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만드는 공연 : 동인 공연 제작기
02.공연 스태프, 어떻게 구하고 어떤 일을 맡기면 될까?

 



혼자서는 공연할 수 없어

 

 함께 공연을 할 멤버를 모은 뒤, 가장 먼저 부딪힌 난관은 공연을 함께 만들어 갈 스태프를 구하는 일이었다. 스태프(Staff)는 극 중 무대에 오르는 연기자를 제외한 제작진 모두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무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댄서부터 티켓 판매처 담당에 이르기까지, 공연진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가는 조용한 조력자인 셈이다. 아무리 경험이 많고 유능하다 해도 스태프들의 도움 없이는 절대 공연을 이끌어 갈 수 없다.

 

 중요한 만큼 아무에게나 일을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면 누구에게 일을 맡길 것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보았고 결론적으로 오랫동안 알고 지내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지인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누구에게 어떤 역할을 부탁할지, 배치표를 들고 씨름하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렸던 것 같다.

 

 

 

스태프의 담당 업무는?

 

특수한 장치가 필요하지 않은 일반적인 아마추어 공연을 기준으로, 반드시 필요한 핵심 인력은 크게 스태프 팀장(총괄)/조명 및 음향/장외 스태프/장내 스태프/대기실 정도가 있다.

 

 

스태프 팀장(총괄): 무전 등의 연락망을 통해 공연진을 제외한 모든 스태프를 감독하고 지시를 내리는 역할이다. 공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하며,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빠르게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곳에 인원을 배치하는 등 공연장 내 '감시탑' 역할을 맡는다. 필자 또한 같은 경우지만, 아마추어 공연에선 공연의 총 책임자가 무대 위 캐스트 당사자인 경우가 정말 많다. 하지만 공연을 해야 하는 캐스트인 만큼 무대 아래의 상황에 신경쓰기가 불가능한데, 이 때 총 책임자 역할을 대신 수행해 줄 수 있는 게 스태프 팀장이다. 무대 당일에 안심하고 등을 맡길 수 있는 스태프 팀장의 존재가 공연의 퀄리티를 크게 좌우한다.

 

조명 및 음향(엔지니어): 무대로 향하는 조명 및 음악을 재생하는 콘솔, 마이크 송수신기 등을 관리하는 기술직 인원들이다. 공연장 상부에 따로 마련된 콘트롤룸이라는 공간에 상주하며(이곳이 존재하지 않는 공연장들도 있다), 미리 전달받은 큐 시트를 통해 알맞은 타이밍에 기기를 조작하여 무대 연출을 풍성하게 해 주는 포지션이다. 규모가 있는 공연장일수록 조명 및 음향 시설이 뛰어난 경우가 많으며, 이에 비례해 조작 난이도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니 대부분 콘솔 조작 경험이 있는 경력직 스태프를 구하거나 혹은 외주 엔지니어를 기용하기도 한다.

 

장외 스태프: 공연장 바깥에서 입장 및 티켓, 물품 판매를 돕는 스태프를 총칭한다. 예약자 확인 및 대기 줄 질서 유지, 공연 안내 등을 맡으며 행사 규모에 따라 2~3명정도가 분담하여 업무를 수행한다.

 

장내 스태프: 공연장 안쪽에서 대기하는 스태프이며, 관객의 돌발행동 제지 및 위급상황 발생 시 가장 먼저 대처가 가능하도록 무대와 객석을 주시한다. 안전한 공연을 위해선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포지션.

 

대기실: 캐스트들의 분장 및 탈의를 돕는 스태프이다. 공연 중 여러 벌의 옷을 갈아입을 경우, 대기실 스태프의 도움 하에 빠르게 환복을 마치고 복장을 점검할 수 있다. 대기실 스태프에게 미리 캐스트들의 의상 이미지와 환복 순서를 정리한 자료를 전달한다면 혼자 갈아입을 때와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환복을 할 수 있다. 환복이 늦어지면 곧 공연 딜레이로 이어지니, 대기실 스태프와의 호흡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그 외에도 촬영 담당, 사진 담당 등 공연의 형태에 따라 부가적으로 필요한 인원들이 있다. 내 행사에 맞춰 인원들을 모집했다면 각자의 포지션을 숙지할 수 있도록 각 담당 업무에 관한 간단한 매뉴얼을 전달하거나, 회의를 가지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한 점을 잊지 말자. 본인의 포지션을 숙달한 스태프들은 공연 당일 누구보다 '든든한' 아군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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