 컬러유리 벽면과 적벽돌의 조화, 시계탑 등 조경이 눈길을 끈다.

기본적인 시설 확인도 ‘필수’

건물이 갖춘 시설도 확인해봐야 한다. 일례로 사업장의 기본 높이가 얼마인지를 살펴봐야 하는데 기본 3m 이상에 7m는 돼야 이동식 크레인인 호이스트를 설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호이스트 설치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높이가 낮은 사업장은 매력이 떨어진다.

사용 가능한 전기 용량도 살펴봐야 한다. 임차인이 전기 승압 비용을 지불하고 이것을 늘리게 되는데, 주어지는 용량이 크다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100kw 정도면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노후된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공장 전체의 전기 용량이 부족해서 임차인이 원하는 만큼 승압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대규모 변압기 설치가 필요할 수도 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현재 전기 용량은 얼마인지, 또 다른 사업체는 얼마를 쓰고 있고, 지금 용량으로 임대를 놓는 것이 가능한지를 파악한 후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좋다.

하남 미사 테스타타워. 연면적이 16만4756㎡로 약 5만평에 달하는 중대형 지식산업센터이다.
하남 미사 테스타타워. 연면적 16만4756㎡로 약 5만평에 달하는 중대형 지식산업센터이다.

‘업종 제한’ 반드시 확인해야

지식산업센터에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규제도 따른다. 즉, 일반적인 상가나 업무시설에 비해 규제 및 업종 제한이 까다롭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식산업센터는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의해 입주 시 자격요건과 각종 혜택과 매도에 대한 제한 등 일정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분양하고자 할 때에도 관할 지자체장의 승인을 받아 입주자를 공개로 모집해야 하며, 세제 감면 및 금융지원 등을 받았다면 분양 받는 날로부터 2년간 매각을 금지하고 있다.

입주할 수 있는 시설은 제조업, 지식기반산업, 정보통신산업의 기업체 및 벤처기업을 운영하기 위한 업종이나 시설로 제한된다. 때문에 지식산업센터 입주를 앞둔 기업이 부랴부랴 사업자등록증에 해당 업종을 추가하는 경우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식산업센터 내에 변호사, 세무사, 공인중개사 등 서비스업종이 들어선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는 공장시설이 아닌 지원시설에 입주한 경우로 보면 된다. 건물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나 보통 지식산업센터의 1층은 근린생활시설, 그 위로 저층부는 지원시설로 건축 허가가 난 경우가 많다. 

하남 미사 하우스디 스마트밸리 지식산업센터. 소호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기 좋은 섹션오피스형 지식산업센터이다.
하남 미사 하우스디 스마트밸리 지식산업센터. 소호 사무실 등으로 활용하기 좋은 섹션오피스형 지식산업센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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