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번호 예측은 '불가능'
이를 인지하고 값싸게 즐기는 취미로 접근해야

 

 지금부터 이번주 로또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번호 중 하나를 알려줄 테니,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이번주 로또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번호 중 하나는 [1, 2, 3, 4, 5, 6] 이다. 그 외에 [7, 8, 9, 10, 11, 12]과 [13, 14, 15, 16, 17, 18], 그리고 여백이 부족해 언급하지 못한 총 8,145,057 개의 조합이 있다.

 로또는 1부터 45 사이 숫자 중 6개를 골라 당첨 번호와 일치하는 수에 따라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이다. 당첨 번호는 매주 토요일 저녁 생방송 추첨으로 결정된다. 전국민이 보는 방송에서 아날로그 방식의 기계를 돌려 당첨 번호를 정하기 때문에 당첨 번호를 조작하는 것은 단연 불가능하다.

 

977회 로또 추첨 방송 캡쳐, 출처 = MBC
977회 로또 추첨 방송 캡처, 출처 = MBC

 그런데 로또가 시작된 이래 꾸준히 "로또 당첨 번호는 예측할 수 있다" 며 당첨 예상 번호를 판매하는 업체가 셀 수 없이 많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로또 번호 분석’ 으로 검색하기만 해도 다양한 업체의 홍보 글이 수 없이 쏟아진다.

 정말 로또 번호는 예측할 수 있는 걸까?

당연히 로또 당첨 번호는 예측할 수 없다. 로또는 무작위로 당첨 번호를 추출하고, 이전 추출 결과가 다음 번 추출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독립 시행이기 때문이다. 로또 번호 추출 기계가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36은 저번 주에 나왔으니 이번 주는 들어가 있어” 라든가 “홀수가 너무 많이 나왔으니 이번엔 짝수가 나올 차례야” 따위의 결정을 내리지 않는 이상 이는 불변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43은 가장 많이 나왔으니(177회) 당첨 확률이 가장 낮은 번호가 아닌가?” 또는 “22가 가장 적게 나왔으니(127회) 이제 나올 차례가 되지 않았을까?” 등의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45개 번호의 당첨 확률은 동일하기 때문에 로또 시행 횟수가 한 없이 높아지면 45개 번호의 등장 횟수는 거의 동일해질 것이고, 그렇다면 여태껏 가장 적게 나온 번호의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아니냐는 논리다. 얼핏 보기엔 말이 되는 것 같지만 이는 가장 대표적인 도박사의 오류다.

 도박사의 오류란 서로 독립적으로 일어나는 확률적 사건이 사이 상관관계를 찾아내려 하는 사고의 오류다. 예를 들어 동전 던지기를 해서 10번 연속 앞면이 나올 확률은 약 0.1%다. 그러나 실제로 동전을 9번 던져 모두 앞면이 나온 상황에서 다음 번 동전도 앞면이 나올 확률은 0.1%이 아닌 50%다. 동전을 던지는 행위에 이전 동전 던지기의 결과가 개입될 틈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 상에는 앞서 소개한 예시 이외의 다양한 로또 번호 추측 기법이 난무하지만 모두 도박사의 오류에 해당한다. 로또 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이 '참'이라면 전국의 수학, 통계학 교수는 매 회 로또에 당첨돼 진작 부자가 되지 않았겠는가.

 

"1, 2, 3, 4, 5, 6은 매주 몇 천명이 구매하는 번호기 때문에 당첨 기대 금액은 매우 낮다고 합니다"

 물론 재미로 즐기는 선에서 끝난다면 로또 번호 예측이 마냥 의미 없는 행위는 아니다. 단 돈 몇 천원에 토요일을 기다리는 삶의 낙이 생길 수 있다면 로또 번호 예측은 싼 값에 즐기는 건전한 취미가 될 수도 있다. 모든 번호는 동일한 확률을 가진다는 것을 이해하고 즐긴다면 이만큼 ‘가성비’ 좋은 취미는 찾기 힘들 것이다. 이 점을 명심하고 건전하게 로또를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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