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하나금융투자

브렉시트로 인해 글로벌 통화완화 정책을 비롯한 경기부양 정책이 강화될 소지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에서 당분간 자유로울 수는 없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세계경제에 대한 하강위험과 더불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가져올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여전히 경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정책 기대를 반영한 안도 랠리가 전개되겠지만 반등의 강도나 지속성에 대해서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내외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군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반면 상대적인 안전자산인 국채 및 현금과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자산 등에 대한 비중은 늘려가는 자산배분 전략을 강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브렉시트가 가져온 눈에 보이는 손실은 글로벌 자산가격의 급락이지만 본질적인 위험은 유럽을 지탱해온 톨레랑스(관용, tolerance)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이로써 정치적 변수에 대해 금융시장이 휘둘릴 가능성이 보다 커졌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영국은 브렉시트로 인해 중장기적으로 경제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제 주체들의 불확실성이 확산됨에 따라서 소비와 투자가 저하될 소지가 큰 한편 교역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데 들어가는 기회비용 등으로 인해 무역이 약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관별로 다소간의 차이가 있지만 영국 경제는 3~5년여 동안 -3%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야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EU 탈퇴가 현실화되려면 영국의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적어도 2년이라는 EU와의 협상기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대응이 예고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브렉시트로 인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국의 공조 대응 가능성도 열려 있어 영국 경제의 급격한 후퇴를 미리 상정해 적용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오히려 영국의 경제적 위상이나 세계 최고의 국제금융 센터인 런던에서 예상치 못한 꼬리위험(tail risk)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과 위축이 보다 현실적으로 인지될 수 있는 위험이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일차적으로는 영국과 교역 및 금융관계가 깊은 유럽이 브렉시트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여타 선진국도 브렉시트로 인한 금융시장의 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위험기피 현상이 강화됨에 따라 엔화와 미달러에 대한 강세 압력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드러내는 한편 미국 제조업 경기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역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인한 다운사이드 리스크와 더불어 엔 캐리 트레이트 청산 등을 통해 해외투자자금의 이탈 위험에 노출되는 등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지역의 금융시장도 브렉시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스탠스는 강화될 것이다. 브렉시트의 직접적인 영향력에 노출된 BOE와 ECB는 추가적인 금리인하나 자산매입 확대 가능성을 시사할 공산이 크다. 여기에 엔화 강세 부담에 노출된 BOJ 역시 자산매입 규모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전개하는 한편 정부의 부채를 중앙은행이 끌어안는 헬리콥터 머니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미국의 경우 경기 둔화와 더불어 브렉시트로 인해 결국 우리의 예상대로 올해 금리인상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듯 하다. 물론 연준의 금리정상화 의지가 주기적으로 나타날 개연성은 남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가 노동과 자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펀더멘털 측면에서 이미 금리를 올리기 힘든 시점에 들어서고 있다. 따라서 브렉시트는 FRB의 금리 동결을 정당화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경기부양 정책도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미 구조조정으로 인한 성장둔화 부담에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는 추경과 추가적인 금리인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다. 물론 여소야대로 인한 정치적인 변수가 작동하고 있지만 10조원 이상의 추경 편성 및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보다 높아지고 있다.

 

출처=하나금융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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