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투자의 첫걸음

 부모님에게 “(너는) 주식 초보니까 ETF를 해보는 건 어때?” 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ETF 라는 이름을 듣고 BTC(비트코인), ETF(이더리움)처럼 코인 이름인 줄 알았는데 그런 종류는 아니고 펀드 상품이라고 한다. 이 시리즈를 여러 편 쓰는 동안 느낀 점이 있는데 돈을 만지는 사람들은 ISA, PER처럼 3글자 영어 약자를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ETF는 Exchange Traded Fund의 약자로 우리 말로는 ‘상장지수펀드’ 라고 한다. 설명에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 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인덱스펀드는 또 뭐람. ETF 이전에 인덱스 펀드라는 개념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인덱스 펀드란 ‘주가 지표의 변동과 동일한 투자성과의 실현을 목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라고 한다. 이제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면 코스피 지수(index)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가 있다고 한다. 이 인덱스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5% 오르면 펀드 역시 5%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서 인덱스 펀드는 추종하고자 하는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에 고루 투자한다고 한다.

 ETF는 인덱스 펀드와 비슷하게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내지만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실시간 매매가 가능한 펀드다. 펀드는 거래에 소요 기간이 며칠 가량 필요하지만 주식은 언제든지 거래가 가능하다. ETF는 펀드와 비슷한 투자 효과를 내지만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정리하자면 코스피, 코스피200 등 주가의 전반적인 흐름을 알려주는 지수가 있고 그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지수의 등락이 곧 자산의 등락이 되도록 구성한 펀드가 있는데 그걸 인덱스 펀드라고 부른다. 그리고 인덱스 펀드를 마치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을 ETF라 부른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좌)과 코스피 200 지수(우) 그래프
코스피 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좌)과 코스피 200 지수(우) 그래프

 그런데 굳이 왜 ETF에 투자하라고 하는 걸까? 지수가 5% 오른다고 ETF 수익이 10% 나는 것도 아니고 주식 대신 ETF에 투자했다고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닌데 뭐가 다른 걸까. 그래서 조금 찾아봤더니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ETF는 상품 하나에 투자하더라도 해당 상품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다양한 주식에 분산 투자를 하는 효과가 있어 안정성이 높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작스런 대박을 노리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갑작스런 ‘쪽박’을 방지해주는 것만으로 충분한 이점인 것 같다.

 또 다른 장점으로 분산 투자를 위해 종목을 선정하고 관리하는 별도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있다고 한다. 자산 관리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펀드와 비슷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인덱스 펀드와 ETF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대신 기계적으로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상품을 관리하는 전문가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펀드보다 보수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주가 지수 뿐만 아니라 ‘반도체’, ‘전기차’처럼 특정 산업군을 주제로 분산 투자하도록 포트폴리오가 설계된 ETF 상품도 있다고 한다.

 ETF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나니 어떤 이유로 부모님이 ETF를 추천해 주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조만간 여윳돈이 생기는 대로 ETF에 투자해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자투리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